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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우리 교회학교 교사 중 한 명의 남편이 어제 납치를 당했다.

그 집은 요새 돈이 잘 벌려 건물도 올리고 친정에서 하는 빠찡꼬도 몇 개 도시에 더 냈다고 한다. 요는 현찰이 많은 집이란 거다.

나같이 텔레비젼과 무관하게 지내는 사람은 온 페루가 떠들썩한 이 납치 사건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가 좀전에 사우나나 갈까? 이럼서 뭉기적 거리고 있을 때 전화를 해줘서 알았다.

죠키플라자.........페루에서 제일 큰 백화점 지역이다. 거긴 부촌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오고 안전지대라고 누구나 인식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아직 해가 훤하게 떠 있는 오후 6시에 권총을 소지한 강도 여섯 명이 그와 그의 직원을 끌고 갔다.

사실 지난 주에 그 회사 직원이 하나 납치를 당했다가 풀려나서 경계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혼자 다니다 직원 하나와 같이 다니자 싶어서 운전을 시켜서 가는 중이었댄다.

그들은 가다가 직원은 도로가에 풀어주고 그 남편만 끌고 갔다. 어제 잡혀갔는데 여지껏 아무런 소식도 전화도 없다.

어떤 이는 그 사람들이 돈 많다고 표시내고 다녀서 그랬다는 둥, 혹은 원한 관계가 얽힌 일일까? 조심스레 말한다. 어찌됐건 사람이 잡혀간 것은 참 슬픈 일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집 아이들을 납치 안했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들 납치한 것 보다는 덜 충격적이라고 하면 너무 비정한 걸까?
빨리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려본다.

그들의 대담한 행동으로 보아 보통 그룹이 아닐거라고 한다.
대낮에 범행한 점. 가다가 얼굴을 훤히 다 아는 직원을 내려준 점. 등등. 너무 여유만만이지 않은가.

무서운 페루.

그럼에도 남의 일이라 그런지 난 사우나를 가고 싶다. 미안스럽지만 그렇다.

근데 다들 말린다. 밖이 험하니까 나가지 말라고 한다. 혹시 정보에 둔한 어떤 놈이 그저 한국여자란 이유만으로 날 납치해 갈 지도 모른다고 겁낸다.
아띠........난 사우나 가고 싶은데.

'이렇게 시쭈구레하게 나갈거야. 더군다나 나 봐봐. 비리비리해서 어디 데려가 빨래도 못 시켜먹게 생겨짜나.'

윤희랑 윤희 아빠 날 째려본다.

씨. 사우나 가고픈데...
그렇게 걱정되면 데려다 주든가.......그러지도 않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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