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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연수회를 이틀 남겨 두고…

여기에 오시는 여러 선생님,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도 많습니다. 제가 제대로 지킴이 구실을 해야 하는데 여엉 나몰라라 하고 있었으니... 혼좀 나야죠? 이번에 한국에 많이 모일 것 같은데 어느 날짜에 어떻게 만나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벌써 몇 분은 오셔서(여성대회? 참가) 밤늦게 끝나는데 만날 시간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이곳에는 늘 여러 선생님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되고 언니 동생, 오빠 동생, 누나 동생으로, 동료 교사로 함께 뒹굴고 있어 참 행복하고 가슴 뿌듯합니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작한 제11회 연수회가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군요. 이번에는 여러 가지로 변화가 많았는데 발전적(?) 변화이기보다는 번거로운 변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뒤 사정을 말하자면 길지만, 어쨌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고 연수원이 아닌 곳에서 연수회를 열다 보니 불편하고 부족한 것도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은 국립국어원 세미나실에서 하고 잠은 이곳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국제청소년센터 '드림텔'에서 잡니다. 따라서 아침과 저녁은 숙소에서, 점심은 강의장 식당에서 먹고 있답니다. 숙소에는 4명이 한 방에서 생활할 수 있는 곳인데 방안에 있는 침대 4개 중 하나는 2층 침대이고 4명이 함께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할 공간도 없이 좁습니다. 꽤나 불편하실텐데 지금까지 잘 참아 주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이 참 고맙습니다. 연수원에서처럼 솔밭을 거닐며 자연의 냄새를 맡기가 힘들고 넓은(?) 거실에서 맘껏 토론하고 이야기할 공간조차도 없는 실정이랍니다. 그래서 내일밤에 있을 어울림잔치(장기자랑)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호흡을 함께하고 몸짓을 함께할 공간과 시간이 없으니 큰 강당에 한데 모여 이야기나 주고받고 끝날 모양이라서 허전합니다. 이번에 참여한 선생님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런 환경에서 많은 걸 기대했던 제가 잘못이지요. 23나라에서 34사람의 훌륭한 선생님들이 오셔서 잘 적응하고 저를 잘 도와주고 있어서 그나마 힘이 되고 위안이 됩니다. 또 반장님이 그 어려운 환경을 잘 극복하고 잘 이끌고 있어서 제게는 얼마나 다행이고 힘이 되는지 모르시죠? 반장 선생님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만 들어도 잠이 번쩍 깨고 힘이 나지요. 이번 반장 선생님은 중국 베이징에서 오신 이정애 선생님이랍니다. 이번 주는 참으로 쏜살같이 지난 느낌입니다. 할 일도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은데 날짜는 빨리가고 늘 시간에 쫓기다 제대로 못 챙기고 허덕이기도 합니다. 이틀을 남겨 두고 많은 것들이 벌써 아쉽습니다. 늘 그랬듯이 차분히 잘 마무리해야겠지요? 천사 선생님의 학교 문제를 읽으니 몇 년 전 김별찬 선생님의 글을 읽고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나며 또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다음 글을 읽으니 참 마음이 후련하고 기분 좋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군요. 밀린 일 처리하려고 저녁 먹고 혼자 국어원 현관에 있는 컴퓨터 앞에서 잠깐 짬을 내어 몇 자 적었습니다. 일부터 끝내 놓고 또 짬을 내야겠네요. 뭔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냥 마음이 울적하고 허전하네요. 다음에 또 봐요. 오랜만에 젊은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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