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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뻐

좀체로 나처럼 약속없고 아침에 나갈 일이 없는 아짐은 참으로 드물꺼다.
그리고 내가 워낙 아침 일찍부텀 돌아댕기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아예 그 시간에 나 불러서 시장가자고 하는 미친 아짐도 없다.

워낙 난 시장같은데 다니는거 취미에 별로 안맞으니 오후에 가도 안부르긴 마찬가지지만.

근데 오늘은 내가 아침부터 무지 바빴다.

8시까지 교회에 가야했다. 늦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옷입고 아침먹고 화장하고 정장 빼입고 샤워도 이쁘게하고 갔다. 헥헥~ 다행히 안늦었다.

미국에서 600대의 휠체어를 가지고 와서 페루에 있는 환자에게 기증식을 하는데 한국인 교회 성가대가 넘 잘한다고 와서 노래좀 해달라케서 거기 일원으로 갔다. 목사님과 장로님이....나 보시더니 무지 놀래신다. ㅋㅋ 이 잠뽀가 아침부터 설치고 다니니 믿어지지가 않으신댄다.

치치~ 나도 이케 일찍 다닐 때도 있다요 머.

민속악기가 동원된 밴드와, 찬양팀들의 연주와 노래가 이어지고 우리 순서도 다 끝나고 춤으로 이루어진 워십도 보고.....얘네들이 시간을 안지켜서 좀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배가 고팠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던거같다. 수많은 휠체어 탄 사람들을 봤는데 하나의 충격이었다.

우린 사지육신 이렇게 멀쩡하니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가말이다.

거의 상반신만 제대로 된 사람들....그나마 작은 아이들은 그 몸하나도 주체를 못해서 누운 상태였고, 나이 먹은 사람들은 그런 몸인데도 비만이 걸려서 휠체어가 꽉 껴서 오는 사람도 있었고, 가지각색이었다.

미국서 기증하는 휠체어는 각자 개인에게 맞게 조립해서 주려고 32명의 전문가들이 쫓아왔댄다. 암튼 박애정신 하나는 알아주는 미국인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맘이 참 푸근해진다.

식이 끝나고 때마침 성가대장 생일이래서 숯불갈비집에 갔다.

열심히 옷애 냄새 배어가면서 고기를 뜯었다. 아...오늘 넘 과식하네.

오면서 예전에 다녔던 체육관에 갔다. 호텔 체육관이라 무지 비싼데...가끔 세일로 나오는 표가 있어서 있나 가봤더니 그 기간이 지났댄다. 아까비~

오다가 호텔 아메리카나 부속 체육관이 생각나서 가봤다. 더 비싼 체육관인데 반값이다. 히~

무조건 끊었다. 3개월. 그래서 난 월욜부텀 열심히 운동을 할 예정이다. 으쌰 으쌰~
춤좀 배우고 싶어서 춤 시간을 파악했더니 매일 있네. 아이 좋아라.

저녁...오늘은 랑이 온 식구 외식을 제안한 날이다. 저번날 추석에 하자고 한걸 내가 시간이 안된다고 미루다 오늘에서야 하기로 했다.

뭐 회사에서 돈을 내기로 했으니 먹고 싶은거 먹으랜다.
그넘에 회사....돈이나 제때주지. 칫.

동업자 알프레도랑 같이 먹으러 갔다. 알프레도네와는 무지 친한데 그 집 식구들은 모두 스페인에 유학보내서 지금 기러기아빠 신세다.

내가 좋아하는 일식을 먹으러 갔다.

먼저 소라가 에피타이저로 나왔다. 작은 소라가 한 사람당 한두개밖에 안돌아갔다.

그거 먹고 본 요리를 기다리는데, 막내가 심각하게 옆에서 귓속말로 물어봤다.

'엄마, 우리 이거만 먹고 가는거야?'

'잉?'

표정을 보니 배가 고픈 표정이다. 장난기가 발동했다.

'어. 다 먹었으니 가자.'

내가 장난치는거 본 알프레도가 웃으며 물어봐서 내가 설명해줬더니 한술 더뜬다.

'니네 아빠가 돈을 못버니 이거만 먹어야 해.'

막내는 더 심각한 표정이 되더니.

'난 배고픈데....'

그러다 커다란 다리장식에 회와 스시, 마끼, 튀김 등등 요리들이 나오니 막내가 입이 벌어진다.

'와아~~ 아빠 돈 많이 벌었어요?'

ㅎㅎㅎ다들 웃겨서 뒤로 넘어졌다.

아들넘이 아빠에게 알프레도 아저씨와 아빠중 누가 더 연장자냐고 한국말로 물었다. 그걸 본 알프레도 한국말을 못알아들으니 무지 궁금해했다. 내가 통역해줬다.

'야 얘네들이 니욕하고 있어. 알렉스(울아들)가 알프레도랑 아빠랑 비교해서 누가 더 나쁜사람이에요? 그렇게 묻고 있는거야.'

'어 알렉스~!! 니 아빠가 훨씬 나쁜넘이다. 알았니?'

듣던 랑이 한마디 한다.

'난 나빠도 이렇게 천사랑 살잖냐.' 그럼서 날 가리킨다. 아. 심히 찔린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뭔천사 검은천사?'그럼서 귀신 흉내를 냈더니 알프레도 술마시다 웃긴다고 딸꾹질까지 한다.

랑은 고딩아들 술가르친다고 연신 일본술 사께를 따라주고 아들넘은 벌써 취한듯하다. 에공.

이렇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집에오니....에공 낼은 한국학교 소풍날.

글짓기 대회를 하니까...시제도 다섯가지 정하고, 글짓기 용지도 프린트해놓고 바쁘다 바뻐.

아침에 새로 투입되는 선생님이 있어서 그 선생하고 또 새벽같이 만나기로했다. 늦음 안되는디. 언능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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