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매일매일, 새록새록 하나님께 감사하게 되는 세가지가 있다.
첫째는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목표를 가진, 산같고 바다같고 하늘같은 우리 남편과 결혼하여,
같이 꿈을 가꾸며 살아가는 것이고....(제 2의 남일샘? 남일샘! 미아씨 이야기 또 올려주세요 ^*^)
둘째는 의사도 포기한 엄마를 살려주신 것이다. 사망률 가장 높은 췌장암에다 수술 후 재발하신 것이기에 병원에서도 포기했었는데, 퇴원 후 우리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고 엄마를 기치료, 사랑의 주사 그 외 좋다는 곳을 찾아다니던 중 안수목사님을 소개받아 그곳에서 치료받게 되었다. 하도 여러군데 다녀서 어느 것이 우리 엄마를 치료하게 하였는 지 정확하지는 않으나, 부모님은 모두 하나님이 살려주셨다고 믿고 있다. 참고로 우리 부모님은 교회를 다니지 않으셨는데 이 일을 계기로 교회를 다니시게 되었고, 아버지는 매주 감사헌금을 내시고 있다.
셋째, 뉴욕에서 한국학교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으로 미국에 오게 될 때, 천직으로 여기던 10년 교직생활을 청산하면서 뉴욕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치 못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브로드웨이 한국학교에서 일을 하게 도와주셨다. 이는 외롭고 힘든 외국생활의 활력소가 되게 하셨고, 나의 뉴욕생활을 의미있게 가꾸어주고 보람으로 가득차게 해주었기에 항상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지난 여름 이후에 이 세가지에서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바로 한글학회 연수를 받은 것이다. 선생 경력이 있긴 하나 국어 전공이 아니었기에 한국어 교사로서 항상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어 연수회를 열심히 쫒아다녔지만( 미국은 큰 나라답게 다양한 교사 연수가 있다) 나는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사연수에 목말라 있었다. 그러던 중 한글학회 연수를 받게 되어 너무 기뻤고, 무엇보다 많은 지식을 배워 와서 좀 더 전문적인 한국어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들뜨게 했다.
연수가 시작되고, 하나하나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내 머리도 많이 채워졌지만, 그것보다 어느 순간부터 머리에 앞서 가슴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한글에 관한 수업을 받으며 한글의 위대함에 순간순간 감격하는 일이 생기고, 그 감격은 연수기간 내내 나를 충만히 채워주었다. 지식을 배워가겠다는 나의 단순한 욕심이 우리말에 대한 감격과 긍지로 채워지게 되었던 것이다. 내 생애에 그렇게 감격하며 수업을 받은 일은 처음이었고, 아마 마지막이 되지 않을 까도 싶다. 이런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한글학회에 항상 감사한다. 그리고 또 너무나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듣지 못했건만 항상 인생선배로, 연수 선배로서 살뜰히 보살펴주시는 우리 모두에게 공인된 천사님, 교장 선배로서 용기를 주시고, 항상 먼저 안부물어주시는 남 일 선생님, 아름답고 따뜻한 카페를 열어 웃음있는 휴식을 제공해주는 이은혜샘, 씩씩하게 삶을 개척하여 나에게 감격과 용기를 준 박은영샘.... 이 곳에 글을 남겨주셔서 여러나라의 사정과 한글교육 상황을 알게 해주시는 선생님들... 그 외 너무나 많은 분들이 있지만 다 쓰지 못함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삐지는 분 없기^*^)
그 감격과 사랑은 6개월이 지나는 지금도 변함없이 아니, 새록새록 자라면서 나의 생활을 충만히 채워주고 있습니다. 지식이 부족해도 마음이 채워지니 지식은 자연히 찾게 되는 것이더군요. 부족하지만 연수때 받은 내용을 복습하고 더 연구하여 한글의 위대성과 창조성, 과학성에 대한 학부모 강좌를 열었구요(학부모님들 앵콜 요청 있을 정도로 좋으셨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학교 문집에도 그 내용을 실었습니다. 이제 시작임을 압니다. 당장 다음 학기 큰 대회를 열어야하고, 할 일이 많이 있어 어깨가 무겁지만 한글학회 연수생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즐겁게 일하고자 합니다. 몸은 비록 타국에 있으나 한글과 대한 민국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며 살겠습니다. 이런 고귀한 결심을 하게 해주신 한글학회에 다시 한 번 감사하며, 한글학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