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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선생님께-가나에서

제7회 한국어 선생님께

문안 인사드립니다. 모든분들께 영, 육이 건강하시며, 하시는 일들도 열매가 포도알처럼 주렁주렁 맺히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재가나한인학교의 교무과장인 유정미입니다. 중.고 학생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가나는 현재 우기철이라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상큼한 바람도 창틀에 스며들어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때입니다.

상쾌한 기분에 서랍을 정리하다가 한국어 교사 연수회 사진을 접했습니다. 그때 그 느낌이 제 마음을 사로잡아 그리움에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거의 1년만에 여러분과 글로써라도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세상에, 나도 묶어 놓아 시간을 잃어버려, 지금까지 한글학회 홈페이지에 못 들어가 보았습니다.
우리를 위해 힘써 주신 김계곤 부회장님과 유 사무국장님, 김 한빛나리 선생님, 여러 선생님께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사진을 보니 선생님들의 얼굴, 목소리, 개성적인 몸짓 모두가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연수 받을 때는 시간이 물살보다 빨리 흘러 연수회 마치고, 집에 갔으면 하고 바랬습니다. 그런데 가나에 오니까 그 때가 너무나 의미가 있고, 값진 시간이였다는 생각듭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에 부족한 지식도 습득하고, 좋은 분들과 만나 각 나라에 대한 정세와 한인학교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더 좋았던 것은 15일 동안 동거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 좋은 친구를 만났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좋은 친구와 인연을 맺어 개인 서신을 주고 받고 있겠지요.
지금 이 순간 즐거웠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나의 눈안에 스쳐지나 갑니다.
쉬는 시간에 향기로운 커피로 입가를 젖힐 때에 충만했던 그 느낌.
우리에게 산 지식을 하나라도 더 심어주기 위해, 열띤 강의를 해주신 강사님들의 모습.
교태스러운 빛을 지닌 꽃들과 절제함을 담은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거닐던 산책로.
어머니의 손끝을 담아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당 음식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정다운 수다를 떨면서 발이 닿은 세종대왕 묘.
해맑은 얼굴로, 순진함을 가장한 얼굴로 장기자랑을 펼치는 모습들.
한 방 친구들과 헤어지기 아쉬워 노래방에 가서 어깨동무하며 목놓아 노래 부르던 일.
15일 간의 인연의 끈이 질기어, 이 순간 그 모습이 보고 싶어 이렇게 소식을 전합니다.
언제 우리가 만날지 기약은 없으나 메일을 통하여 맑은 미소를 서로가 전했으면 합니다.

저는 가나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때 연수회를 마치고 급히 귀국 안하고 한국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하고 성결대학교와 가나신학교 자매 결연을 맺기 위해 성결대학교 총장을 만났습니다. 결연은 여러분 덕분에 잘 맺었습니다. 가나에 돌아와 한인학교 졸업식, 월간 첨성대 편집, 가나 신학교 사역 등 바쁘게 지냈습니다.

지금 한인학교는 여름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한인회장이 교장이며, 제가 교무과장으로 학교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10명이며, 학생들은 70명입니다. 선생님들은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편입니다.
한국인 어머니는 어디 가나 한국인 어머니입니다. 그 결과로 자모들의 교육열이 높아 숙제도 무척 많이 내 주는 편인데, 전교생이 거의 다 해오는 편입니다. 방학에도 집에서 대다수가 국어 공부를 시킵니다.
요즘 시대는 자기나라의 문화와 말과 글을 모르면 어떤 사회에서나 인정을 못 받으니까요. 또 미래는 예측할 수가 없어 한국에 정착할 수도 있으니 미리 준비 시키는 것이지요.

이 지면을 빌어 한글학회 김계곤 부회장님, 유 사무국장님, 김 한빛나리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에게 알찬 지식과 정을 쏟아 주시고, 세계에 머물고 있는 동포들이 만날 수 있도록 장을 열어 주시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 평안한 삶을 엮어가시기 바랍니다.

유정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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