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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끼오"

한글학교의 기금 마련을 위한 '가곡의 밤'이 열였습니다.
아롱진 나뭇잎들이 가을 햇살에 물들어 가고 떨어진 낙옆 더미는 바람에 실어 여기저기에 깊어가는 가을의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 옷깃을 여미어보기도 하고 두꺼운 스웨터를 꺼내어 입고 추위를 달래보지만 여전히 몸도 마음도 움츠려듭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오늘, 참 좋은 밤이였습니다.
'청산에 살리라'로 시작해 '뱃노래, 고향의 노래, 그대 있음에'등의 노래들을 들으며 저는 어느새 깊은 제 마음 속 어디인가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묻어두었던 추억들...
잊혀졌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면서 저는 천진난만하고 촌스러운 시골 소녀가 되어 있었습니다.
강아지 풀에 메뚜기를 줄비하게 끼워서 논 둑에 불을 지르고 구워 먹던 생각.
냇가에서 땅 집고 헤엄치던 생각.
세탁기가 없었던 시절이라 어머니의 불호령이 무서워 뽀오얀 엉덩이를 드러내고 물장구를 쳤었는데.
보름날이면 쥐불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어느새 저녁 먹은게 다 커져 배가 출출하다 싶으면 이집저집 담 넘어가서 오곡 밥이며 갖은 나물을 훔쳐 먹던 생각....
아닌 척 잘난 척 척 척 하며 살아가는 어른이 되고보니 그 때의 촌스러움이 순박함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아직도 생생하기만한 또 하나의 그리움을 생각합니다.
우이동의 연수 시간들, 학회 식구들, 교수님들, 선생님들....
그 때의 그 시간들을 되새기며 한 분 한 분 적어봅니다.
김춘애 님, 한문갑 님, 계춘숙 님, 이재형 님, 안창현 님, 김진숫 님, 올가 님, 이리나 님, 엄이라 님, 홍혜원 님, 오르트나상 님, 임은정 님, 강미영 님, 권은진 님, 드로이 님, 조문희 님, 정선영 님, 최현숙 님, 조윤희 님, 김영혜 님, 김기정 님, 정미호 님, 빅토르 님, 현부미 님, 문행조 님, 김충실 님, 허련화 님, 리영자 님, 허화월 님, 지나라 님, 옥사나 님, 윤미숙 님, 누르잣 님, 김봉이 님, 이정숙 님, 서정남 님, 최정희 님, 황정숙 님, 나유정 님, 강낭숙 님, 조경은 님, 한빛나리 님, 국장님, 이수경 님, 학회 식구 님들, 우이동의 주임님고 식구들, 멍멍이...
보고 싶어요. 그립습니다.
'선녀와 나뭇꾼'에서 나뭇꾼은 아니지만 그리움에 사무쳐 지붕 위에 올라가 '꼬끼오'라도 불러야 할까봐요.
왜 이리도 아는 체를 아니 하시는지...
선생님들, 이 해가 가기 전에 꼭 꼭 뵙고 싶다고요.
그럼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매일매일 행복하세요.
막내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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