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살고 있는 저와 많은 사람들은 스리랑카를 줄여서 그냥 랑카라고도 합니다.
랑카는 작년 연말의 그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는지 모르는지 불볕 더위가 기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현지에선 아물지 않은 상처들을 갖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가기도 하고 아이들까지도 이젠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며 지내는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벌써 2005년도 몇날 지나면 4월이 되는군요. 저는 작년에 6학년을 졸업시키고 올해에도 6학년을 맡았습니다. 2년전 4학년때 가르치던 아이들이었는데...2년이 지나면서 훌쩍 커 버린 아이들을 보면 참으로 대견합니다.
그러다가 2학기가 될쯤이면 지금의 아이들은 변성기가 되고 키가 자라고 몸매도 한껏 폼나는 그런 아이로 자랍니다. 각 학년에 한반 밖에 안되지만 그래도 새로운 선생님이 누가 되는지에 대해서 대단한 관심을 보이기도 하거든요.
새학기가 벌써 한달을 마감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이렇게 시작해 봅니다.
또 다짐을 하고 올해는 좀 더 나은 교안으로 수업을 해야지 하면서...
랑카의 한인학교는 토요일과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주중에 수업을 하는 학교입니다.
비록 현지의 학교를 빌려쓰긴 하지만....토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학교로 모입니다.
8시에 국기에 대한 경례을 하고 애국가을 부르면서 대한의 아들 딸임을 기억합니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조그마한 섬나라치고는 학생들도 많이 있고 이젠 선생님들도
이젠 여기가 내가 있어야 될곳이니 하고 변함없이 수고로움을 감당하십니다.
선생님은 선생님의 자리에서...학생은 학생들의 자리에서 자기의 할 바를 다할때
학교도 잘 맞물려 돌아갑니다.
랑카의 한인학교는 졸업식을 하고 학부모회의를 하고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큰 일 하나를 해 냈습니다. 한인학교 건축을 위해 적립을 하기로 했습니다.
살림을 최대한으로 아껴서 줄이고 먼저 학교가 학부모가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만들자는 맘으로 하나가 되기로 했습니다.
물론 금방 이루어지기 힘든 지금의 실정인것도 압니다.
하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어 첫삽을 들었다는 그 이유만으로 우리는 시작의 반을 한 셈이 되는거니까요.
늘 랑카의 시험기간 되면 각학년별로 우린 떠돌이가 되었었거든요.
새학년이 되면 마음도 달리 가지고 무언가가 새로이 잘해 보려는 의욕들을 가지게 되는것 처럼
랑카의 한인학교는 어려울때일수록 모두 힘을 모은다는 것에 큰 의의을 두고 싶습니다.
선생님들의 학교도 저희와 비슷한 경우에 처해있는 곳도 있을테지요.
오늘은 한 아이가 ' 선생님..선생님...'하고 자꾸 부릅니다.
제가 무뚝뚝하게 '왜~?' 했더니...그 아이 하는말 ' 전요..선생님이 참 좋아요.'
그 말을 쑥 뱉어놓습니다.
순간 아무말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학교에 있는 이유가 이것때문일까요?
어떤 이유이던지 학교가 좋습니다.
가고 싶은 학교가 되었으면 하고 바램니다.
새 학년을 시작하면서 늘 기분좋은 맘들로 가득한 날 되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모든 선생님과 학부모님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