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젊은 아짐들 기도모임이 있었다.
난 그런데 잘 안끼는 아짐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번에 회장이 된 김선생님은 물귀신 작전으로 날 맨날 끌고 간다. ㅡ.ㅡ;;
오늘도 내겐 비몽사몽인 시간 아침 9시에 전화가 왔다. 어제 저녁 늦게까정 공부 진도 나가느라.....또 지난 주부터 소설 수정작업 하느라 진이 다 빠진 상태라 오늘아침 아홉시는 비몽사몽이 아니라 거의 인사불성 상태로 자고 있었다.
그 김선생님 이번엔 바쁘다케서 안갈라케뜨니....쩝.
아직도 자냐고 난리다. 아잉.....
부리나케 준비하고 나섰다. 오늘은 맨날 신혼같은 허선생네서 모인다. 결혼한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 아가가 없어서 늘 아가씨같고 신혼같은 집. 그리고 집도 너무 이쁘게 꾸며놓아서 부러운 집 .... 사실 난 그렇게 꾸미라고 해도 싫긴하다. ㅋㅋ 뭔 사방팔방 유리탁자에 촛불에 깨질거 투성이다. 애 많은 집은 그런데서 살라고 해도 불안해서 못산다.
그저께 대사님이 사주시는 점심을 먹고 한국 식품점 아씨마켓에 가뜨니 총각무가 있길래 난 열단을 샀다. 우리 식구가 오죽 많은가. 허 선생 같이 가서 너무 부러워하며 아직 한 번도 안담가 봐서 못산다고 계속 옆에서 그런다....아띠.
그래서 오지랖 무쟈게 넓은 나. 일하기 시로하는 나. 할 수 없이 맘 착한 척 그 집 쫓아가서 총각김치 담가주고 배추 김치 담가주고, 오이통지 담가주고 왔다. 일도 몬하는 아짐이 뭔 일은 그리 벌려놨든지. 원. 그래서 후다다닥 해주고 왔다. 혼자서 궁시렁대면서......내가 시방 뭐하는 짓이여. 집에서도 잘 안하는디.
길치라 그 집 잘 못 찾아가는데....엊그제 다녀온 덕에 오늘은 잘 찾아갔다.
김선생의 동생은 페루에 온 지 일년이 다 되어 가지만 스페인어를 도통 못한다. 식모가 오면 딱 두마디 한단다.
꼬메(먹어.) 림삐아(청소해)
그래뜨니 한 아짐 덧붙여 말한다. 자긴 한 마디 더한단다.
꾸이다 니뇨 (애들 봐) ㅋㅋㅋ
암튼 김선생 동생 식모가 그 날이 되어서 생리대 좀 꿔달라고 하는데 이 아짐 못 알아 들었댄다. 알아들을리가 없지. ㅎㅎㅎ 그래서 계속 못 알아 들었더니 답답했던 식모. 손가락으로 밑을 가리키며 애원을 하드랜다. 그래서 아......오줌이 마렵구나. 그래서 화장실 가라고 했댄다. 울상이 된 식모님. 드디어 바지를 벗고 팬티까지 다 벗어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보여줘땐다. 푸하하하
아 아짐 첨에 식모님이 바질 벗길래 기절초풍했는데다.....속옷보고 한 번 더 놀라고 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생리대 빌려줬댄다.
난 이 말 듣고 웃다가 하도 웃어서 천식기가 올라왔다. 아 정말.
그런데다 지난달 이자까야라는 일식집에서 도시락을 배달시켜 먹었는데 그 찬합이 무쟈게 좋은데다 왔다고 한다. 나무로 된 일본 찬합 얼마나 이쁜가. 비싸기도 엄청 비싸지. 원래 그 찬합은 나중에 가질러 오는건데.......김선생님도 그 말을 못 알아 들은거다.
이 도시락 시켜먹으면 그릇은 되돌려 받는 거니 갖다주시든가 가질러 갈게요. 뭐 이런 말인데.......이민 초보자이니 좀 복잡한 문장인가 말이다.
이 자매는 와~ 도시락 시키니까 이렇게 멋진 찬합이 따라오니 자주 시켜먹자 이럼서 좋아했대나. 이틀안에 되돌려 주는 걸 이 동생은 2주가 지나도 안갖다 주니까 그 일식집 직원은 안달이 났다.
그래서 동생네 전화를 했는데....이 동생 스페인어 못 알아 먹는다. ㅎㅎ
그래서 무조건 노 스페인어 그랬댄다. ㅎㅎㅎ 그리고 끊고......한 삼일을 그렇게 끊었는데 그 직원 안달나고 이 아짐 신경질나고...왜냐하면 장난전환지 알구.
그래서 딸에게 하소연 해뜨니......한 마디 가르쳐줬댄다.
에끼보까도. 전화 잘못 걸었어요.
그래서 그 담에 그 직원이 또 걸길래 에끼보까도 하고 무조건 끊었더니......나중엔 울려고 하드랜다. 그 찬합이 무지 비싼 찬합이기 때문이다.
근데 얼마 전 그 직원이 집으로 찾아왔다. 그제야 이 아짐 눈치까고 플라또? (그릇?) 그랬드니 그 직원 눈물을 글썽이며 맞다고 해서 줬드니 손을 잡고 너무 고맙다고 허리를 세네번 구부렸대나.....ㅎㅎㅎ
그 담부터 이 자매들 쪽팔려서 이젠 이자까야 일식집은 못가게 됐다고 하소연을 하는거다.
아....진짜 너무 웃어서 ....
게다가 작년인가 그 동생네는 도둑도 맞았다. 교회에 간 사이에 트럭을 대고 완전히 정수기까지 다 떼어갔다. 한국에서 좋은 건 다 가져왔는데 싹쓸이 해간 거다.
가져갈 때 수도꼭지나 잠그고 가지. 정수기 떼어가는 바람에 온 집안에 물바다가 된 거다. 덩치가 너무 커서 도둑넘들이 못 가져 간.....새로 젤 큰거로 산 비싼 텔레비젼은 안켜져서 폼으로만 거실을 지키고 있댄다.
남편 몰래 티파니에서 보석 수집을 좀 해놨드랬는데......서랍째 통통 이불에 털어서 이불보따리채 갖고 갔으니....... 남편에게도 하소연 못하고 혼자서 맘 아파하고 있대나....
그게 아까워서 지금까지 잠을 못잔댄다. 이궁.
그래서 이 페루가 정 안든다나......
그래서 내가 그랬다.
말도 통하고 도둑 안맞고 강도 안만나도 정 안드는 데가 페루에요. 근데도 희한하게 발목 잡힌 듯 잘 못 떠나는 곳이 또한 페루고.
우짜지당간........말 안통하는 데 와서 살라면 무쟈게 힘들겠다. 답답해서 어찌살꼬.
통해도 답답한 거 투성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