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 김종태(시조시인) 님이 지은 시조집.
이 책은 정형시로서의 시조의 고유한 전통을 잘 살려 지은 예순다섯 수의 작품들을 통해, 시인의 자연과 역사에 대한 일관된 정신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책머리에>
강산이란 강과 산의 합성어이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강산은 단순한 사전적 의미를 너머 우리 조국, 모국, 우리 국토, 소망의 대상 또는 구원자 등 여러 가지 의미로 풀이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보면 강산은 나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와도 같은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다. 더러는 나약한 인간으로선 불가항력적인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절대자처럼 구원의 대상으로 추앙받기도 한다. 이번의 책명 『강산아 말해 다오』는 이런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내 목숨 이 땅에서 이어받았기에 어머니와 같은 우리 강산, 비록 말은 없지만 이 땅 위 겨레가 겪은 모든 희비쌍곡의 역사적 점철을 이 강산만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부정부패 부조리를 따르지 않고 밝고 번듯한 대의명분을 지키는 우리 강산이기에 여기에는 한 점의 의혹도 있을 수 없다.
공직생활을 떠난 지가 벌써 5개 성상, 그 동안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긍정적이고 발전적이기보다 부정적이고 퇴보적인 변화를 들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는 자신을 잃어버린 허망스런 허수아비 같은 느낌이다. 다만 한 가닥 삶의 징표로 삼은 것은 실오라기 같은 피안의 등불을 쫓는 일이었다고나 할까. 말하자면 영원과의 대화라고나 할까. 그 이후로는 작품세계에 마음을 달래 온 셈이다. 97년도 직장을 떠날 때 내놓은 정년기념 시문집『맞보기 세상』을 비롯하여 98년도 시집『그리움은 강물처럼』, 2001년도 시집『바람이 엮은 세월』, 2002년도 시집『별이 빛나는 밤에』, 2003년도 시조집『강산아 말해 다오』등이 그것이다.
'98년 시조문학사의 추천을 받은 이후 시와 시조는 다 같은 운문의 영역으로서 그때마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시도 되고 시조도 될 수 있다는 사고의 공유지대를 인정하고 있었기에 오늘날과 같은 시조집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시와 시조가 같은 계통의 운문이라는 통성을 인정하면서도 또한 시조는 시조로서의 고유의 전통성도 잘 살려가야 하겠다.
2003년 1월
운정 김종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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