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스모스입니다 너무 오래간만에 들어와 인사 드리려니 코 끝이 시큰... 제가 요즘 이 '코끝이 시큰'병 때문에 고생 좀 하고 있답니다. 3월 1일 새벽에 귀국했어요. 애들이랑 남편이랑 다 싱가폴에 놔 두고 가방 두 개 달랑 들고 들어왔답니다. 그리고 2주... 싱가폴에 처음 갔을 때는 한 6개월 그렇게 힘들고 적응하기 힘들던데 고국이라 그런가요? 이제 겨우 2주일 지났는데 그냥 아무렇지도 않고 살 만 합니다. 6년만에 다시 서게 된 교단. 중3교실에 들어가서 애들에게 제 소개 하면서 '나도 너희같은 중3짜리 딸이 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코가 시큰, 눈물이 고여서, 돌아서서 눈물 훔치느라 시간 좀 끌었죠. 6년만에 돌아온 서울의 모습은요... 거리에 차들이 흰 색 아니면, 검정. 그리고 중형차가 엄청 많아졌더군요. 왤까요? 외국 살다가 한국 들어오시면 항상 느끼셨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겉멋 때문은 아닌지... 반면 학교 현장은요... 싱가폴 있을 때, 요즘 한국 학생들이 하도 과외다, 학원이다 많이 다니느라 힘들어서 학교 와서는 엎드려 자고, 학원 숙제 한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한국 가면 선생 노릇 어떻게 해먹을까 걱정했는데 저희 학교는 못 사는 동네라서 그런가요? 수업 들어가 '학원에서 국어 공부 하는 사람?' 하니 35명중에 10명도 안 들더라구요. 애들 다들 수업 열심히 듣고 착하고 순진합니다. 학원 다니느라 애들 너무 힘들다는 얘기, 다 강남에, 있는 집 애들 얘기인거죠. 하긴 저희 학교가 워낙 어려운 동네에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명색이 서울인데 그 정도니 지방 애들이야 말해 뭐 하겠습니까? 서울의 하늘은 정말 심난합니다. 싱가폴에서 너무 청명하고 예쁜 하늘을 보고 살다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맑으나, 흐리나 항상 똑같이 찌뿌연 하늘을 보니 얼굴 안 타 좋기는 한데 기분 꿀꿀해요. 하지만 내 나라는 역시 편안한 거는 있어요. 처음 며칠은 주위에서 온통 한국말이 들려서 어리둥절 하더니 지금은 금방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네요. 이제부터 제가 한국 총무입니다. 서울 오시는 분들, 꼭 연락하시고 특히 이번 여름에 들어오시는 분들 스케줄 보내 주세요. 수합해서 만남의 시간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