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글 사랑방         눈길을 사로잡는 것

"차내 전도사고를 예방합시다!"(한글새소식 제527호)

 

 

  '차내 전도사고를 예방합시다!'

  서울시 어느 운수회사의 시내버스 의자 등받이에 붙어 있는 주의문이다. '전도사고'가 무엇일까? 『표준 국어대사전』에서 '전도'를 찾아보니, 무려 19가지의 서로 다른 한자로 된 한자말들이 올라 있다. 그 가운데 17째 올림말인 '전도(轉倒)'에 '사람이나 물체가 넘어짐.'이란 풀이가 달려 있다. '전도'라는 한자말 19개 가운데 상당수가 그러하듯 도무지 예부터 우리 땅에서 써온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혹시 문서를 통해 전해진 일본말 잔재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시내버스가 덜컹거리거나 급하게 멈출 때, 아무 것도 잡지 않고 서 있다가는 자칫 넘어질 수가 있다. '차내 전도사고를 예방합시다!'는 이를 조심하라는 문구인 듯하다(이 사실은 그 문구 아래 적어놓은 설명문을 보고서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라 하면 된다. 홍보 글이나 광고문은 누구나 알기 쉬운 말일 때 가장 효과적이다.  <엮은이>

 

―『?한글새소식527(20)에서 옮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