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반을 넘어 집을 나서 오세아니아 한글학교 교사연수를 위해 오클랜드 공항에 오니 5시가 다 되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칠레 항공인 ‘란’을 타본다. 싼 비행기 표를 찾다보니.......
실은 아침에 공항에서 반쪽으로부터 자비로 움직이는 한글학교 교사 연수 때문에 헤어지기 전 한바탕 잔소리를 들어 풀이 죽어 있었기에 여행 시작이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새벽 2시에 데려다 달라하고, 다시 도착하는 밤 12시에 데리러 오라 하니 좋아할 반쪽이 있을 까만 서도.....아무리 그렇다 해도...... 어떤 소리를 해도 움직일 아내인데....... 그냥 좀 좋게 보내주지 꼭 그케 티를 내다니....... 나뽀라.^^
이런 심란한 맘을 갖고 수속을 다 마치고 기다리는데 방송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오잉? 뭐가 잘못되었나? 생각하며 깜짝 놀라 가보니 표를 바꿔주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냐고 물으니 다른 경험을 하란다.
언뜻 보니 5c로 번호가 앞이기에 누군가 같이 가는 일행을 위해 바꾸었다고 순간 생각했다.
좋은 일했다 생각하고 기내로 들어서는데.......
표를 보여주자 보통 일반석은 오른쪽을 가리키는데 잘생긴(?) 칠레 남자 승무원이 왼쪽을 가리키며 움직이란다.^^ 어? 그제야 감 잡은 난 ‘나에게 행운이?’ 란 반가움으로, 방금 반쪽에게 푸대접 받은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한층 업 되어 갑자기 무수리에서 퀸이 된 양 버젓이 나에게 주어진 그 화려한 자리에 앉았다.ㅎㅎㅎ
그런데…와우... 모르는 게 넘 많았다.
대한항공은 비즈니스를 한 번 타 봐서 익숙한데…칠레 항공은 처음이라 모든 언어가 스페인어 같기도 하고… 좌우간 이 어리버리가 살살 조심조심 눈치 보며 자리를 주욱 늘려 침대도 만들어 봤다, 안락의자처럼 편안한 레이지 보이 의자도 만들어도 봤다, 마사지를 받아도 봤다, 촌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ㅋㅋㅋ
자~ 이젠 서비스가 장난이 아닌 아침이 나오는데….호텔 아침은 저리가라다. 일반석도 똑같은지는 모르지만 좌우간 난 아침을 정말 황후의 찬으로 앞저트, 메인저트, 뒤저트까지 엄청 잘 먹었다.ㅎㅎ 아쉽게도 다 먹었는데…‘아차! 사진하나 찍어둘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믈렛, 야채 전 같은 반찬, 방울토마토 구이, 각종 과일, 화려한 빵들, 요거트, 커피, 등등…정말 대단했다. 우리나라보다 못산다고 생각했던 칠레, 일등석이라 그런 식사가 나왔남??
암튼 아주 달콤한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이제야 짝꿍으로부터 헤어 나와 내가 지금 오세아니아 한글학교 교사 연수를 위해 경희사이버대 은사님이신 김지형 교수님을 뵙는 호주를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 나오기 전에 김지형 교수님의 강의노트도 미리 보았다. 그래야 가서 행여 질문이라도 하면 제자인데 못 맞히면 안 될까봐 준비도 했다.ㅎㅎ
24페이지에 해당하는 글을 다 읽고 황후의 식사도 마치고 이제 손가방을 두려는데.......
아, 이 촌놈.ㅎㅎㅎ아무리 봐도 손가방을 두는 곳이 안보였다. 그래 발밑에 두었더니…스튜어디스가 위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가만 보니 옆에 아저씨가 1M가량 떨어진 앞좌석 뒤 아래를 열어서 노트북을 두는 게 보였다.ㅎㅎㅎ좋은 자리를 주어도 이렇게 몰라 사용 못하는 날 보며 엄청 무식함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ㅋㅋ
행운의 비즈니스 좌석으로부터 시작한 호주 연수 이야기...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ㅎㅎㅎ^^
친절한옵서버 (2011-10-15 00:45:36)
1등석 표가 하늘에서 떨어졌나 보네요! 그것도 대단한 재주예요! ㅋㅋㅋ...
