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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A는 미국을, 뉴욕은…

“나는 오늘 히브루 학교에 갔다. 학교에 갔다와서 히브루 학교에 갈 때까지 한국학교 숙제를 했다. 우리는 히브루 학교에서 주디즘이 문화인 지 종교인 지에 대해 대화를 했다.”
하나는 아빠가 유태인이고 엄마가 한국인이다. 그는 3개 나라 학교를 다닌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진 미국학교, 수요일 저녁엔 히브루 학교, 토요일엔 한국학교 !

“엄마랑 한국학교 끝나고 감미옥에 갔어요. 엄마는 감미옥 김치를 참 좋아해요. 나는 설렁탕 국물을 좋아해요.”
선호 어머님은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왔지만, 선호 아빠는 3살 때 이민을 오셨기 때문에 거의 미국인이다. 한국음식을 못 먹을 뿐 아니라 김치, 된장 냄새를 매우 싫어하셔서 집에 한국음식을 둘 수가 없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 나는 냄새도 싫어하신단다….. 그래서 선호 어머니는 한국학교가 끝나면 한인타운에 가서 꿈에 그리던 김치를 드신다. 그래서 선호 일기에는 설렁탕 얘기가 자주 나온다.

“워싱턴에 있는 고모 집에 갔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도 왔어요. 할아버지 할머니는 보스턴에 사시고, 삼촌은 시카고에 살아요. 고모는 지난 봄에 결혼을 했어요. 나는 그 때 Ring Boy를 했어요.”
영재 할아버지가 UN 본부에 근무하면서 미국에 오게 된 영재아버지네 가족… 미국에 친척이 많은 영재의 일기는 미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친척들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했다.

“엄마는 된장찌개를 자주 만들어요. 아빠가 좋아하거든요. 아빠는 차가운 것도 잘 드세요. 차가울 때도 맛있데요.”
성미의 아빠는 싱가폴 분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된장을 좋아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생각해 보면 외국인과 한국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면 대부분 된장을 시켰던 기억이 난다.

“나의 취미는 야구입니다. 아빠와 친구 Justin 과 함께 Yankee 야구 구경을 갔습니다.
올해는 Yankee 가 World Series 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지환이는 엄마가 한국에 계시다. 엄마의 영주권 문제로 엄마와 오랜 간 떨어져 있다. 그래서 지환이 일기엔 아빠와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할로윈 날에 Trick or Treat 을 하러 브르클린 하이츠에 갔다. 거기에는 사람들이 많고 사탕 주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술주정뱅이 차림을 했다…. 아이스크림도 먹고 사탕도 많이 받았다. 그 후 집에 와서 배가 아팠다. 설사를 했다. 그래서 나머지 사탕은 모두 버렸다…”
할로윈이 지나고 나면 아이들 일기에 100% 할로윈 이야기가 등장한다. 한국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아이들의 일기를 통해 미국의 풍속과 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었다.

“어린이 박물관에 갔어요. 모빌을 만들었어요. 지난 주에는 메트로 폴리탄에 갔어요.
나는 요즘에 여기저기에 많이많이 다녀요.”
미희는 아빠가 뉴욕영사관에서 일하신다. 곧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뉴욕의 이곳 저곳을 많이 경험 시키고 싶어 미희 어머니는 주말이면 바쁘게 다니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는 날 까지 한국학교에 열심히 나왔다.”

“아빠나라 상하이로 가게 되었어요. 한국학교를 그만 다녀야 해요… 친구 예지랑 헤어지는 게 싫어요.”
진아는 아빠가 중국인, 엄마는 한국인이다. 외모로는 짐작을 할 수 없는데다 한국 성(姓)과 중국 성(姓)은 비교되지 않는 성도 많아 나는 한동안 진아 아빠가 중국인인 줄 몰랐다.

“오늘 중학교 견학을 갔어요… 나는 Delta Hornors Program 이 있는 학교에 가기로
마음속으로 결정을 했다.”
5학년인 기준이. 늦게 한국학교를 들어와서 2, 3학년 동생들이랑 공부하기에 잘 적응할까 걱정했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고마웠다.

“한국학교에선 매주 시험을 봐요. 100점 맞았어요. 선생님과 엄마가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나는 미국학교보다 한국학교가 좋아요.”
유난히 엄마아빠가 한국어 교육에 열성을 보이시는 지희. 미국학교에서의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던 지희는 한국학교에서 보는 시험을 잘 보며 공부에 자신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미국학교 성적도 올라 나를 더욱 보람되고 기쁘게 했다.

“내가 김밥을 싸가면 친구들이 더 좋아해요. 우쭐하며 친구들에게 김밥을 주지요. 나는 친구들한테 한국음식 자랑도 하고 한글도 가르쳐 주어요. 한글은 쉽거든요.”
수진이는 활달한 성격 탓인지 어디에서도 당당하다. 특히 미국학교 친구들에게 자기가 배우고 경험한 한글, 한국 문화에 대해 가르치며 한국을 소개시킨다. 한국의 어린이 외교관으로서의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학교에서 자기 나라에 대한 소개를 했다. 나는 한국인형을 만들어 갔다. 그런데 친구들이 “너 일본 사람이니?” 하고 물었다. 기분이 나빴다. 아이들은 동양 사람은 다 중국 사람 아니면 일본사람으로 알고 있다. 나는 힘있게 말했다. “아니야… 나는 한국 사람이야”.
미영이 부모님은 유학 오셨다가 미국에 살게 된 분으로 한국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학부모님 다 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강하지만 한 분만 꼽으라면 미영이 어머님을 꼽을 정도이다. 그런 어머님 덕분인 지 미영이 또한 자신이 한국인임을 어디에서든 힘주어 말한다.

