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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여덟번의 공항을 다녀온 NZ 촌닭^^


본댁 윤선영샘의 공항 이야기를 보며 저도 얼마전 다녀온 공항 이야기가 생각나 올려봅니다.
울 한마당 샘들은 모두 외국에 사시니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죠? NZ촌닭 이야기, 함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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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한글학교 협의회 미팅이 호주 시드니에서 열려 얼마 전에 다녀왔다.

비행기를 타본 경험이 있는 자로써, 지난 여행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무식하게도(?) 돌아오고 나서야 알았다.



대륙 별 한글학교 협의회로는 마지막인 오세아니아 한글학교 협의회는 4년 전부터 맘만 있다가, 지난해 뉴질랜드 한인학교 협회장을 하며 거의 협박(?)에 가깝게 호주 샘들을 다그쳐 만들었다. 힘들고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세계 한글학교 준비위원으로써 오대양 육대주에 걸맞은 모양새를 갖추어 놓고 보니 보기에 좋았었다. 그랬기에 이번 여행에는 호주 샘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회의가 이루어지는 금토 이틀간만 딱 머물기로 했다. 당연히 시드니 여행일정은 예정에 없었다.



이런 배려는 나만의 욕심이었을까! 결국 다녀와 며칠 꼬박 몸살을 앓고 나서야 정신차리고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었다.



1월 28일 금요일 이른 새벽 3시, 아들이 깨운다. 엄마 어서 짐 싸서 다녀오세요……

전날 회의 준비며 다른 일로 짐도 안 싸고 자던 엄마를 흔든 시각이었다. 1시간 짐을 챙겨 4시가 조금 넘어 해밀턴 공항으로 향했다. 새벽 공기가 12월 한여름이지만 제법 싸늘했다. 해밀턴에서 오클랜드까지 가는 경비행기를 탄 시각이 6시. 이때가 첫 비행장인 해밀턴 국내 공항이다.



다시 두 번째 공항인 오클랜드 국내 공항에서 호주 시드니 행을 타기 위해 세 번째 국제 오클랜드 공항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첫 경험이었기에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NZ촌닭이다. 네 번째 시드니 국제 공항에 내려다 준 시각은 아침 10시 반. NZ가 2시간 빨리 가는 시차 덕에 내 배는 식욕의 사인을 보내옴에도 불구하고 현 시각은 10시 반이 되었다.



공항으로 마중 온다는 샘에게 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기차가 편하니 기차 타고 가겠다고 우겨 스트라스필드라는 곳의 티켓을 끊었다. 아무리 보아도 공항 기차 안내에 스트라스필드가 안보여 여쭈어보니 센트럴에서 갈아타야 한다는 친절한 호주 시민들의 안내를 받게 되었다. 우씨…제대로 알려주지…

센트럴에서 플랫 홈을 이동해 기차를 바꿔 타려는 것 또한 촌닭 냄새가 풀풀 넘쳐났다.



12시가 조금 넘어 스트라스필드 역에서 내려 출구를 찾아 헤매니 호주 협의회 부회장이 마중 나와있다. 이미 아는 터라 우리 둘은 반갑게 포옹을 하고 커피숍으로 가서 오늘 할 일에 대해 의논했다. 그리곤 전체 호주 임원들과 저녁까지 첫 오세아니아 한글학교 협의회 교사 연수 계획이며 회칙 개정, 비영리단체 등록, 은행계좌 개설 등을 일사천리로 논하고 호텔에 들어갔다. 이때가 저녁 7시경이었지만 NZ시각은 밤 9시었다.



아고 고단해라…새벽 3시부터 움직이며 촌닭을 몇 번 연출한 난 호주 부회장, 총무와 함께 협의회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다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깨어보니 밤 12시, 난 말똥말똥한 눈인데 호주 부회장과 총무는 게슴츠레하다. 계획서 나머지를 다 마무리하고 그래도 호주에 왔는데 어떻게 그냥 가냐며 그 새벽에 야경(?)을 보러 나갔다.



세 번째 와본 시드니, 언제 봐도 아름답고 우아했지만 구석구석 비교되는 NZ만의 청정해역이 그리운걸 보니 ‘역시 난 키위인가 보다’ 란 느낌을 받았다. 시드니의 유명하다는 달링하버에서 유명한 핫도그를 먹으며 바다 냄새의 싱그러움을 느낌도 잠시…피곤한 두 샘을 위해 얼른 숙소로 돌아왔다.



두 분을 집으로 보내고 난 호텔에서 혼자 열심히 예산 신청을 짰다. 잠든 벌로 나 혼자 하라는 숙제였다.^^ 오세아니아주는 호주를 비롯 뉴질랜드와 근처의 섬나라들이 해당된다. 타 대륙과 달리 나라별 분포도가 조금 기형적(?)으로 보이기에 예산 신청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어떻게 배려를 해야 모두 행복한 결과가 날지 첫 연수를 실시하는 입장에서 기대가 된다.



