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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옹달샘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까?
어둑어둑해지면 창문 너머로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오늘은 그리 아름다운 노래로만 들리지 않네요.
바쁜 일과를 접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잠시 쉬어가려고 들렸는데
너무 조용해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이곳이 오늘따라 참 적적하네요.
바쁜 일과?
아침 일찍 일어나 바쁘게 몸놀림을 시작하지요.
어디에 메인 시간이 끝날 때까지 쉼 없이 움직이다가 일이 끝났나 싶으면
또 다시 무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지요.
하다보면 한계도 느끼고 피곤하기도 한데 능력밖의 욕심으로 밀고 나간답니다.
그러다보면 오늘같이 마냥 누군가한테 기대고 싶어지지요.
누군가?
오늘은 그 누군가와 따뜻한 차 한 잔 하고 싶은 날인데
막상 전화기를 쳐다보고 친구의 이름을 떠올리면 망설여지는 것 있지요.
글쎄요?
아마도 나를 많이 아는 친구가 곁에 없는 탓이겠지요.
늘 (가식?)격을 두고 예의바르게, 상대에게 부담주지 않고,
한계를 넘지 않고 살다보니 그런 생활에 익숙해졌다고나 할까?
나의 눈물에도, 나의 허탈한 웃음에도 놀라지 않고
그냥 안아줄 친구가 내 곁에 없다는 것이 오늘은 왜 이렇게 슬프고 쓸쓸한지.
아침 편지를 읽다보니 꿈 이야기를 하던데
주위에 꽃과 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곳에 꾸며진 '깊은 산속 옹달샘'을 만들고 싶어하는 꿈.
명상도 하고 운동도 하고 쉼과 여유가 있는 그런 곳.
읽으면서 나에게 많은 도전을 주었습니다.
순간 내가 갈 수 없는 그런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누군가가 그런 곳을 만든다해도 내게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그곳은 이상국에 불과하리란 생각이 드는 것 있지요.
그러다가 이곳에 들어와보니 이곳이 나의 '깊은 산속 옹달샘'이란 생각이 듭니다.
잠시 쉬어가는 마음이 편안하고 그저 그리운 사람들의 냄새.
내가 느끼는 것처럼 오는 님들이 함께 느끼며 함께 나누고 싶은데...
너무 오래도록 침묵하지 마세요.
너무 주저리 넋두리가 심했나요?
그럼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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