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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귀가 간지러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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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오빠, 향기로운 보석,김 별찬, 늘감사,상큼한 사탕 샘 여러분께,

이쪽 방향(한글 학회 국외교사 한마당쪽)은 쳐다 보지도 않고 밀린 일 좀 하려고 했는데, 나 없는 사이에 선생님들끼리 내 이야기(혹시 내 험담??? )를 얼마나 많이 하고 계셨는지 귀가 간지러워서 견딜수가 없어서 다시 들어 왔습니다. 들어와 보니 많은 선생님들깨서 글을 올려 주셨네요. 그래서 제 귀가 그렇게 간지러웠나 봅니다.
젊은 오빠 샘,
미아에게 너무 질투하는 마음( ? ) 갖지 마세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소중한 아내, 미아는( 선생님이 어떤 표정을 하고 이 부분을 읽고 있을지 보이는 듯 하네요. 역시나 오늘도 또 하면서....ㅋㅋㅋ) 오늘날까지 제가 한국학교 교장까지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이끌어준 장본인 입니다. 그 당시에도 저희 부부는 서로 Full Time 직업을 가진 3살바기 딸아이의 부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저( 11년 )보다 2년 정도 먼저 한국학교 교사 생활을 시작한 미아는,3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저희 학교에 처음으로 교안제도와 교육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그때까지 교사가 직접 손으로 쓰거나 그려서 copy 해서 쓰던 주교재 부교재들을 (그 당시만 해도 지금 처럼 다양한 교재가 없었습니다.) 컴퓨터 한글 워드를 가지고 만들어 쓰는 등의 그 당시 열악한 한국학교들의 실정에 비추어 볼때는 획기적인 바람을 일으킨 유능한 한국학교 교사이며, 한국학교 교사를 하면서 임신한 둘째 아이가 태어나기 하루 전까지 수업을 하고 출산 후 3 주 만에 자기반 수업시간에 복귀한 한국학교를 너무 사랑하는 희귀한 병, 한국학교 교사 중독증 중증 환자(? ) 입니다. 수업시간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반짝 반짝하는 아이들의 눈동자를 볼때마다 느끼는 그 기쁨이 너무 좋고 보람있는 일이라며 설득반 협박반 (? )으로 남편인 나까지 한국학교 교사로 끌어들여 선배와 동료 교사로 같이 가르치다가 5년전 제에게 교장직의 제의 들어 왔을때 일반 교사와는 달리 ( 일반 교사직도 물론 자신의 개인 시간을 희생하면서 하는 봉사지만) 그 당시 150여명의 학생과 20여명의 교사를 책임져야 하는 교장의 직분을, 저희 부부 모두 Full Time Job을 가지고 있고 어린 두아이들의 부모인 상황에서 도저히 감당 할 자신이 없어 완곡히 거절하였지만 따로 마땅히 할 사람도 없고 해서 고민 고민 하고 있던 차에, 제 아내가 '이왕에 한국학교를 위해 봉사하기로 했으니까 시간을 조금 더 아껴 써 가면서 해보라'고 '자기도 많이 돕겠다고' 해서 겨우 어려운 승락을 하고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의 교장이 되었고 미아는 자기의 약속대로 우리 가족들을 위해 써야하는 시간을 한국학교을 위해 쓰는 나에게 불평은 커녕 오히려 자기의 휴가를 희생해 가면서까지 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지금의 300여명의 학생과 60여명의 담임 보조담임교사, 50여명의 보조교사 (우리 학교 졸업생들) 그리고 20여명의 오후 특별반 교사가 있는 우리지역 최대의 학교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잘 압니다. 학교의 성장이 교장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너무 성실하시고 열심이시고 유능하신 우리 선생님들과 너무 너무 열심히 공부하는 착하고 예쁜 우리 학생들 그리고 열심히 토요일마다 학교에 데려다 주시는 학부모님의 희생과 정성이 모아져서 우리 학교가 성장할수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글에서 제아내가 얼마나 저를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든든한 동지인지를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싶어서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매번 학기 초 마다 저희 집에서 열리는 전체 교사회의는 교사와 가족들도 참여하는 저희 학교의 커다란 행사입니다. 토요일마다 공립학교를 빌려 쓰는 저희 학교는 평일에 전체 교사회의를 할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저희 집에서 모이는데 주로 70~100명의 교사와 그 가족들이 모이게 됩니다.
제 아내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이 100여명의 근사한 저녁상을 몇 시간만에 후딱 차려내는 신기에 가까운 요리 솜씨를 가지고 있는 보스턴의 최고상궁(?) 입니다. 지금 한국에 새로 불고 있는 사회현상, 웰빙이란 것을
우리 집에서는 이미 10년전에 시작했습니다. 제 아내는 그때 부터 현미에 10여가지 잡곡을 섞어서 밥을 짓고 유기농으로 재배된 채소와 곡식, 항생제를 주지 않고 키운 육류,우유 치즈 ,바다소금 자연산 설탕 심지어는 세제까지도 친환경 제품만을 쓰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Organic 재료와 천연 조미료만으로 만드는 담백하고 뒷맛이 산뜻한 어느 일류 요리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맛을 내는 미아의 요리 솜씨는 우리 선생님들과 교회의 목사님들 그리고 우리 구역식구들을 통해 이미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러니 제가 어찌 공처가와 애처가의 길을 가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젋은 오빠 샘! 이제는 좀 이해가 되시죠. 제가 왜 미아에게 폭 빠져서 사는지....

