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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크리스마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해치운 크리스마스 이브날 행사 준비로 난 혹사 상태였다.

아가들에게 노래가르치고 춤가르치고 하느라 허리 근육이 아파서 절룩거리며 다녔다.

원래 유치부 선생은 더 과장되어야 애들이 그나마 반정도 쫓아오니까 격렬하게 춰야한다.

악을쓰며 애들이랑 노래를 반복해서 부르고 (그래야 아가들이 외우니깐두루...)

춤도 온 몸이 젖을 정도로 흔들며 추고...아 역시 무리했다.

순서지를 만드는데 갑자기 하는 행사라 순서지에 넣을 차례도 모자라서 그림들 찾아서 메꾸느라 힘들었다.

어제 행사 다 끝나고 나니 목도 쉬고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토요일 크리스마스 예배.... 주일은 졸업예배다.

쉬고 싶다. 쉬고 싶다. 몸에서 마음에서 머리에서 내게 호소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중고등부인 큰넘과 둘째만 교회 보내고 막내와 난 몸이 안좋은 핑계를 대며 게으름을 떨기로했다.

기독교인이 다른 날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날 예배를 드리러 안가다뉘... 내가 이렇게 몸이 안좋을지 알고 미리 광고를 했나. 크리스마스 날에는 유치부 예배가 없습니다.

아들넘이 교회에서 불고기와 잡채를 싸가지고 왔다. 착한넘~
하는 짓이 완전 논네다.
아는 분이 전화를 했다. 우리집 아들 되게 웃긴다고...아들넘이 주방에다 이렇게 외쳤댄다.

'부모님 드리려고 하는데 잡채 좀 싸주세요~'

부엌에서 어느 노인네 분들 모시는 효자인가 싶어 보니 우리 아들녀석. ㅋㅋㅋ

저녁에 그 음식으로 온 식구가 둘러 앉아 포식을 했다. 많이도 싸왔네.

12월 29일이 막내 생일이다.

애들이 지 아빠를 졸라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나갔다가 막내 생일 선물까지 사왔다.

평소에 차가 너무 갖고 싶다고 해서 6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장난감 자동차를 사왔댄다. 막내는 선물을 미리 풀기를 원해서 엊그제 지네 오빠 생일 때 썼던 케잌에 불을 붙여서 약식으로 생일 파티를 했다.

애들이 지 동생을 위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공부도 못하는게 왜 태어났니?'

그 노래를 들은 막내 울상이다. 그래도 바로 선물 풀르기로 들어가서 막내 기분 만땅 좋네.

아 낼은 졸업예배.....순서지와 졸업장 만들어 뽑아야지...에효.

낼만 지나면 한가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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