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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

11월 넷째주 목요일은 미국의 추석 'Thanksgiving'입니다.
타국에서 진척도 없이 뚝 떨어져 살다보니 이런 날이면 고향 생각에 더욱 쓸쓸해진답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뒤늦은 추석 찬치를 '한마당'에서 준비해 보려고 하는데...
송편도 빚고, 좋은 햇과일도 준비하고, 화양적도 지져놓고, 율란이며, 수정과도 준비해 놓고
도란도란 담소라도 나누고 싶은데...
선생님들, 우이동의 연수원이 생각나십니까?
넉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벌써 희미한 기억 속에 추억으로만 간직하시려는 건가?
사진첩 저편에 묻어 놓으시려는 건가?
좀처럼 뵐 수가 없어 서글픈 생각에 '초대장'이라는 말을 써서라도 함께 하고픈 마음입니다.
한마당에 오시면 아시겠지만, 이곳에는 곱씹지 않아도 쏙 들어오는 마음이 같은 선생님들의
글들이 있습니다.
누리집지기 님이 매일 보내주시는 토막의 신문기사들, 학회 소식들, 자료들.... 정말 풍성합니다.
아마도 저처럼 이곳에 중독될 것입니다.
엇그제 올린 '한글 새소식 제363호'에서 허웅 회장님을 뵐 수 있어 기뻤습니다만,
회장님께서는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면서 한글날이 국경일이 될 여지가 줄어들어 안타까워 하셨고, 우리 말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가는 것은 민족 정신이 희박해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 역시 외국에서 산다는 핑계로 영어는 필수조건이라 생각해서 집에서나 밖에서나 영어로만 사용하다보니 둘째 아이가 한국말을 잘 못 해서 서로가 이해를 못 할 때가 있답니다. 그러다보니 말의 문제만 아니라 생각의 차이도 생기고 한국인으로서의 민족 정신을 심어주는 것은 더 할 나위없이 어려워졌습니다.
지금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식이지만 천천히 한글도 가르치고, 집에서는 한국말을 쓰게 하면서 뒤늦은 관심으로 아이를 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한국에서 유치원부터 영어를 가르치느니, 한자를 가르치느니 하여 아이들에게 내 나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진정한 한국인의 의식이 사라질까 염려스럽습니다.
비단, 한국의 문제만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제 경우를 비추어 보건데...)
한국계 외국인으로 자라는 2세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좀 더 관심을 갖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좁은 생각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울 떄가 종종 있답니다.
생각만 의욕적이지 막막할 때가 많답니다.
선생님들과 좋은 생각들을 나누고 싶고 어려움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뿐이겠습니까, 살아가는 얘기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선생님들, 꼭 오실거지요? 기다리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접겠습니다.
좋은 가을 날 되시고 많이 행복하세요.
미국에서 윤여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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