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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말타기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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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과 겨울 두 번에 걸쳐 우리 유치원은 교사 위로 행사가 이루어진다. 오늘 원장님의 '2006 년 교사 위로 산 속 말타기 트립' 여름 모꼬지가 진행되었는데... 차안에 가득 바베큐 파티 준비를 해가지고 모두가 신나게 약 30 여분을 달려온 말타기 장소. 그 곳에 우리를 반기는 반가운 말 말 말 말들... 쉽게 눈으로 보기에도 약 100 여 마리는 되어보이는 눈이 큰 말들이 모두 날 쳐다보며 겁주기 시작한다. '괜히 왔나? 오지 말걸 그랬나? 저 큰 등치의 말위에 올라타 떨어지기라도 하면?' 우우 등이 오싹해진다.난 초보중에서도 왕초보라며 아주 얌전한 말을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은 더덜덜 덜덜 떨리고 있는데... 울 원장님 왈, 걱정말고 재미있게 타고 오라고 한다....그래도 내 맘은 방망이질을 한다. 포기할 까 말 까... 안전 모자부터 맞는걸 눌러쓰고 '그래 이왕 온 것 한 번 타보자' 하며 용기를 낸다. '정미 차례~~~' 동료 교사들이 함성을 지른다... '우와...저 위에 올라타란 말야?' '아니 왜 이렇게 말이 높고 큰게야? 작은 조랑말 같은 것 없나?' 아무리 둘러봐도 그 말이 그 말이다. 크으~~ '그래 그 놈이 그 놈 이겠지. 올라타자'생각하고 껑충 오르니..오메 말이 막 간다 자기 맘대로.. '어어어~~~ 거기로 가면 안돼~~ 이리로 와. 아직 출발 안한단 말야...' 아무리 외쳐도 내 말 '키키'는 알아듣지를 못한다. 바보...한국말 좀 미리 배워두지...ㅜㅜㅜ (급하니까 영어보다 우리말이 먼저 저절로 튀어 나온다.아마 한국인이 옆에 있었다면 넘 웃었을 것 같다.ㅎㅎ) 조련사가 지도를 한다. 절대로 긴장하지 말고 여유있게 타라고. 그리고 말을 안 들으면 노래를 부르라고, 키키가 다 알아듣는다고... 오메...얘가 다 알아들어요? 그 소리에 금방 '트윙클 트윙클 리틀스타'하며 작은별 노래를 부르니 주위 사람들이 넘어간다.ㅎㅎ 그래도 내 말 키키는 자기 맘대로다. 마구 이리저리 움직이려 한다. 난 줄을 잡는 방법부터 말이 놀래니 절대 큰소리 치지 말라는 부탁까지 여러 주의사항을 듣고 바짝 얼은(?) 상태로 출발한다. 우리 교사 10 명외에 다른 팀들도 합세했기에 아마 30 여명 정도가 동시에 움직였던 것 같다. '어어~~~ 내 말 키키가 다른 아이들을 따라 가네...어어~~ 위로 오르고 아래로 내리고 별거 다하네. 진흙탕을 뿌작뿌작하며 잘도 가네.옆으로 비탈길도 잘 간다. 늪 지대도 건너고 정글숲도 지난다'. '그런데 뭐야 난 그대로 있잖아.' 바짝 쫄아, 말 고삐를 잡아쥔 손이 조금 느슨해 지려고 했던건 아마 약 30 여분이 흐른 후 였던것 같다. 우리 일행은 산 위를 여러번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 어느 순간에 이르니 잘 하는 팀을 조금 어려운 난코스로 데려간다. 우리 초보팀은 다시 걷는다. 터벅터벅.. 뚜벅뚜벅..모두 일렬로.(줄도 잘 서지.동물한테 배워야 한다니까.ㅋㅋ) 가는 도중 말이 오줌을 싸는것도 보았는데 색깔이 초록 레몬쥬스랑 똑같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아마 풀만 먹어 그런건지...그렇게 이쁜 초록색 소변도 보고... 아~~ 말들은 온통 산이 자기들 화장실이다. 아무곳이나 챙피한 줄도 모르고 부짜작 하며 대변을 본다. 그리고 그 위로 또 가고...크으~~ 산도 아닌 곳이, 길도 아닌 곳이, 늪지대도 아닌 곳이, 부시도 아닌 곳이 모르게 이어지는 산속 말타기 트립. 