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저녁 늦게나 춤을 추러 가니 집에 올 때 좀 민망스러웠다. 넘 늦게 다녀서리. 체육관에서 사우나까정 하고 온다니깐 짠돌이 랑 싸다며 디게 좋아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정신을 차려서 운동을 하러갔다. 맨날 저녁에 가니 피자골목을 지날 때 흥청거리는 손님들로 붐볐는데, 아침 나절이라, 리플레이 백화점도 아직 문도 안열었고, 피자 골목도 무지 한산했다.
커다란 썬켑을 눌러쓰니 다들 쳐다본다. 얼굴이 팍 덮히니 용접공같다. ㅋㅋ
페루엔 이런 모자가 없으니 우스꽝스러운가 모두들 힐끔 쳐다보고 씨익 웃는 폼이 재미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얼굴타기 싫어. 원래 하얗던 얼굴이 왜 요샌 이케 새카맣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체지방 검사랑 내 음식조절을 해준다나. 암튼 내 정해진 시간에 의사를 만났다.
체지방 검사를 했다. 25-30%가 나오면 정상이래나? 27.6%가 나왔다. 제 적정 체지방이 25% 라나 나보고 2.6%의 지방을 빼야한단다.
그럼서 다이어트 식단을 짜준다.
아침엔 설탕 안들은 쥬스, 토스트4개, 찐계란, 요구르트나 우유 지방 뺀거.
'난 지방 뺀 우유나 요구르트는 맛없어서 안먹는데?'
의사는 날 힐끔 쳐다보더니 그래도 지방을 빼려면 먹으랜다.
나혼자 궁시렁댔다.
'그 맛없는 거 먹느니 차라리 안먹지'
점심 저녁 식단도 짜준다. 뭐 흰살 생선에 닭고기 가슴살에 쇠고기는 일주일에 한번만 등등....
'난 닭고기 가슴살 싫어하는데?'
그랬더니 그럼 찐계란 4개를 먹으랜다.
'으~ 난 찐계란 하나이상 먹음 목이 멕혀서 못먹는데?'
밥은 반공기만 먹으랜다.
'난 원래 밥은 반공기도 안되게 먹는데?'
의사가 째려봤다. 히익~ ㅋㅋ 내가 장난이 심했나
'알았어. 정해준대로 함 먹어볼께.'
야야 네가 몰라서 그러나본데 한국 음식 식단이 훨 낫다. 이거 뭔 맛으로 먹냐. 걍 밥 물말아서 김치랑 먹는게 낫지.
오늘은 기계로도 체지방을 빼야한다고 선생을 하나 붙여줬다. 에구 힘들어라. 나 팔뚝 디따 굵어질꺼같다. 뭔 팔뚝 운동만 시킨댜.
드디어 춤 수업시간이 되어서 에어로빅 교실로 갔다. 옹~ 오늘 선상님은 핸섬보이네. 오늘 수업 받으러 온 아줌마들이 목소리도 되게 크고 무쟈게 수다스러웠다. 덩치들도 크고 키도 크고 거기 옆에 서 있는 난 완전 초딩같다.
선생님의 우렁찬 목소리를 따라 살사, 메렝게, 꿈비야가 이어졌다.
선생님의 동작 하나하나 이어질 때마다 뒤에서 아줌마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다. 어휴 주책스러라. 역시 이쁘고 볼일이여. 선생님이 핸섬보이니 아줌마들 밝은 얼굴로 신나게 잘도 쫓아한다. 오늘 새로 하는 학생이 나 밖에 없어서 선생님이 계속 내 옆에서 스텝을 가르쳐준다. 거 쉬운거 같은데 해보니 어려브네.
메렝게 음악 때는 뒤에서 선생님이 파트너를 잠깐씩 해주며 맴을 돌아준다. ㅋㅋ 꼭 분위기가 캬바레 분위기다. 아줌마들 한시간 내내 환호성을 지르며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선생님이 나보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서 '꼬레아나(한국인)'이라고 했는데 잘못알아들어서
'올란데사?(네델란드인)'
잉. 내가 어디봐서 네덜란드니. 참네. 토종 한국여자구만.
사우나를 진하게 하면서 낼은 알로에 조각을 가져와서 맛사지도 해봐야겠구나 결심했다.
나 이러다 넘 이뻐지면 어카지?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