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난 취하고 싶다.
어디선가 별이 막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볼 때
그 별빛에 흠씬 취하고 싶다.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선율에서 철 이른 '12월'이 느껴질 때
그 눈 내리는 멜로디에 취하고 싶다.
이렇듯 무엇엔가 취하고 싶어 마시는 포도주 한 잔
그 향기에 취해서 술이 나를 마실 때
난 진짜 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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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은 '할로윈 밤'이었지만 교회에서 재밌고 경건하게 '할렐루야 밤'을 마련해서 동네 꼬맹
이들 그리고 언니 오빠들을 다 초청해서 게임도 하고 선물도 주고...
전 옆집 제시카가 이제 안 입는 천사 날개랑 머리에 쓰는 천사표 링을 거금 50전을 주고 샀는
데 날개를 입자 왠지 천사가 된 듯한 착각이 들고 막 날고 싶고...
500원에 산 천사의 날개를 단 제게 주어진 임무는 그림 그리는(?) 일이었어요.
아이들이 원하는 그림을(무서운 그림은 제외) 원하는 곳(손, 발, 얼굴, 어디든)에 그려주는 일
이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매직 쇼를 준비하셨는데 너무 신기한 일 하나.
보고 싶은 사람 이름을 준비된 종이 위에 쓰면 그 글자를 보지 않고 등뒤에서 만지작거려서 무
슨 이름이 적혔는지 척척 알아내시는데 정말 신기하더군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자 '아무도 몰러. 며느리(마누라)도 몰러. 절대 비밀이여~~.'
우리 선생님들 중에 혹시 그 비밀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좀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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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인 작은 아이는 커서 우주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그 아이랑 가게에 가서 페인트 색도 같이 고르고 얼굴에 덕지덕지 페인트 튀기며 벽
에 칠도 같이하고...
한쪽 벽면엔 태양계 행성들을 그려 넣고 천장과 벽엔 별들을 수없이 그려 넣고 야광별을 붙이
고 달고...
그래서 불을 끄면 그 아이의 방엔 많은 별들이 반짝입니다.
어제는 그 방에서 별 헤는 밤을 보냈습니다.
찬바람 맞으며 고개 삐딱하게 올려다보는 별,
유리창 안에 걸린 작은 별,
벽에 걸린 고흐의 휘감겨 빛나는 별,
곁에 누워 새근거리며 잠든 나의 별,
컴퓨터 화면에 쏟아져 내리던 별,
그리고
허공에 하나 둘 떠오르던 생각 속의 별들, 이름들...
좋은 밤이었습니다.
이재인 선생님의 좋은 시, 빛나는 별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