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고 교회에서 윷놀이 대회를 열었다.
어차피 성가연습하느라 남나, 윷놀이 하느라 남나 마찬가지지만 일년에 한 번씩하는 윷놀이라 재미도 있을꺼 같았다.
우리 구역은 작년과 달리 인원이 많이 불어서 쟁쟁했다.
첫 판부터 업치락 뒤치락 잡고 잡아먹히며 승리를 잡아냈다. 크흐흐~
첫 판엔 빽도의 위력을 발휘하며 걍 엄청 빨리 낫다.
냔 던지면 무조건 개가 나온다. 완전 개판이다.
개로 잡을 일이 있으면 내가 던지면 영락없이 잡고만다.
뭐 다른 사람이 던질때도 내가 개를 주문 하면 개가 나오고 도를 주문하면 도가 나와서 다들 웃겨 죽는댄다.
아쟈아쟈~!!
내 고함 소리에 다른 팀들이 신경쓰인다고 우리 팀에서 난 빼야한다나. 뭐 기가 넘 쎄다나. 췟~!
그러거나 말거나 할 때마다 아쟈아쟈~!! 소리를 내며 했다.
승승장구~!! 내리 세판을 이겨 토너먼트로 하는 게임에서 준결승에 나가게 되었다.
아직까지 한 번도 지지 않았기에 우리가 우승 확률이 젤루 높았다. 일등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우리가 점수가 젤루 높아서 순서를 기다리느라 좀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저마다 경기의 경험담을 늘어놓았다.
한 팀은 모에 윷에 이거저거 던저놓고 막판에 장 밖으로 나가서 무효판정 났단다.
그동안 그 회에 던졌던 모든 모며 윷의 결과가 무효가 된다나...
'어머머 그런게 어딨어. 막판에 장밖으로 나간거만 무효 아닌가? 원래 그케하는건데?'
아니랜다. 뭐 주최측이 정해놓은 룰이래나. 치사마끄로.
준결승이 시작됐다. 여기서 이기면 우린 자연 일등이 된다.
쫓고 쫓기고 잡아먹히고 잡아먹으며 두 팀다 말 네개중에서 세개씩 나 있는 상황이었다. 두 팀다 팽팽한 접전 상태라 승리를 가늠할 수 없었다.
내가 개를 치면 상대편 말을 잡아먹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였다.
던졌다.
흐~ 모다
좋아서 두 손가락이 입으로 들어갔다. 아공~~~~이게 웬일이여~!!
던졌다. 윷이다. 또 던졌다. 어머머 또 윷이야. 이게 뭔일이랴~!!
다시 던졌다. 개다. 흐흐흐 그래서 앞에 있는 개거리에 있는 말 하나 잡아먹고~!!
다시 던졌다. 한개가 휘딱 장 밖으로 나갔다.
아고공~!!
윷판에 엎드려 누워버렸다.
으앙~~~~~~~~ 지금까지 던졌던거 다 무효되는 순간이었다.
뒤에 있던 우리 팀 한 명이 나중에 하는 말이 그 때처럼 내가 미운 순간이 없었댄다.
페루 앞 바다에 밀어넣고 싶었댄다. ㅎㅎㅎ 무셔.
그리고 난 다음 상대팀에서 모와 윷을 번갈아 치며 이겨버렸다.
다시 3,4위전을 했다. 사나운 영숙이네랑 붙었다. 나랑 동갑내기인데 지지배가 워낙 사나와야지.
그래도 난 기 안죽고,
'개 나와라~!!'를 열심히 외치며 그 팀 기를 죽였다.
중간중간 필승 화이팅도 외치고,
무선 영숙이 구두맞고 장 밖으로 떨어진 윷을 보고 우리 팀에게 지랄떨어서 두 세번 서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흐미 지지배 뭔 윷놀이에 목숨거냐.
그러거나 말거나 그런데 기죽는 내가 아니지.
우린 이보란듯이 그 팀의 말들을 하나씩 다 잡아먹고 추격도 멀치감치 물리치고 이겼다.
어느 팀 이긴거보다 고소했다.
역시 윷놀인 말판싸움이다. 우리 팀은 말판을 지능적으로 잘 놓았다.
그래도 3등이라도 해서 넘 기분좋다. 1등을 아깝게 놓치긴했지만서둥.
뭐든 이기고 보는 성격이라....좀 참기 힘들었지만서둥 ㅎㅎㅎ
올만에 신나게 떠들며 웃으며 놀아서 기운이 하나도 없다. 에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