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김현승의 '가을의 기도' 1연)
' 선생님 모국어는 한국어를 말하는 것이지요?'
한국학교로 중3학년 아이로 제가 근무하는 International School MYP(Middle Year Programme) 과정에 있는 아이의 질문이에요. 시를 읊다 말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표정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창 밖을 바라볼 밖에 별 도리가 없었어요.
초등 6학년까지 한국에서 교육을 받다 부모님 사업 관계로 중국으로 갔다 다시 그 아이만 영국으로 유학을 온 아이예요. 영국 유학 온 지 3년 째, 올해부터 Gr9이 되어 국어 수업을 받게 된 것이지요.
'선생님, 전 국어 잘 못해요. 그리고 꼭 국어를 해야 하는 건가요?'
“전 IB 안 할 거예요. A Level학교로 내년엔 옮길 거예요.”
이런 얘들에게 왜 한국인이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지를 알게 하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하며, 한 문장이라도 좋을 글들을 가르쳐 보려고 앞만 보고 달려 왔다.
그렇게 달려 온 지도 어언 16년! 이제 살아 있을 날들을 손꼽으며 살아야 할 나이가 되었다. 하나님이 부르시기 전에 내게 주신 일들을 잘 감당하면서…
살아갈 날들이 얼마 남지 않는 탓일까? 아님 내가 하는 일들이 바위에 계란 치는 일처럼 보인 탓일까? 이 가을, 더욱 외롭고 쓸쓸합니다. 한편, 외롭다 쓸쓸하다는 글을 쓰는 내가 너무 사치스럽다는 생각도 합니다. 천사샘의 ‘컨테이너’ 글을 읽으면서.
찾아 와 힘을 얻고 싶어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이 가을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가지에 다다른 까마귀 같은’ 내 영혼을 위해 기도합니다. 고독한 내 영혼을 위해.
수선화 (2011-10-12 08:09:06)
한마당 샘들 오랜만에 문안드립니다.
천사샘 좋은 글 잘 읽고 샘이 바람이 이루어질 날을 기대합니다.
별찬샘 한국에서 얘기도 못하고... 지금은 위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이 힘듭니다. 그리고 영어권 한국어 교재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후기로 드릴 말씀있는데, 메일 주소 남겨 주세요. 아님 제 메일이 jsleepark@gmail.com 입니다.
친절한옵서버 (2011-10-15 00:46:50)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천사 (2011-10-15 12:01:56)
수선화샘...애효...여름에 스카이프를 통해 본 아프신 모습이 아직도 역력한데...아직 완쾌가 안되었네요. 늘 우리 한마당 샘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수선화 샘 건강도 기도합니다. 말씀대로 살아갈 날이 더 적은 우리들이기에 하루하루가 귀하지요? 샘의 평안한 영혼을 위해 함께 손을 모읍니다.
샘...건강하시고요...작은 공간이 샘에게 힘이되는 그래서 샘의 꿈과 바람이 이루어져 전능하신 분의 섭리와 계획되어진 합당한 길로 가도록 힘을 드립니다. 힘내세요^^
별찬 (2011-10-15 12:14:16)
선생님... 오랜만에 들어오니 선생님의 반가운 글이.... 선생님이랑 정말 많은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매번...ㅠ.ㅠ 위가 아직도 완쾌되지 않으셨다니...ㅠ.ㅠ 너무 애쓰고 계시는 것 같아 마음이.. 나이가 들고보니 일도 좋지만 나를 돌보며 해야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가을인데... 저도 요즘 많이 쓸쓸하고 힘드네요...ㅠ.ㅠ 메일 드릴게요.
에스파냐 (2011-10-16 04:58:06)
에스파냐
14기 연수생 스페인 국립 라스라스팔마스 대학교
이횡권 입니다. 인사드립니다.
선배님들께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힘 닫는대로 열심히 하시니 보기에 좋습니다.
지난 8월15-29일에 몽골 강의현 교수님께서 스페인을
다녀 갔습니다. 누추하지만 우리집에서 먹고 자고 했습니다.
내년 여름에 잘 계획을 새우셔서 한 번 다녀 가시도록 ,,,,,
서로들 연락을 취해 가면서 말입니다.
서로들 기도해 주시고 건강을 챙겨 주시고 하면서 말입니다.
저의 이메일은 laspalmaslee@hanmail.net 입니다,
수선화 (2011-10-20 06:17:06)
천사샘 별찬샘 감사합니다. 친절한 옵서버, 에스파냐 샘 안녕하십니까?
오늘 영국 한국교육원 주최 한글날 기념 글짓기 심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의 글에서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노고와 사랑을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