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나라 안팎으로 큰 일이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기쁘고 희망적인 일도 있었고, 온 국민을 상심에 빠뜨린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로 온 나라가 소란스러웠지만, 을유년의 해가 저물어 가던 때에 우리 칠천만 겨레에게 경사스러운 소식 하나가 들렸습니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된 일입니다.
한글날은 1926년에 처음 기념식을 가진 뒤, 해마다 우리 겨레의 말글살이를 되돌아보게 하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줄곧 기념일로만 지내 왔을 뿐, 나라의 경사스러운 날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광복 후 공휴일로 쉬어 오게 되었으나, 이마저도 1991년부터는 쉬지 않는 기념일로 격이 낮추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겨레의 말글을 바로 세우고 이를 널리 알리는 일이 곧 겨레의 얼을 온 누리에 떨치는 길이란 믿음을 더욱 굳게 다져 왔습니다. 그리하여 한글날을 공휴일로 되살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이 날을 국경일로 세우기 위해 그 동안 많은 분들이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를 보게 된 것입니다. 이 감격을 어찌 말로 다 나타낼 수 있겠습니까?
나는 12월 8일,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률안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오리 전 택부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되었음을 알려 드렸습니다. 전 택부 선생님은 노령에도 아랑곳없이 한글날 국경일 제정 국민운동 추진위원회 회장을 맡아 누구보다 애를 많이 써 오신 분입니다. 국회 의사당에서 국회의원 한글 이름패를 가장 먼저 내건 원 광호 전 의원님과, 한글날 국경일 제정을 위한 의원 모임을 이끌었던 신 기남 의원님, 함께 일을 도운 정 두언 의원님의 공로 또한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을 꾸려 나가고 있는 이 대로 님은 자신의 생업도 돌보지 않고 이 일에 가장 앞장서 온 분입니다. 그 밖에도 한글세계화운동본부 서 정수 회장님과 한글인터넷주소 추진 총연합회 최 기호 회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한글날을 국경일로 세우는 데에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인사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그토록 바라던 '한글날 국경일'이 이루어짐으로써 우리는 더욱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우리 말글이 떨치고 나갈 수 있는 문을 열어 주었으니, 이 문을 박차고 우리말 우리 글이 온 누리에 내달을 수 있는 탄탄한 길을 닦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학회는 이미 이 일에 힘을 보태기 위하여, 지난달에 '한말글문화협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큰 행사를 치렀습니다. 삼십여 년 전에 우리 말글 운동을 위해 첫발을 떼었던 한글문화협회의 불씨를 되살리고 돕는 이들을 크게 늘려서, 새로운 이름으로 일어선 것입니다. 앞으로 한말글문화협회(대표: 문 제안 선생)가 우리 말글 사랑과 실천의 구심점이 되어 나가리라 믿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 지금, 우리 나라는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그에 못지 않게 우리 학회의 운영에도 큰 어려움이 닥쳐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회가 걸어온 지난 아흔여덟 해를 돌이켜보면, 이보다 더한 시련이 얼마든지 있었고, 그때마다 학회의 많은 이들이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나라 사랑 정신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학회는 100돌(2008. 8. 31.) 기념 사업을 펼쳐 나가야 하는 큰 일을 앞두고 있고, 이미 {한글 학회 100년사} 편찬의 일과 '한글 학회 100돌 기념관' 건립의 일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이러한 사업들을 위해 학회의 모든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성원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임직원들도 학회의 발전을 위하여 온갖 정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회원 여러분이 새해에도 한결같이 학회 일을 도와 주실 것으로 믿으며, 바라시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시기를 빌면서 새해 인사에 갈음합니다.
2006년 새해
한글 학회 회장 김 계곤
이 정민: 언제 들어도 기쁜 소식입니다.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한 것을 축하합니다!
회장 님을 비롯하여 한글 학회에 몸담고 계신 여러분 올해도 건강하게 지내십시오. -[2006/01/26-04:00]-
김후란: 김계곤회장님, 그리고 회원님들, 모두 큰일을 하셨습니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제자리매김을 한 일은 우리나라의 경사입니다.
애 많이 쓰셨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보람있는 날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2006/02/13-12:00]-
김형근: 다게시마를 도게시마로 하고 홋가이도를 북가이도로 하며 베이징을 부이징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2006/02/21-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