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따뜻한 남쪽 나라일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왔는데.... 누가 멕시코가 따뜻한 나라라는 순 감언이설로 순진한 저를 속였는지.. 하여간 저는 속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 로렐라이 선생님께서 올리시는 노래를 들을 수가 없는 거죠? 한참이나 걸려서 다운받았는데 뭔 에러 메세지만 펄펄 뜨고.... 으, 짜증. 님 떠나고 찬 바람만 휭휭 부는 겨울 해운대같이 썰렁한 맘 좀 달래려고 들으려 했더니만.
한글학교 중학교 1학년 국어수업은 연수원에서 공부한 언어학적인 차원을 벗어나 완전히 과외수업이라는 것이 3주간의 진저리쳐지는 제 수업 경험으로 내린 결론인데, 그래도 나라의 녹을 먹고 공짜로 연수까지 다녀와서 채 1년도 못 채우고 그만 두는 게 왠지 찜찜해 아직까지는 한글학교에 나가고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국어수업을 할만큼은 고사하더라도 저는 무슨 한국말을 그렇게도 버벅대는지....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제 스스로가 엄청 X팔리고 하여간 이래저래 고역이었습니다. 차라리 외국사람들을 앉혀놓고 가갸거겨 할 때는 차라리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중학교 1학년 국어 자습서니 문제집이니 한참 들여다보고 예습을 해도 수업이 영 마음에 안 듭니다. 하다못해 네개 중에 하나 골라잡는 객관식 문제를 하나 풀어도 이젠 옛날에 제가 공부할 때처럼 뻔한 답은 없는 것 같고 뭐 하여간 복잡하게 되 있더라구요. 학교에도 1월까지만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교장 선생님 비롯 여러 분들은 아마도 제가 엄청 겸손하고 뭐 그래서 아니면 실없이 그냥 한 번 해보는 소린가부다 하고 귀기울여 듣지도 않으시는 것 같고.... 게다가 오늘은 1교시 국사, 2교시 글짓기 대회 하느라고 제대로 국어수업은 3,4교시로 미뤄졌고, 2교시 마치고 점심시간에 배달되어 온 도시락을 꾸역꾸역 먹고있는데 안 그래도 켕기는 제 속마음에 대못을 박는 교장 선생님의 한마디 말씀... 에구, 전XX 선생님은 아무것도 안 하시고 점심만 잡숫네... 목이 콱 막혔답니다, 마지막 밥알 한 알까지 싹싹 긁어서 열심히 먹기는 먹었지만서두.
서울내기인 저도 그건 뽑기라고 기억하는 걸 보니, 띠기는 정말 너무나 구수한 사투리였나 보네요. 그거 안 깨뜨리고 잘 띠면 (떼면) 공짜로 하나 더 뽑아주고 그랬는데.... 옛날 얘기 들으니까 제 나이 열 살에 서울시로 편입된, 아직도 겨울마다 물을 대서 스케이트를 타곤 했던 논바닥이 많았던 저희 동네 중에서도 아주 구석탱이에 박혀있던 저희 집, 그 집 앞에 작은 산에서 진달래 꽃, 까마중, 칡뿌리, 오디 같은 거....하여간 먹을 수 있는 거면 앞뒤 안 가리고 마구 먹어 제끼던 때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