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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등반 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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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내가 하는 일은 보험쟁이다.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데 나름 열심히 했더니 짱 잘한다는 칭찬을 마구 듣고 있다.

물론 공부 무지 했다. 머리 싸매고 했고, 새벽 다섯 시면 발딱 일어나서 강남에 있는 사무실로 매일 직행했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작업이었고, 다듬는 작업이었다.

수필 등단했다고 글 쓴다더니, 와중에 친구 죽고, 이리저리 고민 끝에 우리 가족, 아니 내 삶에 내린 극약처방이었다. 글? 쓰지. 언제? 늘 쓰지만...책은 나중에. 낼 계획이다.

뭐 순진한 내 계획은 그렇다. 지금 아르헨티나 글 완성 단계이니 페루 이야기 쓰고, 그담엔 한국 정착기를 쓰고 싶은 거다. 반드시 쓸 예정인데, 거긴 실패도 있고, 쓰린 얘기가 물론 많을 것이고, 배신도 있을 것이고, 오해도 있을 것이고, 나름 삶의 얘기가 묻어나오겠지. 근데 결론은 성공이고픈거다. 성공의 잣대란 본인이 만족하면 되는 것이란 생각을 한다.

딴엔 욕심쟁이라 내 만족이 어디까지가 될지 모르겠지만 난 암튼 도전했다.

이민간지 19년된 여자. 아는 사람? 물론 한 쪽 손으로 꼽을만하다. 넷 다섯. 그런 조건의 나. 누구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힘들다는 곳 아닌가. 사실 힘들지. 근데 안힘든 일이 어딨어?

방카슈랑스잖아. 그렇다 한국은 보험과 은행과 증권의 경계가 무너져 그 선이 없다. 누구나 보험을 팔고 증권을 팔고 펀드를 판다. 그게 내 후각을 자극했다.

뭐 보험쟁이?

후훗. 일명 보험아줌마다. 한국에서 그 말은 무지 우습다, 정말 할 것없어 하는 여자. 내지는....뭐 그렇고 그런 여자.

내가 보험 아줌마에 대해 들은 인상은 대체적으로 그랬다. 그래도 무시했다. 난 나잖아.

그리고 날 다듬어 나갔다. 줄줄이 있는 시험을 통과하고 합격하고, 욕심을 내어서 연봉 몇억되는 선배들 졸졸 따라다니며 물어보고 배우고 그들의 노하우를 슬쩍슬쩍 배워나가고 있다. 그리고 일이 참 재미있다.

체력도 키우자 싶어 재즈댄스도 배우고, 등산도 하고, 골프도 시작했고, 요가 스트레칭도 하고, 몸이 두개여도 모자란다.

등산........그 후유증으로 내 장딴지는 지금 성이 나있다.

페루에서 같이 지낸 친구 중에 히말라야를 다녀온 여자가 있다. 키도 나만하고, 덩치도 나만하고 다른거라곤....그녀가 나보다 더 와일드 하다는 것. 직설적이라는 것일게다.

암튼 그녀의 거실엔 히말라야 어느 계곡의 얼음폭포에 매달려 고글까지 얼어붙어 있는 추운 그녀의 사진이 있다.

그걸 볼 때마다 난 그랬다.

'어휴~ 저짓을 왜하는겨. 죽을라고 환장했지. 난 돈주며 하라케도 안할텐데. 이해가 안가.'

그럼 그녀는 그랬다. 씨익.

'해 본 사람만 알지.'

암튼 그녀가 생각나는 하루였다.

등산모임이라고 하나 조직이 되어서 나갔다.

한글학회를 통해 그 연을 통해 다시 한글문화연대 가입해서.. 만들어진 등산 모임이다.

청계산으로 다니다 교통편이 하 불편해 관악산으로 옮겼는데, 정말 관. 악. 산.이다. 어찌나 바위들의 산인지.

등산 초보인 나에겐 정말 너무 힘든 산이다. 바위계단만 주욱 있는 코스가 너무 지겹다 떼를 썼더니 이번엔 잘 바꿔보자는 것이 암벽 봉우리가 줄줄이 기다리는 곳으로 갔다.

ㅡ.ㅡ;;

중간에 못가겠다고 버텼더니 혼자 내려가야 한다나....울며 겨자먹기로 기를 쓰고 다녀왔더니 내 장딴지가 성이나 딴딴하다.

어제 오늘 하이힐을 멋드러지게 신고 장딴지의 아픔으로 뒤뚱거리며 다녔다.

그래서 난 또 다시 외쳐본다.

암벽등반 해봤어? 난 해봐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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