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머리가 뜨끈한 게 열이 나서 죽겠습니다.
지금 월드시리즈 5차전을 보고 있습니다. 12회 초....
어쩌다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사소하다면 사소한 이런 일에 목숨
을 걸고 몸을 떨어가며 밤 늦은 시간인 줄도 잊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가며 아무 연고도 없
는 아리조나를 응원하는 것은 거기 한국인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뭐는 뭐보다 진하다고 하는 거겠죠.
언젠가 눈 먼 총각 하나 걸려서 시집을 가게 되고 지지고 볶고 살다가 자식도 낳고... 그 자
식이 커가면서 운동선수 한다고 하면 어떡하죠? 다른 건 몰라도 야구선수는 안 된다고 해야
죠. 타자라면 몰라도 투수는 안 된다고 할래요. 쓰다보니... 걱정도 팔자고, 하늘도 못 봤는
데 무슨 별 딸 생각부터 하는 이런 제가 우습군요.
같은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얼굴이 화끈거리다가 두 주먹도 불끈 쥐게 되었다가...괜히
한 마디 하고 갑니다. 시는 못 적어놓고 갈 망정 이런 얘기...만 하고 가는 사람도 있어야
살 맛도 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조연미 선생님, 오랫만에 들어오신 정선미 선생님, 미라씨 (잘 되요, 요즘은?), 로렐라이 선
생님, 그리고 빼놓고 갈 수 없는 초리별 선생님.... 모두 반갑습니다.
오늘 밤에 발 뻗고 자려면.... 아무 힘도 안 되겠지만 다시 TV앞에 앉아 꽥꽥 소리질러대며
응원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