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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 났시요

드디어 오늘 3개월 끊어놓은 체육관 시작하는 날이다.

아침을 든든하니 먹고 10시 반 타임을 갈라켔는데....에이....좀 놀고 싶은 맘도 생기고, 전화도 많이오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아침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저녁 타임엔 꼭 가야지. 으메 시간을 보니 저녁 8시 반 타임이다.
내가 좀체로 낮에도 안돌아 댕기던 사람인데 다 늦은 저녁에 운동하러 나간다니까 랑이 눈이 휘둥그레진다. 게다가 춤 배우러 간다고 하니까 더 놀란 토끼눈이 된다. ㅋㅋ 아 재밌어라.

케네디 공원을 지나 피자 골목으로 들어섰다. 여기저기 거리의 악사들이 노래 부르며 돈 걷느라 바쁘다. 기타처럼 생긴 작은 만돌린 소리가 경쾌하다. 그 피자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싹 꺽어지면 내가 다닐 체육관이다.

옷을 갈아입고 에어로빅 교실 앞에 섰다. 아직 클레스가 안끝났는지 다들 스트레칭을 하고 난리들이었다. 춤 배울 학생들은 층계에 옹기종기 모여서 다이어트에 대해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무조건 안먹는게 최고라나? 으메. 어케 먹는걸 참는댜. 듣다가 내가 한마디 했다

'어케 먹는걸 참니. 난 죽어도 굶는거 못해.'

내 말에 다들 웃으며 맞다고 동감한다고 그런다. 내 앞에 있는 여자가 아들이 20살이라고 뻐겼다. 난 애 셋에 아들넘이 16살이라고 그랬더니 다들 날보며 신기해했다. 칫 그래 나 애 많이 낳았다 우짤래.

오늘 새로 시작하는 학생이 네 명이나 된다. 나만 첨인지 알았는데 동지가 있다뉘. 넘 반가웠다.

오늘 새로 시작하는 사람중에 내 옆에 선 학생은 이름이 타니이다. 생긴게 꼭 모나리자처럼 생겼다. 눈썹있는 모나리자 ㅎㅎㅎ 이쁘장한 얼굴에 참한 모습이 맘에 들었다.

수업은 시작이 됐고, 에어로빅 대형으로 줄서서 섰는데 예전 내가 에어로빅 배울 때의 경험으로 봐서 선생님 바로 뒤에 서는게 젤 좋다는걸 아니 죽어도 가운뎃자리 바로 선생님 뒤에 섰다.

일단 스텝부터 제대로 따라해야 춤이나 에어로빅의 기본이 아닌가. 내두 알지롱.

선생님 발만 보며 열심히 따라했다. 살사 메렝게 이거저거 섞어서 대 여섯 곡 하니 숨이 차오르고 기운이 없다. 선생님이 날 보더니 힘드냐고 물었다. 무쟈게 힘들다고 하며 오늘 첨이라고 했다. 선생님 너무 놀라며

'오늘 첨이라고? 어디 춤에관한 일을 하니?'

'아니'

'그럼 춤 추는 사람이니?'

'아니'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잘하지?'

어쭈 칭찬하며 내 의기소침을 없애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겠단 심사인가? 히히 그래도 기분 좋았다. 근데 오늘 새로 시작한다는 애들이 왜그렇게 잘하는겨. 내가 아니라 바로 걔네들이 뭔 춤선생같다. 내 옆에 있던 모나리자같이 생긴 타니는 머리까지 휘날리며 넘 멋있게 잘한다. 나도 긴머리 쫀매지 말고 휘날리며 함 해볼까나?

암튼 한 시간 넘게 쉬지않고 하는 춤은 너무나도 힘들고 힘들었다. 내가 에어로빅 기본이 있으니 망정이지 춤의 기본기가 없는 사람은 어케 따라할까? 열심히 한 일주일 따라하면 제대로 하겠지. 끝나고 사우나도 잠깐하고 집에 왔더니 11시가 다 되어간다.

랑이 사나운 얼굴을 하고 문을 열어준다. 방긋 웃어줬다.

'야 고집 더럽게 쎄. 위험하니까 밤엔 나가지 말라고 했지? 너 이 나라가 얼마나 위험한 나란데 이렇게 밤에 혼자 돌아다니냐?'

'어. 낼부텀 낮시간에 하는거 갈께.'

노곤한 몸으로 물 두컵을 내리 들이마시고 자리에 앉았다. 뭔 춤바람? 에거...그거도 기운이 있는 애들이 나는건가부다. 춤바람 내하고 거리 멀다. 한달 쯤 후에 얘기해야지. 내 춤바람났시요 하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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