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10월 19일부터 어제(23일)까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베트남 호치민을 다녀왔습니다. 애들 둘 데리고 다른 한 가족과 함께 다녀왔는데요, 11세기 전후의 고대 유적을 보고 정말 감동받고 왔답니다.어떻게 그 옛날에 그렇게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돌 신전을 만들 수 있었는지... 엄청난 수의 코끼리가 동원되었다는데 정말 대단하더군요. 그렇게 강하던 나라가 이젠 최빈국이라니...1달러,1달러하며 물건 팔려고 쫓아다니는 애들 보며 맘이 많이 아프더군요. 아빠 없이 애들만 데리고, 호치민에서 트랜짓 하는 일정으로 갔다오니 지금 몸살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여기가 궁금해서 일단 들렸습니다. 적어도 한 달이상 계획하고 궁리하던 여행이 하나 끝날 때마다 모란이 지고 마는 느낌이랍니다. 항상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 시를 읊조리지요. 이제 정신이 들면 다음 여행을 계획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