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카페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카페가 있지만 사람이 없는 가게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이런 수많은 카페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우리말 간판이 있습니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에 있는 이 카페의 이름은 '서른즈음에'입니다. 서른 살 즈음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이루는 때이기도 하고, 바쁜 삶에 지쳐 자기를 돌아볼 여유가 없는 때이기도 합니다. '서른즈음에'는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서른 즈음에도 잠시 여유를 갖는 공간인지도 모릅니다. 이곳은 어쩌면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만날지도 모르는 서른 즈음에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가게일지도 모릅니다.
카페 '서른즈음에'처럼 정겹고 아름다운 우리말 간판이 더욱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며, 오늘은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임 찬우
한글학회 연구원
―『한글새소식』제522호(17쪽)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