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한마당         국외교원 한마당         국외교원 한마당

우이동 별님들, 안녕?

나는 장례식이 싫다.
내가 처음으로 장례식을 참석할 수 있었던 기회는 대학시절 때 였다. 유능한 화가였던 선배
가 오우션시티 바닷가에서 불의의 차사고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지만 나는 그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가 없었다. 아니 그의 죽음을 인정 않기로 선택했다.
그 후, 내가 처음으로 참석한 장례식은 삼년전 종수씨의 할머니께서 임종하셨을 때 였다. 그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참석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지난 9월달 테네시주 스
모키산에 여행을 가셨다가 뇌출혈로 갑자기 우리 곁을 너무 빨리 떠나신 시어머니의 장례식을
통해 다시 죽음과 접했다. 한복을 곱게 입고 누워 계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스러워 보이셨다. 나는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서 나의 공포증이 조금 씩 날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9월 11일, 테러사건 이 후, 나의 주의는 아직도 비탄과 애통의 소리와 함께 치유가 불가
능한 깊은 상처의 이야기로 잠겨있다. 아직도 실종자의 수는 5936명!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절규하는 모습, 더 이상 살아내기 힘들 것 같은 절망감과 함께 그 이상
살아야 한다는 의미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힘들어지
며 증오스럽기까지 한 사람들의 이야기…. 테러로 무고하게 사망한 희생자 중, 친구남편의
참변은 평생 잊지못할 충격적인 사건이다. 고학으로 미 메릴랜드대와 명문인 존스 홉긴스대
석사를 마치고 미국방부 산하 연방보안국(NSA)에 근무했던 친구남편은 꿈과 비젼이 많으셨던
분이셨다.
이년 전 아름다운 집을 마련하여 버지니아로 이사간 후, 자주 만나지 못했던 그 분. 우리 집
에서 연말파티를 했을 때, 감기몸살로 오시지 못해 아쉬워 했던 그 분.
지난 시어머니의 장례식 때 뵙게 된 것이 마지막의 만남이었지……

9월 11일 이른 아침, 친구는 남편이 이틀 간의 짧은 LA출장을 떠나면서 ‘사랑한다’며 포옹
을 해주었을 때 평소에는 친구 역시 ‘사랑한다’는 말을 했지만 이 날은 왠지 ‘I’ll miss
you & be careful’ (많이 보고 싶을거예요, 조심하세요.) 라고 한 이 대화가 마지막이 될지
정말 몰랐다며 울분을 터트리는 친구의 전화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이 충격적인 사실을 용납
할 수 없었다. 직장 동료 중에서도 United Airlines 스튜어디스인 소꼽장난친구를 잃고 분개
하고 있었다. 남편이 장교인 모라 드리빈 선생님은 이번 테러사건으로 인해 한국에 나간 남편
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또 몰린 퀸 상담자선생님께선 해군인 아들을
위해서 기도해달라고 애원했다. 나는 이 혼란 속에서 쓰라질 것 같은 몸을 끌고 미어지는 가
슴 쓸어 내리며 나는 친구 집을 향해 달려 가며 나의 절박함을 위로할 수 없었으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멈칠 수 가 없었다. 그의 추도예배를 코오니네이트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
이 그를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부르스라는 친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 많은 사람들
이 당신 주의를 쓰쳐가지만 진정한 친구(true color friend)은 극히 소수에 이른다며 떠난 친
구의 죽음을 애통해 했다. 지난 토요일 오전에는 미연방 수사국(FBI)에서 친구와 아이들의 혈
액검사를 하러 나왔었다. 무너진 잔해 속에서 디엔에이(DNA)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며…..
잿더미 속에서도 디엔에이 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별과 죽음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별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약속과도 같은거지만
죽음은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영영히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닐까!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오열하는 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면 너무 답답하고 숨이 막힐것 같다. 아
직도 혹시 남편이 문을 박차고 들어오지는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희망을 걸어보며 곧 좌절하는
그녀의 모습, 너무 안타갑다. 이 같은 기대와 상처의 고통은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아직도
현실을 부인하며 ‘돌아오지 않을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는 5936명 실종자의 가족
들, 그리고 나의 친구와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사망자 가족들과 부상자들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나의 주위에서는 많은 천사들의 활동이 퍼
져나가고 있다. 벧엘교회에서도 성금 모금운동과 적십자사를 통해 헌혈 동참하기로 했으며 우
리 주일학교 특별활동반에서는 카드와 성조기를 상징하는 팔찌를 만들며 평화의 학을 만들어
전달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만명이 넘는 하워드구 공립학생들도 여러 모양으로 모금 활동에 참
여하고 있다. 주사 바늘과 피만 보아도 현기증을 일으키는 이 겁장이가 헌열에 참가하기로 했
다면 친구들이 안 믿겠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XOXO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우이동 별님들, 모두들 안녕?
그동안 편지와 전화로 위로해주신 우리 선생님들 너무 멋있는 것 아시죠?
그립던 선생님들 목소리 들으니까 정말 좋더라!

-뉴욕에 계시는 101호 동지, ‘이조시대 여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애숙
선생님께서 안부 인사올립니다. 컴맹이 탈출하면 직접 찾아 뵙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장님, 2월달에 있을 ‘연합 강연회’를 위해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는 것 아시죠?
특별히, 강력하게 추진하시는 귀~빈들을 꼭 모시게 되길 기도할께요.
-이정자선생님, ‘남극 탐험’ 여행 계획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한가위 잔치는 물론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같은 향기, 같은 별빛을 이고사는 정선생님, 시집을 내신 친구 어머님은 항상 꿈을
가꾸시는 멋있는 분인 것 같아요. 우리도 나이들어 시집 한집 만들까요?
학술대회에서 방정웅 회장님, 정석구 교육위원님, 그리고 양성철 대사님과 찍은
두미녀의 사진, 기대하세요.
-아름다운 <향수> 를 띄어주신 로렐라이 선생님, 나의 향수병을 더 악성화
시키는데 성공하셨습니다. 지난 토요일, 서울로 떠나신 아버지를 따라 나도
날아가고 싶었는데……
-국장님과 한빛나리선생님을 비롯하여 한글 학회 선생님들, 즐거운 추석
보내시구요. 고향에 가셔서 맑은 공기 많이 마시고 듬뿍 듬뿍 담아 오세요.

추석을 맞이하여 저의 반에서도 만두도 만들며 송편도 먹고 윳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파티를
가졌습니다. 다음 주는 555돌의 한글날을 맞이하여 세종대왕울 기념하는 축제의 날로 정했습
니다.

우이동 별님들, 건강하시구요. 보름 달 같이 환~화고 밝은 하루 하루 되세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