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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용 차수판(한글새소식 제5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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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방용 차수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지하철역 계단을 내려가다가 벽에 붙은 '수방용 차수판'이란 안내 표지판을 보았습니다.

  '수방용 차수판이 대체 뭘까? 아무리 생각해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서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수방'에는 '홍수나 제방의 붕괴 따위로 인한 수해를 막음'이라는 뜻이 있었지만 '차수'라는 말에는 이와 어울릴 만한 뜻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수방의 뜻에 비춰 보건대, '빗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막는 판'일 것이라고 짐작되었지만 정확한 뜻은 끝내 알 수 없었습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공공 시설물에는 되도록 쉬운 말을 써서 누구나 알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국어사전에도 없고 일상생활에서 쓰이지도 않는 어려운 한자말을 마구 만들어내는 것은 수해 못지않은 재해입니다. '빗물막이판'처럼 쉬운 말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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