거의 잠을 안잔 난 아침부터 또 다른 샘을 만나 마지막 의논을 하고 점심을 먹고 1시에 스트라스필드 기차역으로 나왔다. ‘흠…어젠 헤맸지만 오늘은 아니까 잘 가겠지…’속으로 안심하며 다시 공항에 데려다 준다는 것도 뿌리치고 또 기차를 탔다. ‘오케이. 센트럴에서 내려야지? 역시 경험은 중요해.’ 이런 안도감에 촌닭 티를 안내며 잘 갈아탄 것까지는 좋았었는데… 이번엔 방송도 안하고 다음 역 안내도 안보여 그만 한 정거장을 더 갔다. 우씨…

이때는 지리를 몰라서 헤맨 촌닭이 문제 아니라 비행기 시간이었다. 서둘러 반대 방향으로 갈아타 시드니 국내선을 향해 갔다.



내가 만난 다섯 번째 공항인 시드니 국내선은 처음이라 역시 어리버리 그 자체였다. 주로 직항을 탔기에 국내선 경유를 안 했는데 이번에는 NZ협의회에서 지원하는 출장비로 움직이는 거라 조금이라도 절약하려고 갈아타는걸 택했더니 여러모로 경험을 시켜주었다.



시드니 국내 공항에서 다음 장소 이동은 여섯 번째인 호주 브르스베인 국내 공항이다. 도착해서 국제 공항은 어떻게 가냐고 물으니 버스를 타도되고 기차도 된단다. 둘 다 보였다. 여행가방을 이번엔 버스에 싣고 일곱 번째인 브르스베인 국제 공항으로 갔다. 이 곳은 자주 와봐서 그런지 낯설지가 않았고 아주 친근한 맘에 후다닥 공항 검색을 마치고 일찍 게이트로 향했다.



익숙한 브르스베인 국제 공항에선 너무 일찍 들어온 덕에 편하게 앉아 마지막 공항인 해밀턴 행 비행기를 기다렸다. 또 다시 비행을 3시간 반 가량하니 드디어 마지막 여덟 번째인 제 2의 내 고향 해밀턴 공항에 새벽 1시에 도착하였다. 남편이 아들과 함께 마중을 나왔는데 많이 고마웠다.



만 이틀간 8번의 공항을 만나게 된 이유는 배려였다. 호주 협의회에 조금이라도 나로 인해 피해를 덜 주게 하려고 빨리 미팅만 마치고 돌아오려는 내 짧은(?) 생각과, 직항보다 싼 경유 표를 사서 뉴질랜드 협의회에 물질적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예쁜(?) 마음 씀이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알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녀와 온몸으로 호소하는 내 육신에게 많이 미안했다.

‘넘 남만 생각했구나……’ 바보……주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세아니아 협의회 첫 태동이 다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소뿔 (2011-03-21 19:32:35)
정말 힘드셨겠지만 덕분에 오세아니아 한글학회사 탄생하잖아요. 천사님 같은분의 추진력으로 발전이 이뤄지는 것 같아요.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천사 (2011-03-22 02:39:21)
소뿔샘, 반갑습니다. 이제 곧 4월에 뵙죠? 수도인 웰링턴에서 연수도 하고...정말 뉴질랜드 교사연수가 많이 발전했어요. 처음 협의회를 만들 당시...그 먼곳에 비행기를 타고 가는게 과연 가능할까 했는데 말입니다.ㅎㅎ그럼에도 불구하고 90여명이 모여 하게되었으니...정말 짱입니다.^^
그럼...준비하느라 수고 많으시고요 4월에 뵙겠습니다.^*^







별찬 (2011-03-24 14:54:17)
에고.... 아니 한 번 왕복이면 될 곳을 여덟 번이나... 천사언니니까 가능한 얘기일 것입니다. 글에도 쓰셨지만 남에 대한 배려도 좋지만 앞으로는 나 자신, 나의 시간에 대한 배려도 꼭 하시기 바랍니다. 천사님의 고생과 아름다운 배려덕분에 오세아니아 협의회는 더 발전할 것입니다. 안그럼 제가 더 억울할 거예요... 건강하세요.^*^







천사 (2011-03-25 02:28:49)
별찬샘...어제 밤에 2011년 첫 한뉴우정협회 모임을 마치고 거의 몸따로 맘따로 움직이며 잠자리로 직행, 이제 아침입니다. 출근 전인데...잠시 인사드리고 갑니다.
오세아니아 협의회...잘될겁니다. 늦게 시작하지만 먼저된 나라보다 더욱 알찬 계획으로 호주 뉴질랜드를 중심으로 남태평양의 섬나라들과 함께 한글학교 교사 모임을 가질 계획입니다.
8번이면 어떻습니까...그 일로 인해 더욱 발전하는 기회만 된다면 또 해야겠죠?ㅎㅎㅎ당근입니다^^







최유미 (2011-03-28 07:07:14)
그래도 오세아니아 동네는 영어를 써서 언어 장벽은 없잖아요. 여기 유럽은 동네는 다 붙어있어서 가기는 쉬운데, 말은 영어, 불어, 스페인어, 독일어, 이탈이아어, 네넬란드어, 각각이라 한번 움직일라면 스트레스 받아요.







천사 (2011-03-28 15:12:33)
춘향이 최유미샘...ㅎㅎㅎ그러게요...저희 동네는 영어가 주를 이루지만 그래도 태평양 섬나라들은 자기네 고유 언어가 다 있답니다. 하지만 비행기로 움직일지언정 영어가 공통어로 쓰여지기에 말씀대로 언어 장벽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모여서는 주로 한국어만 쓰지 않나요? 한글학교 교사들인데...공항, 역등을 통과할 때 각 나라말로 어려울라나? 제가 유럽을 아직 못 다녀와 이케 무식합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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