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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도망간(?) 글을 찾아서 다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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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종일 전화 받고 거느라(걸고 받느라?) 분주했습니 다.
아마도 사는 곳이 뉴욕과 워싱턴의 중간 정도 지점이다 보니 이리 걸리고, 저리 걸리 고...
저도 틈틈이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있는 집에 전화를 걸어 소식을 물었는데 다행히도 모두들 무사하다고 그러네요.
선생님들 소식( 특히 뉴욕 지역)이 걱정 되어서 누리집에 들러 보니 우리 선생님들의 염려가
가득. 고맙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큰아들과 함께 교회엘 다녀왔습니다. 일요일에도 교회에 잘 안 가는 가짜 신 앙인 인데 함께 모여서 기도라도 하면 마음이 덜 소용돌이 칠 것 같아 잠시 다녀왔습니다. 가서 이런저런 소식도 듣고... 주위의 어떤 분은 사고가 난 월드 트레이드 센타에서 일을 하는데 마침 어제 병원에 갈 일이 있어서 2 시간 늦게 출근하는 바람에 화를 면했다는 좋은 소식도 있고, 한 친구는 세탁소를 하는데, 사고를 당한 비행 기의 조종사 중에 하나가 단골 손님이었다며 울먹거렸습니다.

무너져 내리는 건물 안에 층층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고 생 각하면 가슴이 미어져옵니다. 가족들과 여행을 왔거나, 일이 있어 왔거나, 수 많은 사람 중에 어떤 이는 생전 처음으로 세계에서 유명한 건물에 올라 왔다며 거 기에 쭉 늘어선 전화기를 붙잡고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오래 전 일이기는 하지만, 처음 미국와서 텍사스 촌 지방에서 누욕 구경을 왔었는데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니까 전화기가 있었 어요. 그래서 시차 계산(?) 그런것도 안 하고 집에 전화를 걸어서 '아빠, 지금 뉴욕에 있는 월드 트레이드 센타에 와서....' 하는 그 순간에 전화카드가 다 되어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에도 아이들 개학하기 전에 박물관 구경간다고 뉴욕 가는 길에 기차 안에서 보이던, 잘 생긴 쌍둥이 건물을 보았는데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장면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의 실감 넘치는 장면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수없이 하다가도 불길에 휩싸인 사람들이 창문으 로 무엇인가를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는 장면, 종일 시커먼 연기에 휩싸인 도시를 보고 있노라 면 꿈이기만을 바랄 수 없는 현실을 보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인지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갔을때 부모가 없어졌다는 생각을 하면 또 가슴 이 미어집니다. 어떤 간호사는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일하는 남편에 게 이 메일을 했는데 남편이 괜찮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소식을 전해오던 중에 갑자기 통 신이 두절 되었다고 합니다.사고 현장 부근 아파트에 사시는 어머니의 행방을 찾아 이 병원 저 병원 찾아 헤매며 눈물을 흘리던 덩치 큰 남자는 그래도 4 시간 뒤에 무사하신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지만 학교 갔다가 돌아왔는데 아빠와 연락이 안 되는 어린 소녀의 울먹임은 누 가 대신 울어 줄 수 있을까요?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묻더군요. '엄마, 하나님 은 미국도 사랑하고 사람들도 사랑하시는데 왜 이런 슬픈 일이 생기게 그냥 두셨지 요?'

한참을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솔찍 하게 대답해줬죠. '엄마도 몰라. 좋은 질문이니 함께 생각해보자. 엄만 답을 찾으려면 오래 걸리겠다. 아니 영원히 못 찾을지도 몰라.'라고.. 정말 모르 겠습니다. 종교도, 사상도, 이념도, 그 기준을, 가치관 을 ...

그래서 한 잔 했습니다. 횡설수설하느니 잠이나 자려 고...

그리고 다시 아침입니다. 구조대가 생존자 몇 명 구출했다, 범인의 윤곽이 대 충 드러났다... ............텔레비전에는 아마추어들이 찍은 장면까지 합세해서 건물의 방향 에 따라 폭발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제가 할 일이 아무것도 없네요. 잘 들리지도 않 을 목소리로 하는 작은 기도밖에는...

영옥 선생님, 그동안 무척 궁금했는데 만나서 반갑고. 미스 멕시코도 다른 사람에게 감길랑 선물로 주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빨리 만나게 되길.......





글이 사라졌으면 이 긴 글을 다시 쓰기도 그렇고... 사라진 이유 모름. 찾긴 찾았는데 잘 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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