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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헤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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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아홉 해 동안 국외 교사 연수회를 이끌어주신 한글학회의 노고가
나라 밖에서 한글을 지키고 가르치고 널리 펴는 이들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연수회를 통해 국외 한글 교육자들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시고 격려해주신
고 허 웅 선생과 그 분의 뒤를 이어 받아 한글 사랑의 뜻을 이어가시는
김 계곤 회장님의 높고 넓고 깊은 사랑에 끝없이 높임을 받아야 할 님들 이라는
마음 뿐입니다. 그리고 어려운 학회 모든 살림을 꾸려나가시는 유 운상 사무국장님과 김 한빛나리 간사장님을 비롯한 사무국 가족님들의 우리에 대한 사랑은
제자 사랑, 이웃 사랑, 현지인 사랑의 바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연수회를 마친 새내기 식구들이 늘어나서 기쁨이 큽니다.

늦은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제9회 국외 교사 연수회를 마치신 여러 선생님들께 축하드립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는 한글 세상이 끝없이 즐겁습니다.
한글과 함께 사시는 선생님들의 생활이 언제나 즐거움과 기쁨이
넘치길 기원합니다.
이 안호 올림

나라 안팎 한글 지킴이들께 우리 한글학교를 위해 열심히 가르치며 일하시는
선생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재정을 뒷받침해주시는 라파스 한인회와 동포사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라파스 한글학교를 소개합니다.


한글학교


여기는 별을 헤는 아이들이 모여서 즐겁게 공부하는 볼리비아 라파스 한글학교

1964년 3세대의 농업 이민을 시작으로 우리 겨레가 이 땅에 발을 딛고 뿌리내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쉼터 삼아 살다가 더 살기 좋은 나라를 찾아 떠나갔지만 더러는 살다보니 이곳이 맘에들어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라파스 한인 중앙교회를 세워 신앙생활을 하였고 한편으로는 우리 자식들이 우리의 말글을 잊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1975년4월 첫째 주일 날 주일 성경학교를 열어 가르친 것이 발전하여 지금의 재볼리비아 라파스 한글학교가 되었고 올해로 설흔 돌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 한글학교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튼튼한 몸으로 나라사랑 한글사랑을 교훈으로 삼아 9명의 선생님과 65명의 학생들이 어울려 정답게 아빠, 엄마와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지낸다.

65명의 학생을 유치반부터 고등반까지 그리고 현지인을 위한 기초반까지 9반으로 나누어 가르치고 있는데 그중에 교사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이 하나도 없는 우리 한글학교는 다른 나라 한글학교와 비교하면 여러면에서 부끄럽기 짝이 없는 학교지만 우리에게는 소중하고 자랑스럽기까지한 한글학교다. 왜냐하면 많은 어려움을 격으면서도 무보수, 무상교육의 전통을 유지해 오고 있는 한글학교가 문을 닫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동안 학부모와 학생들이 우리 말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고 왜 한글학교가 이민 사회에도 있어야 하는지를 알게 되어 지금은 선생님과 학생이 한마음이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가르치고 배우며, 학부모와 한인 사회는 한 덩어리가 되어 기꺼이 한글학교를 위해 돕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글학교의 든든한 재정 후원 단체인 라파스 한인 중앙교회는 선교관의 일부를 한글학교에 영구 무상임대 형식으로 빌려주고 있음에도 종교차별 없이 우리 겨레라면 누구든지 학교에 나와서 한글을 가르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하여 비록 한인 사회에서는 우리 교회 사람, 다른 교회 사람, 성당 다니는 사람, 불교 믿는 사람, 아무 종교도 믿지 않는 사람이라고 구분하고 또 서울 사람, 충청도 사람, 어디 사람, 어디 사람 하면서 구분하면서 뭉치기도 하고 따돌리기도 하지만 한글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그런 구분없이 우리는 하나라는 열린 마음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은 그 뜻에 따라 열심히 한글을 공부하여 한글로 떳떳하게 말글살이를 할 수 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 되겠다고 노력하고 있어 그야말로 온 한인 사회가 한글을 지키고 가르치며 널리펴는일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올해로 6 번째를 맞는 한글학교 운동회는 이곳에 사는 한인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즐겁게 가꾸어 나가는 행사인데 매년 열릴때마다 열기를 더해가고 있으며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소중한 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인 사회 속의 한글학교


해발 3,800미터의 고원지대에서 시작하여3,400미터로 이어지는 산등성이와 계곡에 세워진 도시 라파스, 도시 이름에 어울리는 평화스러운 곳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처음 이곳에 왔을때만 해도 우리 나라가 워낙 어려웠을 때라 이 나라의 아주 못사는 사람들에게도 천대를 받았다지만 지금은 환경이 바뀌어 100여 세대, 약 400명의 한인들이 많은 부문에서 그들을 부리며 산다.

