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회에서 탁구 대회 나간다니까 대번에 울랑 하는 말이. 엽기랜다. 씨.
나도 뭐 나감 안되나? 내가 운동 못한다고 놀리냐. ㅡㅡ+
지지난 주 성가연습 쉬는 시간에 내려와 탁구채 잡는 거 새로이 배워서 쳐봤더니 호오~ 재미났다. 그래서 신이나서 쳤더니 같이 치던 분이 출전 선수 이름에 내게 출전 의향 묻지도 않고 써냈댄다. ㅋㅋ
토요일 날 연습하러 같이 가자는 팀에 묻어서 한시간 반 땀흘리며 연습도 했다. 아싸 탁구가 재밌네에~ 같이 치시던 분이 쫌만 다듬으면 꽤 칠꺼같단다. 헤헤~
실은 내가 예전 고딩 때 교회 대항 탁구 시합 때 몇 번 나갔던 적이 있다. 잘 쳐서 나갔냐? 도리도리. 절대 아니다. 단식 복식 치는데 머릿수가 안 맞아서 나갔다. ㅋㅋ 물론 난 뻔뻔스럽게 그렇게 출전한 게 탁구도 있고 배구도 있고 하하~ 농구도 있구나.
음...내가 고무줄 놀이 내지는 허리 유연성으로 하는 훌르우프 이런건 하루종일 하라고해도 이길 자신 있는데 도무지 공 갖고 하는 놀이는 쩝~ 그렇다.
그래서 난 선수 출전했다. 여자 단식~!
정장입는 주일날 체육복 따로 가져가서 운동화도 갈아신고~ 아쌰 아쌰 몸통 돌리기도 좀 해서 몸도 풀고~
남자 단식부터 시작했다.
앗, 내가 작년 3학년 담임 맡았던 우리반 아이, 원석이가 출전을 했네~ 학교 탁구 대표선수랜다. ㅎㅎㅎ 남자 아저씨들 그 쪼고만 아이한테 모두 케이오패 당했다. 너무 잘한다.
걔네 형 호석이도 너무 잘해서 남자 단식 결승은 그렇게 형제가 겨루었다.
곧이어 여자 단식도 했다. 명 수가 안맞는다고 제비뽑기로 예선전 통과 준결승에 나간댄다. 재수도 좋지. 난 걍 제비뽑기로 준결승에 올랐다. 내 이름이 드디어 불렸다. 자 힘내고 하자~
나랑 칠 사람은 코이카 단원으로 와 있는 여대생이다. 야리야리한 몸매에 깔끔한 인상. 오~ 탁구 좀 치게 생겼다.
'살살치세요~' 그렇게 부탁했더니 씨익 웃는 폼이 심상치않다.
드디어 쳤다. ㅋㅋ 아공 챙피해라. 그 여대생 실수 한번도 안한다. 난 못 칠꺼같으면서 희한하게도 매트로 넘어간다고 다들 재밌어한다. 열심히 쳤다. 우승을 못할 시엔 열심히 치면 되는거지. 그래서 난 2대 빵으로 졌다.
그 아가씨 무지 잘쳐서 결승까지 올라갔다. 아 띠 첫방부터 그케 쎈 여인네가 걸리냐. 걍 다른 아줌씨들하고 붙음 몇 번 더 나가는데.....ㅎㅎㅎ
그래서 난 떨. 어. 졌. 다. 흑~
근데 여자 단식에 원석이 동생 세이가 나왔다. 우리 막내보다 한 살 많은 초딩3학년생. 음..학교를 일찍 들어갔으니까 한국 나이로 초등학교 2학년 생. 학교 대표 선수다. ㅎㅎ 쪼고만게 날라다닌다. 그래서 여자 단식도 그 쪼고만 세이가 우승했다.
아니 뭔일이랴. 애들 셋이 다 장악을 한거다. 옆에서 사람들이 내게 한마디씩 한다.
'아니, 그 집도 애가 셋인데 진작 탁구 좀 가르쳐놓지 그랬어요.'
ㅎㅎㅎ도무지 우리 집 애들은 나 닮아서리 운동하곤 담을 쌓은 애들인데 뭔 탁구? 우리 아들 녀석 여름에 축구하는 애들보며 내게 그런다.
'엄마, 쟤네들은 이 뙤약볕에 왜 저 공을 잡으려고 저렇게 땀흘리며 뛰어 다니죠? 도저히 이해가 안되요. 나처럼 그늘에서 책이나 읽지.'
쩝. 나도 같은 생각이긴한데.....자라나는 청소년은 바람직하지 않은 발상이 아닐까? 하는 우려심으로 아들 녀석을 쳐다본 적이 있다.
곧이어 경품 뽑기도 있었다. 역시 난 그런거 타 본 적이 없으니까 기대도 안하고 경품 탄 사람꺼 같이 좀 나눠쓰자고 꼬셔서 그 안에 들었던 치약 세개 뺏었다.
어쨌든, 난 그렇게 탁구 선수로 출전해서 참가상 라면 세봉지 타 왔다. 아싸라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