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국장님 어머니의 명복을 빌면서...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이른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아침을 준비하시고는
보리밭 콩밭 매러 부지런히 들로 나가시던 어머니.
손톱이 다 닳아서 문신조차 희미해져도 힘들다는 내색 한번 안 하시고는
식구들 저녁 걱정에 굽은 허리 필 새도 없이 군불을 때시던 어머니.
이 못난 자식,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잘 해드려야지 하고 마음 먹었건만,
어른이 돼서 결혼하고 나니 내 자식 챙기느라 어머니의 고생을 잊었습니다.
그래도 불평 한 말씀 하시지 않고 그저 자식 잘 되는 것만 기특하고 대견해 하시면서
늘 나는 괜찮으니 신경쓰지 말라던 어머니의 말씀에
오늘은 가슴이 저리도록 에이어옵니다.
그 어느 때부터이던가
그렇게 정정하시던 분이 정신을 놓으셔서 사람조차 알아보시지 못해도
어쩌다 정신이 돌아오시면 자식 걱정에 하신 말씀 또 하시고 하시던 어머니.
이제는 여~어영 뵙지 못하는 길을 떠나시려 하시는 데
못내 자식 걱정에 편히 가시지 못 하시는 것은 아닌지...
어머니,
이제는 편히 쉬십시오.
고운 옷 갈아 입으시고 가시고 싶으신 곳에 훨훨 날아가 보셔요.
한껏 멋도 부려 보시고 당신의 벗들과 노닐어 보셔요.
어머니,
이 못난 자식이 따뜻한 진지 차려 놓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어머니,
편히 쉬었다 가시옵소서.
어머니 영전에 이 글을 바치며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윤여경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