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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문법 교육 폐지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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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교육부, 지금이 일제 강점기인가?

한글과 한국어를 빼앗겼던 민족, 벌써 과거를 잊었는가?

        


일제 강점기 때 조선어-한글 교육을 강제로 하지 못하게 했던 어두운 시기를 빼놓고는 역사적으로 자국어 교육을 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이번에 교육부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문법 과목을 배제하려는 설문 조사를 강행한 것은 결국 우리말 우리글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치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왜냐 하면 문법 과목에서는 우리말의 본질, 가치, 구조, 바른 언어생활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일제 강점기에나 있었을 교육관을 보이고 있는 교육부의 행태를 매우 개탄한다.

지난해 8월에 교육부는 2021년 수능을 기존 방식대로 치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125일부터 갑자기 설문 조사를 해서 수능 개편에 참고하겠다고 하여 이미 발표했던 방침을 뒤집었다. 더구나 설문 문항을 보면 문법 과목을 배제해 버리려는 교육부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읽힌다. 도대체 교육부는 왜 우리말 우리글 교육의 핵심인 문법 과목을 수능에서 배제하려 하는가? 마치 일제 강점기를 그리워하며 그때의 교육을 되살리려는 듯한 무서운 음모마저 느껴진다.

개화기 주 시경 선생은 말과 글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이라 하여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 말글을 연구하고 교육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어학회에서는 우리 민족을 보존하고 우리 의식을 지키는 방편으로 우리 말글을 연구하고 교육했다. 나라와 민족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우리 말글을 연구하고 교육해야 한다. 그것이 나라와 민족이 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며 권리이다.

문법은 본래 말본이다. 우리말의 본질이다. 한국어-한글을 사용하는 한민족이 우리 말본을 배우지 않으면 어떡하겠는가? 역사와 언어는 그 민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표상이다. 그래서 한국사를 교육하고 수능에서도 필수로 다루고 있지 않은가? 우리 말글을 필수적으로 교육하고 수능에서도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 말글은 과거의 것도 아니고 현재 우리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물과 공기와 같다.

교육부는 한글, 한국어가 우리를 우리답게 하는 기본적인 표상인 것을 자각하기 바란다. 한글과 한국어를 빼앗았던 일제 강점기 교육을 다시 끌어들일 계획이 아니라면, 수능에서 문법 과목을 배제하려는 그릇된 생각을 즉각 그만두길 촉구한다.

 

2018212

 

                                           한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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