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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송 유씨 추모공원의 한글 묘비(한글새소식 제523호)

 

 

 

  대전시 서구 기성동 평촌리 3구(증촌)에 있는 무송 유시 추모공원에 가보면, 한자의 멍에를 온전하게 벗어낸 한글 묘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매통골 잿밭날로 불리는 이곳 수려한 산자락의 아늑하고 양지 바른 곳에는 무송 유씨와 그 배우자의 영령들이 하나같이 한글만으로 적은 이름을 품에 안고 잠들어 있습니다.

  2014년에 세운 추모공원 건립 비문에는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가지를 무성하게 뻗어 큰 그늘을 만들고, 근원 깊은 물은 휘영청 물줄기를 길게 이어간다.'고 적혀 있습니다. 무송 유씨 후손들이 선대의 숨결을 간직하고 대대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문구입니다. 우리 겨레의 자랑스러운 문자인 한글을 긍지로 삼아 한자리에 평안히 잠든 영령들의 숨결이 후손의 삶을 빛나게 해주리라 믿어집니다.

사진 제공: 유 동삼

한글학회 명예이사

 

 

―『한글새소식523(18)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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