향기로운 보석 샘 !
벤쿠버에 가게 된다면 꼭 연락 드리겠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이쪽으로 오시면 꼭 연락 주십시요.

김별찬 샘!
우리 동네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사시네요. 지리적으로도 가깝지만 개인적으로도 제 막내 처남과 처남댁이 롱 아일랜드와 콜럼비아 대학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하기 때문에 자주 갑니다. 얼마전에도 새집을 사서 집들이를 한다기에 갔다왔고 8월말 쯤에도 연극보러 브로드웨이에 갈 예정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느 학교에서 가르치시는지 궁금 합니다.

늘감사 샘!
이번 뉴잉글랜드 지역 협의회 연수회는 9월 11일 오후 1시 30분~6시까지 저희 학교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참 제 아내를 만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아내도 지역협의회 이사로 봉사 하고 있거든요.

상큼한 사탕 샘!
선생님은 저보다 더 행복이 뚝 뚝 떨어지는 환상적인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시는 걸로 생각됩니다.
선생님이 쓰시는 편지를 읽노라면 저절로 행복이 느껴지니까요.

당분간 안 들어 오려고 하다가 어찌어찌 해서 들어왔고 들어와 보니 글을 안 남길수 없어 공처가 답게 (? ) 아내 자랑만 잔뜩 하고 나갑니다. 여러 샘들! 항상 건강하시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보스턴 미아네집에서 남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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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오빠 샘! 반갑게 맞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미아네집 ┼
│ 한 빛나리 선생님,
│ 반갑게 맞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역시 선생님 밖에 없네요. 사진을 보니 휴가를 좋은 곳으로 갔다 오셨더군요. 덕분에 미국에 앉아서 보성 녹차밭을 볼수있어서 좋았습니다. 저희 가족은 '빨강머리 앤'의 배경이 된 Prince Edward Island 와 Nova Scotia (Canada의 동부 해안)라는 곳으로 휴가를 다녀 왔습니다. Prince Edward Island는 사랑하는 아내, 미아가 ( '공처가는 어딜 가도 꼭 티가 난다니까'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가장 좋아하는 아름다운 장소 중의 하나입니다. 파란하늘,초록바다,빨간 황토가 어우러져 내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평화롭고 한가롭고 아름다운 천국의 모습 입니다. '이 곳에 집을 한 채 사둘까? 나중에 은퇴하면 와서 살게'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주 아름다운 곳이고 또 한가지 이유는 십여권으로 되어있는 '빨강머리 앤 전집'은 어린 시절 미아의 가장 좋아하는 책 이었기 때문에,어린 시절 끼고 살았던 책이 현실로 나타나 살아있는 이곳을 제 아내는 아주 좋아 합니다. 이 섬에는 작가의 집과 초록벼랑(Green Gables)이라 불리는 앤이 살던집 그리고 아본리라는 동네가 이 책을 읽고 빨강머리 앤을 꿈꾸는 전 세계 소녀(소년)들의 방문을 기다리며 지키고 서있습니다. 이 섬은 '빨강머리 앤'이 먹여 살린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관광객에 의존하며 사는 대서양 연안의 조그만 섬입니다. 오래전에 쓰여진 책 한권이 섬 전체를 먹여 살린다니, 책 한권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려 주는 한 예 인것 같아 우리 나라에서도 세계적으로 오래 읽히는 좋은 책을 쓰는 작가가 배출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제 아내는 우리 딸애가 글을 읽기 시작할 무렵부터 영어로 쓰여진 'Ann of Green Gables' 전집을 사서 읽히기 시작했으니 얼마나 '빨강 머리 앤'의 열성 팬 인지 짐작이 가시죠? 이런 이유들로 인하여 미아는 이곳을 좋아하게 되었고 아내를 위한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저도 아내를 따라 이곳을 좋아합니다.
│ 쓰다 보니 제 휴가 이야기가 너무 길게 늘어졌네요. 기회가 되면 이 섬의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송해서 선생님께서도 한국에 앉아서 보실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처음 편지를 너무 두서 없이 길게 쓴 것 같기도 하고...
│ 다시 소식 전할수 있기를 바라며 젋은 오빠 샘,그리고 한마당 샘들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보스턴 미아네집에서 남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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