이제 어느정도 걸으며 말의 생리를 배우니 달리고 싶어진다.(겁도없이, 첨 타보면서...) 난 조련사에게 부탁한다. '우리 넓은 추원에 이르렀으니 달리면 안될까요?' 처음에 말을 타며 가장 쫄았던 난지라 내 말에 빙그르 웃으며 그냥 계속 걸어간다.무시한건가?ㅜㅜㅜ 그래도 난 잠시지만 내 말 키키의 등에서 폴짝폴짝 달리는 경험도 했다. 모올래.ㅋㅋ 또 가다보니 일행을 둘로 나눈다. 여기서도 왕초보와 그래도 조금 초보를... 난 얼른 왕초보의 대열에서 벗어나 그래도 초보 대열로 가니... 대장 조련사, 내 앞을 순식간에 가로막으며 왕초보 자리로 가란다. 크으~~~ 달리고 싶은 내 맘과는 상관없이 눈물을 머금고 왕초보 자리로 돌아선다. 이럴줄 알았으면 말 타는걸 배워둘걸...아쉬워라. 우리 애들이 어렸을 때 말타기 코스에 훈련을 받게 한 적이 있다. 그 때 기다리며 아이들이 타는 말을 바라보았다. 평지에서 바라본 말 들...내 옆에 있었지만 내가 타는게 아니었기에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내가 탄 말은 정말 배도 넘 뚱뚱하고 키도 무지컸다. 그리고 여자 말인데 왜 그케 이쁜지... 커다란 쌍커풀이 넘 이쁘게 생겼는데...댕글댕글 까만 눈동자와 속눈썹도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 내 말 키키와 두 시간을 이리저리 산속을 누비며 뉴질랜드 맛보기를 톡톡히 했다. 정상에 올라 바라본 드넓게 펼쳐진 평야... 한 쪽에선 양 울음소리가 멋지게(?) 말타는 날 위해 불러주는 숲속의 향연으로 들리고, 멀리 보이는 소들의 가장행렬은 지난 주 우리가 했던 인위적인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은 구름기둥 불기둥을 연상시킬 정도로 우리 가는 길을 덥지않게 인도했고, 푸르른 초원은 지친 내 눈을 싱그럽게 만든다. 거기에 새들의 합창과 싱그런 자연적 풀내음까지... 이것이 뉴질랜드임을... 한 번은 난코스를 지나는데 말이 꼼짝을 않는다. 아무리 노래를 불러도, 예쁘다고 말해도, 조용히 귀에다 속삭여도 꼼짝않는데... 엉덩이를 툭툭치며 가자하니 사뿐 움직인다. 으이그...어디다 장단을 맞추어야 할 지...ㅋㅋ 이번엔 조그만 개울을 폴짝 뛰어넘는 코스인데...'제발...무사히 건너서 바로 위로 올라가다오' 한 내 마음을 읽었는지 아슬아슬 통과를 했다. 그런데...우리 교사중에 엘리가 그만 떨어졌다. 그것이 마지막 난코스였는데...다행이 다치지는 않았다고 하나 아마 내일이면 아프지 않을까... 어쨌든 엘리가 떨어진 후로 난 내 말 키키를 더욱 안아주었고 살살 달래가며 그 긴 산 트립을 무사히 마쳤다. 내가 산 정상에 올라 약속한 말 -'우리 한국학교 샘들을 꼭 모시고 와야지.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말타기를 제대로 배워야지.' 얼마나 신이 났던지 2 시간 내내 (아니 처음은 빼고) 조잘조잘 잘도 떠들며 다녔다. 내가 무슨 영화의 주인공 같다느니, 이조시대에 말을 타고 다니며 산을 누볐던 남정네들의 심정을 헤아린다는둥, 말타기의 매력을 알것 같다는둥, 어느 교사의 아이디어로 말타기를 계획해 내어 날 이렇게 행복하게 하냐는 둥.... 마지막 말에서 폴짝 뛰어내리기전, 내 말 키키와 껴안고 사진으로 기념을 남기고 속삭였다. '곧 우리 한국학교 샘들을 모시고 다시 올게. 그 때까지 건강하렴.' 그리고 원장님에게 달려가...'정미 살아왔어요. 우리 점심 바베큐 파티 끝난 다음 다시 또 타요.' 모두 넘어간다. 원장님 왈 '아니 처음 탈 때 왕초보라며 가장 말 잘듣고 안전한 말 달라고 바짝 긴장하며 달달달 떨던 정미 맞아?'ㅋㅋㅋ 그제서야 화려하게 차려진 점심 바베큐 파티 상차림이 눈에 들어온다. 아 배고파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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