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알아맞히기
[‘빨갛‒’과 ‘빨가니’]
동사와 형용사 중에는 줄기(어간)가 /ㅎ/로 끝난 낱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ㅎ/로 끝난 줄기가 씨끝(어미) “‒으니, ‒으면, ‒은, ‒을, ‒을까” 들을 만나는 경우의 활용은 한결같지 않습니다. “넣+으니→ 넣으니”, “닿+은→ 닿은”, “좋+을까→ 좋을까” 들과 같이 원형태가 변하지 않는 낱말이 있는가 하면, 원형태가 바뀌는 낱말도 있습니다.
“빨갛‒, 노랗‒, 파랗‒, 그렇‒, 하얗‒” 들은 원형태가 바뀝니다. 이들의 /갛, 랗, 렇, 얗/은 “‒으니, ‒으면, ‒은, ‒을, ‒을까” 들을 만나면 아래와 같은 변화 과정을 거칩니다.
<원형태> <사용 형태>
빨갛+으니 → 빨가+으니 → 빨가니
노랗+은 → 노라+은 → 노란
그렇+을 → 그러+을 → 그럴
하얗+을까 → 하야+을까 → 하얄까
위에서 보듯이 /ㅎ/가 탈락하며, 따라서 고룸홀소리 /ㅡ/도 필요없게 되는 것입니다. “파랗‒, 발갛‒, 뽀얗‒, 멀겋‒, 시꺼멓‒” 들도 이와 같습니다. (씨끝 “‒으니, ‒으면, ‒은, ‒을, ‒을까” 들의 첫 홀소리가 /ㅡ/인데, 이를 ‘고룸홀소리’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