인심 좋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현지인들을 위하여 좋은 일을 하고 칭찬 받을 때는 꼭 우리가 좋은 일을 하고 칭찬 받는 것 같아 우쭐대기도 하고 우리들도 그렇게 살아보니 즐겁고, 이런 일들이 모여서 쌓이니 현지인들과 좋은 이웃관계를 맺게 되어 그들과 함께 즐거운 이민살이 하고 있다.


반면에 언제나 열심히 사는 한인들 중에는 때때로 너그럽지 못한 생각이나 행동으로 현지인과 불편한 관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 나라 사람들을 부끄럽게 할 때도 있지만 대체로 현지인과 서로 협력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열심히 살다 여의치 못하면 현지인이나 한인들에게 경제적인 손실을 끼치고 아무도 모르게 떠나는 사람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을 가슴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 교육열은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우리들이 번 돈은 다 자식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고 해도 지니침이 없을 정도로 온 힘을 기우려 2세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로 인하여 이 나라와 우리 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 대학에서 각자가 선택한 다양한 전공분야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더러는 졸업한 학생들도 있다.
이제 그들이 돌아와 우리들을 이어서 살아가야 할 곳, 이 땅에, 먼저 산 우리들이 조화롭게 협력하여 2세들이 그들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지만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불안정한 이민살이를 하는 사회이다보니 훗날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일에 선뜻 나서서 나부터 잘 해보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러나 한인 2세들은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사랑스런 자식이며 제자이고 한인 사회에서는 뒷날 한글학교를 이끌어갈 일꾼이며 또한 우리의 삶터를 만들어준 이 도시, 이 나라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우리가 그들에게 진 빚을 떳떳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갚아야 할 자랑스런 우리들의 후손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하여 누군가 애써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우리 한글학교 선생님들은 돈도 사람도 시간도 자질도 모자란 것 투성이지만 한인 사회와 2세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작은 일인, 이 나라 사람들을 위한 한글학교를 올해 처음 열게 되었고 운영은 무보수, 무상교육의 한글학교 전통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며 이끌어 나가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먼저 40여년동안 우리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고 좋은 이웃으로 함께 해준 이 나라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밑바닥에 깔려있고 다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그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한 선생님이3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작은 학교로 시작하고 있지만 부끄럽지 않은 것은 학생 모두가 전문학교나 대학에 다니는 직장인이면서도 대단한 열성으로 한글을 공부하고 있고 또한 한글을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글학교에 감사하는 마음도 진실해서 선생님이나 학생 모두가 함께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학교 선생님들이 이들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오직 하나 그들이 한인들과의 관계에서 좋지못한 일을 당했을 때 정답고 예절바른 그리고 인심좋고 열성적인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상한 마음을 돌이켜 한인들의 잘못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줄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에게 그 이상의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맺음

하나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또 하나의 일을 시작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볼리비아 라파스 한글학교 선생님들은 진정 부끄럽지 않도록 꿋꿋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우리가 할 일을 열심히 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우리가 사는 볼리비아에도 상주대사관이 설치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우리 나라는 지난 40여 년 동안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었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나라의 외교는 국제 사회에서 그 역할을 넓히기 위하여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우리 나라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고있는 볼리비아는 우리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고있긴 하지만 상주대사관이 없다.
바라기는 세계 여러 나라에 퍼져서 한글을 지키고 가르치시는 많은 선생님들의 도움과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합해져서 우리가 사는 볼리비아에도 상주대사관이 설치되면 참 좋겠다.

* 위 글은 지난 7월 재미한인학교 협의회에 보낸 글과 같습니다.


68.237.50.198 김별찬: 이안호 교장 선생님. 8회 연수 때 오셔서 격려해 주신 선배님이기에 더욱 반갑네요.
NAKS 학술지에서 선생님 글을 보았을 때 너무 반가웠는데, 한마당에서 만나니 더욱 좋습니다. 글을 읽는 느낌이 틀리네요. 글이 더 포근해요. 선생님 뵙는 것 같이...
하나하나 소중하게 학교를 가꾸어 가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아름다워집니다. 존경의 마음과 함께... 라파스 한글학교는 물론, 볼리비아인을 위한 한국학교가 날로 성장하고, 선생님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2005/08/18-07:57]-
210.221.113.91 젊은오빠: 이안호 선생님, 구구절절한 글 잘 읽었습니다.
별찬 선생님께서 포근하다고 하셨듯이,
인자하고 따뜻한 선생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 듯합니다.
아주 멀리 있으면서 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시고
감싸 안아 주시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제 마음 든든합니다.
-[2005/08/18-10:55]-
200.48.92.48 무늬만여우공주: 오 라파스....... 저희 동네라 가까운 볼리비아시군요.

반갑습니다. 선생님. 전 페루 한국학교 선생이죠.

가까운 데 사시는 분 만나니 동지 만난듯 반갑네요.

여기서 자주 뵙기를 희망합니다. ^^*

-[2005/08/24-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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