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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가나인과 한인들의 새해 맞이는 특별하죠

재가나한인회는 2006년 새해를 맞이하여 1월1일(일) 오후 2시에 한인회관에 모여 신년하례식을 가졌다. 오랜만에 한인들은 조국에 두고 온 고향을 그리며 애국가 봉창을 했다. 이어서 이상팔 대사의 대통령 신년사 대독이 있었다.

신년사는 “새해에는 IMF 위기는 이제 완전히 넘어갔으며, 서민 여러분의 형편이 한결 나아질 수 있도록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으며,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미래를 위한 전략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희망과 더불어 피력했다.
이태열 한인회장은 신년사에서 “작년에는 유가상승으로 모든 한인들이 어려움을 당했는데 슬기롭게 잘 대처해 나갔으며, 병술년에는 한인들의 각 가정과 사업장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여인들의 손 맛과 정성이 담긴 수정과, 시루떡, 정과를 한인들은 맛보며 서로 덕담을 주고 받았다. 이어서 색동저고리에 진분홍 치마를 입는 아이들과 곱고 화려한 색을 지닌 한복을 입는 학생들이 한줄로 서서 한인 어른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큰 절을 어여쁘게 드렸다. 어른들은 미리 준비한 새뱃돈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며 “건강과 공부 잘하라”고 덕담을 건냈다.

지난 년도까지는 오전 10시에 신년하례식을 거행하고, 다과를 나누며 덕담을 주고받고 재기차기를 했다. 그후에 한인 학생들은 한인 가정을 찾아 다니며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았다.
한인학교 학생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의 고유 의상인 한복을 입고 땀을 흘리며 하루해가 저물도록 세배하러 다녔다. 가나인들은 화려한 색채를 무척 좋아하는데 무지개 빛깔을 지닌 한복을 입은 학생들을 보며 와! 아름답다. 고 연발했다.

2006년도는 새해 첫날이 일요일이라 좀 색다르게 새해를 맞이했다. 신년하례식을 2시 30분에 마친 후에 한인들은 마이티 해변으로 달려가서 한국의 전통 놀이 ‘연날리기 대회’를 했다.
강렬한 태양이 흑진주의 땅을 뒤덮고 있었지만 다행히 바람이 잔잔하게 불어 방패연, 가오리연, 독수리연 등이 가나의 푸른 하늘을 높이 가로질렀다.

한인학교 5학년인 유능 어린이는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 해 보는 ‘연 날리기 대회’라 흥분되었고, 연이 하늘 높이 높이 날으니 무척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어른들은 어린시절의 추억을 뒤새김과 더불어 자녀들에게 연 날리는 방법을 가르치며 부자간에 정을 돈독히 했다.

가나 경찰은 한인들의 안전을 위해 주위를 맴돌며 불량배가 접근 못하도록 해 주었다.
출렁이는 바다 물결 위에 푸른 창공이 펼쳐져 있고 그 속에 한국 전통의 연들이 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으니 꼭 고국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오후 3시부터 연날리기 대회가 열렸는데 어느덧 석양이 기울어져 한인들은 연을 접고 자녀들의 손을 잡고 귀가했다.
집으로 돌아간 한인들은 저녁에 온 가족이, 또는 회사 가족끼리 모여, 떡국을 끓여 먹으며 윳놀이를 하였다. 또한 자녀들에게 한국의 고유 명절에 대해 이야기도 해 주고, 새해의 희망에 대해 오순도순 속삭이며 새해의 첫날을 보냈다.

가나인들은 영국의 영향을 받아 12월 말부터 새해 새벽까지 밤마다 수시로 폭죽을 터뜨린다. 처음에는 년말 분위기를 돋구어 주고, 검은 하늘에 순간이지만 불꽃이 형형색색으로 피여나 보기에 좋았다. 그런데 밤마다 10시가 넘으면 폭죽을 터뜨리니 나중에는 그 소리가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그 폭죽들은 거의가 중국산이다.

가나인들은 그동안 가족들이 직장 때문에 뿔뿔히 떨어져 지내다가 새해가 오면 온 가족들이 고향에 모여 정을 나눈다. 그동안 가슴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고향에 남은 동생들에게, 부모들에게 선물을 준다. 또한 음식으로는 염소 고기에 토마토 스튜를 끓여 카사바로 떡을 만들어 곁들여 먹는다.

대부분 회사와 공공기관들이 4일 정도 휴일를 갖는다. 그래서 도시의 중심 거리는 평상시와 달리 텅비어 교통 체증에 시달리던 도로가 막힘 없이 트여 이 시기는 운전하기가 무척 수월해진다.

거리에는 또 하나의 진 풍경이 열린다. 가나의 소수 청소년들이 밝고 희망찬 새해가 잡귀들에게 휘말리지 말라고 1월 1일이 되면 온몸에 얼룩달룩한 옷을 걸치고 얼굴에는 귀신 탈을 쓰고 길거리로 나온다.

그들은 빨간 신호등에 의해 차가 멈추게 되면 창문을 두드리고 돈을 달라고 손을 벌린다. 대개 어렵게 생활하는 어린이들이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차를 세우기도 하고 용돈을 벌기 위해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작년만해도 사람들이 구걸하는 청소년들에게 동전을 잘 주었는데 올해는 사람들이 미신적인 사고에서 많이 깨어나 돈을 안 주고 가는 차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구걸하는 장애자들을 위해 돈을 건내주고 가는 차들은 많았다.

가나의 기독교인들은 각자 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고 1일부터 4일까지 특별성회를 갖는다. 주주(무당)들은 주술을 외우며 하루 해를 보낸다. 모슬람인들은 시간을 정하고 기도를 드린다.
학생들은 12월 중순부터 1월 11일까지 방학이므로 새해를 부모님과 함께 고향에 가서 보낸다. 가나에서는 이렇게 새해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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