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복, 보셨나요? 2004년 10월 26일 처음 공새미 사물놀이 가족을 멕시코 한글학교 유재분 교장선생님을 통해서 알게 된 날이다.1 년간 세계 여행를 하며 가족이 사물놀이로 우리나라를 소개하는데...한국학교에 한 시간 수업보다 나으니 혹 각자 나라에 들르면 아이들에게 소개하라는 글을 한마당에 올린 것이다. 그 후 두어 달 후 12월 18일, 태어나 처음 해본 수술을 마친 날, 공새미 가족은 뉴질랜드에 왔고, 해밀턴 곳곳에서 우리의 자랑인 사물놀이를 소개했다. 그리고 오클랜드를 거쳐 호주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위해 떠났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내 감사의 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계속 이어지는 소식은 공새미 누리집에서 혹은 개인 메일로 안부가 오고갔고... 어느 날 새로 구입한 공새미 사물놀이 한복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연초록의 은은하고 우아한 한복을 예닮이라는 한복회사가 후원했다는 것이다. 이 당시, 우리 와이카토 한국학교는 무용 수업으로 부채춤 혹은 장구춤 등을 전문교사가 가르치고 있었는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한복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발표할 때도 구시대 한복부터 정말 여기저기 어렵게 구해 발표했기에, 한복을 구하려고 여러 기관과 서울의 재단 등에 알아보았는데 정말 쉽지 않다며, 그렇게 후원받을 수 있는 업체가 있으니 좋겠다는 부러움과 해외에 있는 우리의 어려운 형편을 넋두리 삼아 이야기를 한 기억이다. 그 후 2 년이 지난 올 2 월. 공새미로 부터 뜻밖의 반가운 편지를 받는다. 예닮 한복회사에 우리 형편을 이야기 했고 그 결과 드디어 한복을 지원한다는 확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멘. 난 공새미 에게 우리도 부탁해 달라고 말한 적이 없다. 왜냐면 정부 기관이나 예술단체에서 공연하고 넘기는 헌 한복 등 정말 똑같은 한복을 구하려고 사방으로 알아보았으나 돌아오는 결과는 늘 안 된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공새미의 뜻하지 않은 소식에 얼마나 놀랐겠는가! 얼른 감사의 편지와 함께 교사들과 의논해 몇 벌이 좋은지, 치수, 남아 여아 등 구체적인 의논을 하게 된다. 후원해주는 기관에 미안하지 않게 남녀 각 5 벌씩 10 벌만 요구를 했으나 돌아온 답은 각각 10 벌씩 해준다는 것이다. 배의 응답이 왔으니...이 때의 감사함이란... 그런데 가만 아이들 연습하는 광경을 지켜보니 부채춤을 모두 14 명이 하고 있다. 그러기에 염치없지만 혹 4 벌 추가가 가능하냐는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주신다. 할렐루야... 다음으로 운반 문제다. 처음부터 끝까지 중간에 모든 연락을 맡아한 공새미 가족은 본인들이 운반비를 낸다며 알아보았더니 25kg이 넘어 약 30 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이것은 내가 용납이 안 되어 여기서도 알아보니 가격이 비슷했다. 그런데 이 새 한복 24 벌이 오는 과정에 운이 없으면(?) 세금을 물릴 수도 있다는 소리를 이곳 택배 회사로부터 듣게 된다. 그것도 자그마치 부가가치세 12,5%와 관세 19.5%를... 갈수록 태산이다. 이때 생각난 기관이 영사관이다. 영사관이 이 물건을 받아줄 경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운반비는 우리가 내고. 그러나 돌아온 답은 NO 이었다. 이렇게 한번 선례를 남기면 세금 탈피하려고 영사관 주소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응답에 이해는 갔지만 서운했던 건 사실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학교 아이들 쓰려고 후원한 것을 받아만 주는 부탁인데... 이번엔 오고가는 교민들에게 부탁을 해보려고 찾아보았다. 그러나 외국에 다니는 사람들 짐이 장난이 아님을 모두 알겠기에 서너 박스로 나누어 부탁을 해보려다 결국 포기를 했다. 아무리 세금을 안내려고 하는 거지만 이건 할 일이 못되었다. 다음으로 또 생각난 곳이 대한항공이다. 이것은 유럽 샘이 아이디어를 주셨던 기억이다. 대한항공에 부탁했다. 당연히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장문의 구구절절한 내 편지에 도와주고 싶은 맘은 굴뚝같으나 방법이 없다며 항공이나 배편을 이용하라는 미안함의 친절한 답변이다. 한 번에 손들을 내가 아니기에 다시 연락을 취했다. 내 글을 읽어주어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주인 없는 우편물이 아니라 누군가 가져올 테니 제발 이 한복 박스만 NZ까지 가져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몇 차례 힘든 전화통화와 메일이 오고가니...드디어 손을 들고 25 kg 초과 수화물 승인을 허락해 준다. 감사 또 감사.^^ 그럼 이제 누가 이 물건을 한복회사에서 공항으로 또 NZ까지 가져온단 말인가. 정말 끝이 없다. 산 넘어 산이다. 결국 아기 데리고 한국에 다니러간 울 학교 박선경 선생님에게 공항으로 한진 택배를 이용해 보낼 테니 가져와 줄 수 있냐는 부탁에 허락을 받아낸다. 만약을 대비해 이 한복이 후원을 받은 것이며, 학교에 쓸 물건이지 팔 것이 아님을 영어로 부드럽게 설명할 분으로 가장 적합해 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탁을 했던 것이다. 결국...오늘 6월 22일 일요일, 24 벌의 한복과 부탁하지 않아도 주신 캉캉 속치마, 아얌, 도령모, 예사귐(고전 머리띠)등을 각각 10 개씩 더 보내주셔서 우리 집 거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복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난 울었다. 이 일이 있기까지 몇 개월간 내가 관계자에게 보낸 메일과 전화가 수십 통으로 그 고생 끝에 흘린 눈물이 아니다. 부러움에 남긴 한 마디를 그냥 흘리지 않고 새겨두었다가, 힘들게 예닮에 부탁해 후원을 받아주신 공새미 사물놀이 가족의 가없는 헌신이 눈앞에 밟혀 울었고... 공새미 가족의 부탁에 국내에도 후원할 단체가 많을 텐데 같은 동포로 우리의 한복을 좀 더 세계적인 차원의 국위선양을 위해 100 만원이 넘는 한복을 생면부지의 교장과 와이카토 한국학교에 후원하신 예닮 한복 회사가 너무너무 고마워 저절로 눈물이 흘렀고... 오클랜드 대한항공이 요즘처럼 기름 값 인상으로 힘든 상황에 우리 학교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고 기꺼이 허락해 주셔서 무사히 배달시켜 주셨으니 너무 감사해 눈물이 나왔고... 두 돌 박이 딸과 함께 돌아오는 여정에 본인들 챙기기도 힘들 텐데 ‘네 제가 할게요’ 기쁘게 대답하고 가져다준 박선경 선생님이 사랑스러워 흘린 자연스런 눈물이고... 다음 주면 우리도 똑같은 새 한복을 입고 다른학교 부럽지않게 부채춤을 출 수 있으리라는 꿈나무 우리 아이들의 환한 얼굴이 그려져 복받쳐 흐른 감격스러움의 눈물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복, 여러분은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