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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파솔라시로 노래 불러 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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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부터 아침에 우체국 다녀오고 저녁엔 구역예배 치르고 토요일 아침 한국학교갔다가 오후엔 교회 밥당번에 매달리게 됐다.

더군다나 그 물귀신 작전으로 날 맨날 기도회에 끌고가는 김선생님 동생이 여기 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 하필이면 파트너 남편이 납치되는 바람에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내가 편했는지 언니인 김선생님이 다른 사람들 부른대도 오로지 나만 찾았다니....이건 좋아해야 될 일인지.....울어야 될 일인지. 쩝. ㅎㅎ

그래서 메뉴도 콩나물 김치국에 감자 볶음, 짜장밥을 해주기로 했다.

그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물어온다. ㅎㅎ 걍 해도 될 것을 참견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무조건 나한테 맡겨버렸다. 토요일 날 또 나랑 친한 임권사님이 40명의 청년부 밥을 해준다고 그래서 교회 부엌은 완전 도깨비 시장을 방불했다.

임권사님은 교회 본당 꽃꽂이 담당이시니 또 거기에도 매달려야 하는 분인데 참말로 난 일복이 터진 셈이었다.청년부 식사 메뉴는 갈비찜과 잡채. 된장국. 그리고 해물전.
갈비찜과 잡채야 그렇다치고 그놈의 해물전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가. 후라이팬에 달라붙어 해야지.

일단 짜장에 들어갈 재료와 감자볶음용, 김치 콩나물 국 재료를 모두 준비한 다음 청년부를 위해 도와줬다. 토욜 밤이 되니 몸은 녹초.
김선생 동생은 혹시나 일욜 아침에 내가 아프기라도 해서 펑크 낼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ㅋㅋ

일욜 아침. 가자마자 짜장하구 커다란 멸치 150마리를 희생양으로 김치콩나물국하고, 감자를 볶아 훌륭하게 치뤄냈다. 아 장하다. 모두 맛있다고 김치국을 두 그릇씩 먹는 사람이 태반이다. 힘은 들었지만 다들 기분이 너무 좋다.

오후 찬양예배 끝나고 한 달에 한 번 있는 성가연습. 저녁까지 이어진다.
언젠가 날 한 번 솔로 해줘야 한다드만........대뜸 나보고 솔로 하랜다. 흐으....
제목은 '나' 유명한 복음 송 아닌가. 최덕신의 곡을 누가 성가곡으로 편곡한 거다. 내가 좋아하는 거네.
성가대 솔로라. 생전 처음 하는 거라. 속으로 다짐했다. 연습 무쟈게 열심히 해야지.
악보를 보고 처음 부분이야 높은 미와 레 파 거기를 왔다갔다 하니 배에 힘 꽉 주고 함 되겠다 싶어 자신있어졌다. 까짓거 하지 뭐.

중간 부분 성가대와 같이 하는 부분에 솔로 파트가 소프라노라고 써있다. 크헉. 음역이 사람이 낼 수 있는 음역이 아니다. 뭐시여. 악보가 잘못됐나? 높은 파 솔 라. 그거도 한 번만 올라가는 게 아니고 주로 거기서 논다. 콩나물 대가리들은 높은 음자리 악보 줄위에 안있고 그 위에서 줄까지 그어가며 놀고 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설마 이 부분도 나보고 하라는 건 아니겠죠?'
'그러게여. 여긴 지휘자인 사모님이 어케 조치를 취해주겠죠.'

근데 하랜다. 켁.
씨익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네. 할 수 있어요.'

흐미. 어쩌다 내가 이케 높은 평가를 얻었을꼬.

이대 작곡과 나와서 우리 교회 반주를 맡고 있는 조선생 이의를 제기한다.

'이 곡. 이거 말고 좀 낮게 편집된 거 있어요. 이건 전문 하이 소프라노 음역이에요.'

그래도 일단 하자는 싸모니임.
까짓거 해보는 데까지 해보지 뭐. 배에 힘 꽉 주고 시작했다. ㅎㅎㅎ 처음 음이 높은 미에서 시작된다.
'난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처음부터 음이 높으니 불안하지만 그런대로 했다. 갈수록 태산.

'공평하신 하 나 님이' 파솔라에서 노는 콩나물 대가리.

앉아서 하다 벌떡 일어났다.

힘껏 부르다 보니 한 없이 이어지는 높은 음.

나도 모르게 외쳤다. 오른 손을 번쩍 들며

'아쟈! 할 수 있 다!!'

듣고있던 성가대원들 다들 웃겨서 뒤집어졌다.

'아이 사모님. 나 생전 첨하는 솔론데 좀 음좀 낮춰줘요오.'

그래서 작곡과 나온 죄로 조선생이 편곡을 해오기로 했다. 괜히 얼굴이 화끈거린다. 아띠 다른 곡이면 잘 할텐데. 열띠미 연습해서말야.

연습끝나고 조용히 가서 물었다.

'사모님. 어찌 제가 그걸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소프라노에서 높은 음정 제일 정확하게 내잖아요. 그리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참. 그렇게 생각했다니 고마운 일이긴 한데....쩝.

집에와서 공부하려고 학교 사이트 들어가니 중간고사 과제물이 나왔다. 이런. 책 도착한지가 언제라고 중간고사용으로 또 책을 사서 보고 비평을 하라는 글이 두 과목이나 있다. 열받았다.

'사이버 대학이라면.' 이런 제목으로 ebook이 교재로 당연히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열변을 토했다. 화가 난 나머지 학교 게시판이란 게시판은 다 그 글로 도배를 해버렸다. 아무래도 성가 솔로 제대로 못해서 거기 화풀이한 게 아닌가 하는 자책감도 든다. ㅎㅎㅎ

그래도 사이버 대학이라면 ebook이 있어야지. 나같이 해외에 사는 사람이 어케 책을 그때그때 구하냔말야. 나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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