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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한국학교

안녕하세요?
오늘은 특별한 부탁을 받고 왔습니다.
늘 어떤 부탁이 아니라 그냥 이곳에 친정 같은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와
넋두리도 하고 그리움도 함께 나누며 지난 일들을 회상하기도 하고
한글의 중요성도 맛깔스러움도 새삼 느끼며 배우고 있는 데
오늘은 한가족이라고 느끼는 이의 부탁을 받고 일부러 들어왔습니다.
'가족'이라는 것은 서로가 힘들고 어려울 때
그저 아무 생각없이 우선적으로 망설임 없이 하는 능동적인 움직임,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망설임 없이 들어왔습니다.

고 선생님, 무엇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지는 잘은 모르지만,
하루빨리 훌훌 털어버리시고 밝고 웃음을 나눠주시는 천사 님으로 돌아오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제부터 우리 학교 소개를 할까 합니다.
저희 학교는 미국 뉴저지주 중간 쯤에 위치한 프린스턴 지역에 있는 작은 한국학교입니다.
재정적으로 넉넉한 편이 아니라 낡은 건물에 그것도 한국 개척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곳에 얹혀살고 있는 형편입니다만, 엇그제 한국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고 오신 이종숙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백 명이 부럽지 않은 열의있는 몇 명의 선생님들이 이끌어 가고 있는 작은 규모의 학교입니다. 올해로 10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역사의 학교입니다만, 희망과 발전이 있는 학교임을 감히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모습은 한국인의 형상을 하고 있으면서 완전한 미국인들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한국인이다.'라고만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한국계 미국인'임을 분명히 밝혀주고 심어주고 있습니다. 이 땅은 너희들의 땅이요, 나라요, 이 나라의 주인은 너희들이다. 하지만 정작 너희들의 '뿌리'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는 교육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한글을 기초로 놓고 한국말로 말하며, 한국 문화와 역사를 교과 과정에 넣고 무용, 태권도, 장기와 노래 등을 통해 한국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기 중에 이야기, 글짓기, 학습 발표회, 민속 잔치와 운동회 등 여러 행사를 마련해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여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도록 우리 교사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1년에 한 번 교사 연수회도 참석하여 새롭게 공부하고 있으며, 연구 수업, 학습 진도 계획안을 만들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번 교장선생님이 실시하는 시험도 보고 있고 수업이 끝나면 교사 회의를 하면서 좀더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수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작품과 교사들의 글들을 모아 1년에 한 번씩 교지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현제, 실정에 맞는 교제가 충분하지 않아 수업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이 고생하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이사회와 학부모회에서 학교 기금모금의 밤도 준비하고 바자회도 준비하여 열악한 학교 환경을 개선해 주시고자 노력하고 계십니다.
새들은 하늘을 납니다.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르지 않고는 넓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없듯이, 우리 학생들에게도 '한국인의 뿌리'을 심어주고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어 '한국계 미국인'으로 높게 날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고생하시는 선생님들도 각자 남다른 열악함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한국인의 뿌리를 심어주는 기초 작업이라 생각하시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신명나게 가르쳐 봅시다.

미국에서 윤여경 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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