천사 (2011-10-15 11:47:34)
후후 정말 말 그대로 행운이죠? 칠레 항공을 첨 타봐서 얼마나 맘 조리며 탔는데요...누가 남미는 시간을 잘 안 지킨다며 겁을 팍팍 주었거든요.ㅎㅎ
그런데 저런 운이 따랐네요. 아마도 제 맘을 미리 알고 인식 변경을 시켰나봐요.^^재주는 재주죠?ㅎㅎ
별찬 (2011-10-15 12:16:39)
하늘이 천사를 알아보고 행운을 듬뿍! 언니는 그런 대접 받고 받아도 모자라는 분이지요... 앞으로 언니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알아본 하늘의 천사가 더 많이 더 풍성하게 축복과 행운을 주리라 믿어의심치 않으며... 오늘도 울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한글전파를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천사님 아자!!! ^^
천사 (2011-10-15 12:30:45)
후후 아무래도 우리 같은 시공간에서 글을 남기는것 같네요.ㅎㅎ
어휴...저 행운보다 더 큰 은혜는 나와서 알았지요.ㅎㅎ 세상에...하도 음식이 많이 나와 요거트와 작은 병에 든 잼은 못 먹겠기에 암 생각없이 들고 나왔답니다. 그리고 공항 마지막 라인을 음식 없는 곳으로 쑤욱 자신있게 빠져나왔고, 모임 장소에서 다른 샘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 샘이 배고프다고 하길래 여기 요거트 있다며 주었더니만...다들 입이 헉 벌어지네요.ㅎㅎ
아니 요거트를 지금 가지고 나왔단 말이에요?ㅋㅋ 정말 용감했죠? 완전 모르고 행한 일이지만 잘못 걸리면 뉴질랜드는 벌금이 1000 달러이고 나오는 수속도 복잡하고...ㅎㅎ 하여간 거기 모인 샘들이 저보고 비즈니스 좌석보다 더한 행운을 만나 무사히 연수장소에 가게 되었다고 한바탕 웃었네요.ㅋㅋ
별찬샘...요즘 힘들텐데...웃으라고...몇 마디 적고 갑니다. 어리버리 선배가 이러고 살지만 다양하게 지켜주는 전능하신 분 덕에 감사하며 살지요. 좋은 날이 있을겁니다. 힘든 일도 다 지나가고 기쁜 일도 다 지나가니...나에게 준 '오늘'에 감사하며 살아요. 힘내세요. 더 굳은 땅을 위해서요. 아자아자!
에스파냐 (2011-10-16 04:37:29)
에스파냐
천사님의 글을 잘 보았습니다.
시진을 보니 서울에서 뵈옵던 기억이 좀 납니다.
좋은 소식들을 자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4/4분기 선교 보고서를 뉴지와 몽골에 우편으로 송부 했습니다.
아마 곧 도착 되리라 봅니다.
친절한옵서버께서 이곳을 다녀 가시게 되어 평강교회라는 교회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몽골로 연락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내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언제 시간 보아서 스페인을 한번 다녀가시기 바랍니다.
뉴지에 수산업을 하시는 왕기용회장님이 아직 연락이 안되고
있는데 동원수산(본사 서울)에 연락을 취하는 대로 소식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호주에 다녀 오셔서 무척 피곤하시지요,
혹시 호주 한인회에 연락이 되시면 정인주씨 라고
동래고,부산수산대학교(현 부경대학교 전신)출신
으로 메일 주소나 전화번호라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또 소식 드리겠습니다.
천사 (2011-10-19 23:38:15)
에스파냐 샘...이미 메일로 말씀드렸듯이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정성과 사랑에 감사를 다시한번 더 드립니다.(꾸벅)
그리고 호주 한인회는 제가 다녀와 이 소식을 보았기에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행사를 하던 그 토요일에 한인의 날 행사를 바로 곁에서 했네요.
진작에 알았으면 간김에 그 많은 교사들 앞에서 여쭈어 볼 수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아는 분에게 여쭙겠지만 뉴질이 아니라 100% 자신은 못하겠네요.
왕기용 회장님과의 연락은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 연결이 안되셔도 됩니다. 맘 써주신 것만으로도 넘넘 감사하니까요. 평안한 날 되시고요 저는 이제 대사관 초청 행사에 갈 준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또 뱅기타고 수도 웰링턴으로 날아가네요.^^
수선화 (2011-10-20 06:22:22)
천사샘
선생님 글을 읽으면 바로 옆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어 좋아요.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 같아요.
샘의 반쪽에게도 기쁨을
천사 (2011-10-22 11:11:35)
샘...요즘은 어떠신지요...조금 나아졌나요? 위가 넘(?) 좋은 저는 어느땐 모르고 상한 음식을 먹었는데도 쑥쑥 잘 넘어가네요. 장도 튼튼한것 같고요. 허리 아픈것 빼놓곤 신체 내부 어디 아픈건 잘 모르고 살기에 샘의 고충을 잘 헤아릴 수 없을지 모르지만...건강함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잘 압니다. 샘...건강하셔야 울 한국어 학계의 큰 별로 계속 자리매김 하십니다. 영국은 누가 지키고요... 샘의 글에서 부족한 제 글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글과 마음이 우러나오길 기도합니다. 가을로 가는 날씨에 더욱 건강 유의하시고요...아픈 육체 훌훌 벗어버리고 힘차게 아이들과 함께 뛰어노는 샘을 그리며 문안합니다. 힘내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