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밸리, 마곡지구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마치 '마을이름도 이제는 영어로 붙여야 새롭습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이어오던 '새말', '애오개', '삼개' 등 우리 마을이름들이 '신촌', '아현', '마포' 들처럼 한자말로 물러서더니, 요즘엔 이들 지역에 '신촌그랑자이', '아현뉴타운' 들처럼 영어까지 섞은 공동주택들이 들어섰다. 그런데 이제는 그도 모자라 '엠·밸리'와 같은 뜻 모를 영어로 불러주어야 마을이 새롭단다.
이미 버스나 지하철 광고판은 영어가 뒤범벅된 국적 불명의 말들로 뒤덮인 지 오래다. 우리나라 정보기술 산업이 세계시장의 맨 앞에서 달려 나가고 있는 이 시대에, 유독 우리 말글에 대한 관심과 보존 노력만큼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나라의 곳간은 첨단 산업으로 채울 수 있지만, 나라의 품격은 그 나라의 말과 글로 세워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엮은이>
―『한글새소식』제539호(20쪽)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