한말글 사랑방         눈길을 사로잡는 것

한글새소식 제298호(1997. 6.) 눈길이 머무는 곳

 

 

 

 

  위의 사진은 한글 서예가 이 강변 님이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전주시 인후동 인후 공원 팔각정에서 벌이고 있는 '이 강변 한글 붓글씨 산상 무인 전시' 모습입니다. 이 님은 오랫동안 남다른 한글 사랑을 붓글씨에 담아 알려 온 이로서, '한글 자랑 늘 보는 자리' 한글 붓글씨전으로 우리에게 친숙해져 있습니다. 이번에 벌이고 있는 산상 무인 전시회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 보게 되는 색다른 방식의 전시회인데, 이 님은 앞으로도 이 전시회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글 자랑이야말로 겨레의 자주성을 회복하는 가장 값진 운동이라는 이 님의 믿음에 겨레의 힘을 보태어 주기 위하여, 오른쪽에 이 님이 쓴 즉흥시를 널리 소개합니다.  <엮은이> 

 

<한글 자랑 40년>

 

어릴 적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뜰방의 이맛돌에 구멍을 내는 것을 보고

나는 많은 것을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 들어 세상에 묻히면서

현실의 두터운 벽을 헐기에 급급했다.

나약한 인생, 어이없는 인생

 

60년대에 와서 새롭게 시작한 한글 자랑

불감증 시대 고속 시대를 살아오면서 망연자실

실의의 늪을 몇 번이나 경험했는지 모른다.

 

멀고도 험한 길, 지난 40년 세월

힘겹게 걸어 온 고달픈 길

나는 오늘도 외길을 간다.

 

―『한글새소식』제298호(21쪽)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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