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일 전이다. 형님(?) 아우(?)하며 지내는 오클랜드 계춘숙 교장샘으로부터 엉뚱한(?) 멜이 왔다. '아우님~~ 기쁜 소식이 있는데, 날 만나러 오클랜드 올라오면 알려줄테니 함 올라와요' 하는 내용과 지난 한해를 돌이켜 우리의 만남이 참 의미있었노라는 형님다운 말씀이 함께 들어있다. 실은 이건 비밀인데...우리는 전화통화를 하면 주로 밤 10 시 11 시 이후에 시작한다. 이유는 그 전까지는 서로 바쁘니까.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우리들의 학교 운영이야기. 날이 새는줄 모른다. 새벽 1 시, 2 시 뻐꾸기가 뻐꾹 뻐꾹 몇 번을 울 때까지 우리들의 이야긴 밤 새 꽃을 피우다, 해결점도 찾고 서로의 힘듬도 토로하며, 연배도 학교 규모도 다르지만 우린 같은 교장의 길을 그렇게 간다. 이런 계샘이 그만 저렇게 운만 띄우곤 사라져 버렸으니...호기심 천국(?)인 내가 가만이 있을리 없다. 바로 이어진 답글에 언제 올라갈테니 빨리 무슨 소식인지 이실직고 하라 했지만 무거운 입은 꾹 닫혀지고... 안되겠다, 이번엔 전화로 협박(?), '그럼 저 안올라 갑니다' 했더니 올라와서 함께 기쁨을 나누자 하시며 쫌만 기다리란다. 그리고 어제 목요일, 난 만일을 제껴놓고 약속된 시간에 오클랜드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10 시 출발 버스가 12 시 15 분 오클랜드 스카이 타워에 도착할 때쯤 전화를 드려 다왔다고 연락한다. '고선생님, 쫌만 기둘려봐, 아주 멋진 사람이 마중을 나갈테니...' 오메 이건 또 뭔소린감?? '아니, 교장샘이 안 나오고 누가 오남요?' '아무튼 기둘려...곧 그라운드로 내려갈테니...' 드디어 만난 분, 오클랜드 교육영사이신 여 영사님이다.(근데 진짜 여 영사님은 잘 생기셨다.ㅎㅎ) 영사님과 점심을 함께 하며 한국학교 의논을 하기로 했기에 혹시나 했드니... 아무튼 난 영사님을 따라가는데... '총 영사님이랑 모두 기다리십니다. 오늘 만남은 고정미 선생님이 오신다 하기에 마침 계춘숙 선생님의 대통령 표창 시상식도 겸해서 하려고 이렇게 모임을 주선하게 되었습니다.' 꺄악~~~~~~~~~~~~~~~~~~~~~~~~~~~~~~~~~~~~~~~~~~~~~~ 스카이 타워 안의 에스카레이터가 내 외마디 외침에 파르르르 진동을 떤다. '아니,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누가요? 무슨 상을요? 진짜에요?' 만약 그 자리가 각 나라 사람들이 다 오는 뉴질랜드 명소가 아니었다면 아마 난 영사님 손을 붙잡고 겅둥겅둥 뛰었을 것이다. 그러자...'아니 모르셨어요?' 내 외마디 비명에 더 놀라신 영사님이 주위를 의식해서 두리번 거린다. '네...어쩜 이런 소식을 그리 감추고 이토록 깜짝쑈를 하실까...계교장샘 나빠쓰...우씨~만나기만 해봐라.'ㅋㅋㅋ 그리고 328 m 인 타워 꼭대기에 올라오자 마자 난 계샘을 바라보며 가재미 눈이 되는데(영사님들이 계시든 말든ㅎㅎ)...뒤에서 내 머리위로 여 영사님 가로짓는 손 모습이 창문에 비추인다.(본인은 절대로 말한적 없다고)ㅋㅋㅋ 이렇게 오클랜드 영사님들 네 분과 함께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었는데...아마 계샘 다리가 내 꼬집힘에 멀쩡하지는 않으리라.ㅎㅎㅎ 작년 이 곳의 초 겨울 정도로 기억하는 오뉴월이었나...'포상 받는 자' 추천하라는 공문이 한인회로 왔다. 이것을 본 이곳 한인회장, '여기 조건에 맞은 분이 해밀턴에선 고 교장샘 밖에 없네요 교장샘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하신다. '아니죠...찬물도 위 아래가 있는데...당연히 오클랜드 한국학교가 먼저 받아야죠.' 그리고 이어진 계 교장샘의 상타기 작전. 먼저 내가 영사님께 추천하고 다시 오클랜드 한인회와 영사관이 발 맞추어 이루어낸 쾌거가 바로 어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니 나로선 내가 상탄 것보다 더 기쁠 수 밖에. 연말까지 아무 소식이 없어서 추천한 나로선 미안하기도 하기에 담에 다시 또 추천해야지 했는데... 12 월 31 일에 결재가 났고 시상을 어제 한 것이다. 영사관 시상식 장. 비록 관저 직원들만 모인자리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이건 엄연히 대통령이 하사한 표창인 것이다. 프레쉬 사진을 펑펑 터트리며 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훈장을 꽂아주시는 총 영사님의 손길에 환희의 웃음을 짓다, 포상으로 받은 시계에 많으면 해밀턴에 떨구라는 농담까지 해가며 우리는 그 순간에 학교를 운영하며 아픔도 기쁨도 함께 하려했던 모든 시간들을 추억의 명장면으로 담아낸다... 3 년전,'6회 계춘숙 선생님의 교장취임을 축하합니다.'하며 이곳에 올렸던 축하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작은 거인 계춘숙 교장선생님. 중 고등학교와 대학에 계시다 10 년전 이곳으로 이민오시어 발로뛰는 유치반 한국학교 교사부터 초등학생 교사 그리고 교감과 교장을 두루거친, 교육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라도 할 말이 있을 것 같은 정말 큰 거인으로 우뚝선 계춘숙 선생님에게 찬사를 보낸다. 썸머타임 실시로 9 시가 지나도 노을이 있고 환한 이곳의 여름... 까맣게 발갛게 물들어가는 노을을 앞에 걸치고 내려오는 2 층버스안의 난, 두 시간 내내 설레임으로 잠이 오질 않는다.옆에는 내려가며 먹으라는 김밥과 '내가 오이지 담가 남에게 퍼주는 재미로 살지' 하시며 몇 번을 포장해 싸 주시던 친정 엄마 같은 맘의 오이지가 물끄러미 달라진 주인을 바라본다. 어떻게 다시 진짜(?) 축하를 해드리나... '기둘리세요. 아랫동네 천사와 한마당 선 후배 동기가 해드리는 축하파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