“오늘은 한국의 ‘젓갈’에 대해서 배웠어요. 한국 식당에서 먹어봤어요. 한국어 배우는 것이 힘이 들어요. 그러나 문화시간은 좋아요. 한국역사랑 문화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요 .”
준이는 아빠가 인도인,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한국어 공부하는 것을 매우 힘들어 하면서도 문화시간이 좋아서 학교에 온다고 했다. 한국어 교육에 문화교육을 강화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해준 준이다.

160여 민족이 함께 모여 사는, 24시간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그런 맨해튼의 특성을 반영하듯, 브로드웨이한국학교도 다양한 환경, 다양한 혈통의 아이들이 바쁜 삶을 살고 있다. 그 바쁜 일상 속에서도 부모님의 나라에 대해 배우며 그들의 뿌리를 찾아 매주 토요일 아침 한국학교로 모인다. 더 자고 싶고, 더 놀고 싶고, 혹은 다른 활동을 배우고 싶은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비록 일주일에 한 번 뿐인 만남이지만 특별한 목적으로 함께 한 우리들!
그렇기에 매일 다니는 미국학교에서 느끼지 못하는 ‘한국적 정서’를 나누며 내가 아닌 ‘우리’의 울타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나는 일기를 통해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한 주중의 일상과 생각을 엿보며, 미국에서 살아가는 Korean-American 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넓혀갔다. 세계의 수도에 서있는 이 아이들이 우뚝 설 때, 그들의 모국도 더욱 우뚝 설 수 있으리라는 벅찬 기대를 가지고…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난다.
‘LA 는 미국을 바라보지만, 뉴욕은 세계를 바라본다’ 고…

김별찬: 내 생애의 아이들 1막 때와 같이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늙어서 그런 지 생각보다 글이 잘 안써지네요...
산 속에라도 들어가든 지 해야할 것 같습니다.ㅋㅋ -[2007/07/19-18:21]-
천사: 와우...별찬샘의 보석이 이렇게 한마당을 반짝이니..정말 신나네요.
그런데..아직 산속으로 하야는 미루셔야 할 듯 하옵니다요~~~^^
어쩌면 저렇게 자세하게 아이들을 기억하고 있는지..저는 올해 들어온 아이들도 가물가물 하는데...ㅎㅎ 아무래도 제가 먼저 도를 닦고 샘은 나중에...아니 오지 않으셔도 될 듯 하오니 열심히 기억하셔서 샘 생애의 아이들에게서 받은 보람을 나눠주시기 바래요.

아, 뉴질랜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다민족 국가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이민 역사가 길지 않기에 저렇게 다양한 부모님을 모시진 않고 있어요.
키위가 한 쪽 부모이면, 그게 영향이 큰 것이죠. 요즘은 중국도 살금살금 늘고 있지만서도...
저도 따라할까요? '해밀턴은 뉴질랜드를 바라보지만, 와이카토는 세계를 바라본다' ^^ -[2007/07/19-19:17]-
루비: 이글이 많을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외국 생활 나 살기도 힘들고 벅차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한국인으로 키우는게 가장 중요한거 같아요.
잘하고 싶은데 잘 할 수 있겠죠!! -[2007/07/19-22:59]-
함박웃음: 스쳐지나가는 아이들의 얼굴이 늘어갈수록 내가 보낸 시간이 참 많구나하는 서글픔이 밀려온다고 말씀드리면 오번가요. 별찬님의 반짝이는 글 속에서 지나간 인연들이 다시 떠올라 약간은 싱숭생숭하네요. 많은 인연을 인연으로만 받아들여야한다는 생각이... 그래도 이곳은 계속 이렇게 있기에 마음 든든합니다. -[2007/07/20-11:04]-
함박웃음: 다시 한 줄 추가! 별찬님과는 기념일이 같다는 인연 때문인지 다른 한글학회샘님들보다도 더 진한 인연이 느껴져요. ㅎㅎ 물론 천사님과 루비님을 멀게 느끼는 것은 절대 아니지여~
별찬님이 기억하는 아이들이 한국을 빛낼 우리들의 미래가 될 것이고 저희도 그런 미래를 키우는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수업에 임하겠습니다. -[2007/07/20-17:27]-
착한아이: LA 는 미국을 바라보지만, 뉴욕은 세계를 바라본다.... 음..
교원 한마당은 세계 교육 현장을 누비죠? -[2007/07/22-05:02]-
김별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10회 샘만 뵙다가 9회 루비샘 오시니 정말 좋습니다. 반장님이 글 남겨주시니 다른 9회샘들도 많이 오시겠지요? 그냥 읽고만 가시지 말고 왔다갔다는 도장 많이 찍어주세요. 그래야 서로 아이디라도 익히면서 정을 쌓아가겠지요. 함박웃음 샘, 저 역시 운명적 인연에 대한 진한 감정이 있지요... 물론 착한아이님, 천사님 역시 너무너무 소중한 인연이고요.. 착한 아이님 말씀처럼 세계 교육현장을 누비고 있는 한글학회 연수 동지 여러분,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이곳에서 자주 나누었으면 합니다.... 천사님. 제가 무슨 재주로 아이들 일기까지 상세하게 다 기억하겠습니까? 아주 특별해서 기억나는 것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학교 문집에서 인용한 것이에요. 매년 발간하는 학교 문집 말이에요. 기록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요즘이지요. -[2007/07/24-16:50]-
늘감사: 존경하는 별찬샘,
점 늦었지만 저도 잠시 왔다가 도장찍고 갑니다.
도전이 되고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저 요즘 정신없이 살고 있어요.^.^
서울에서 만나요. -[2007/07/25-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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