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강식을 마치고: 맨 뒷줄 왼쪽부터 왕검봉, 카몬, 이남희, 데니스, 에카테리나, 박은희, 이리나 선생님과 국어원 정한네 선생님, 가운뎃줄 왼쪽부터 노밍달래, 최알렉산드라, 시모다, 천은화, 문유, 강치멕, 범영흥, 짜하야, 주정, 라핫, 꾸마르, 니닝, 가와카미, 천티번옌, 귄마이, 티투하, 둘람수렌, 응아 선생님. 앞줄 왼쪽부터 국어원 김경남 사무관, 안선국 과장, 권재일 원장, 한글학회 김종택 회장, 유운상 사무국장과 러시아 이선자 선생님, 그리고 젊은오빠.


반갑습니다. 김 한빛나리입니다.


2010 국외 한국어 전문가 초청 연수를 잘 마쳤습니다.
지난 10월 18일(월)부터 29일(금)까지 2주 가까운 시간을 26명의 외국 한국어 전문가들과 한국의 가을날을 함께 보냈습니다. 때로는 추워서 떨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 경치를 만끽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에 참가한 국외 한국어 전문가들은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원 16명, 고등학교 교원 1명, 초등학교 교원 1명, 학원이나 문화원 등에서 가르치는 교원 4명, 기업이나 재외 공관에서 일하는 전문가 4명으로 모두 13나라에서 26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인 또는 교포는 5명이었고 모두 외국인 전문가들이었습니다.
애초에 28명의 전문가들을 초청 계획이었는데 학기 중인데다가 2주 가까운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현지 사정으로 초청자 결정에 매우 힘들었지만 27명으로 초청자를 확정하고 진행하습니다. 그런데 연수 시작 전에 갑작스러운 학사 일정 변경으로 말미암아 또 한 분이 못 오시게 되어 26명의 외국인 전문가들과 함께하였습니다.

10월 18일 월요일입니다.
평일이라 어김없이 9시에 출근하여 오후 3시에 있을 환영회 준비와 입국 시간을 점검하며 기다리고 있는 아침 시간, 가장 먼저 베트남에서 온 호앙 티투하 선생님이 베트남 청년(남자 친구인듯?)과 함께 한글학회 현관을 들어섰습니다. 한국에 처음 방문한 티투하 선생님과의 역사적인 만남, 그리고 잠깐 동안의 헤어짐.
오후 3시까지는 시간이 많으니 함께 온 친구와 함께 광화문 일대를 구경하고 오라고 했지요.
이어서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한국을 방문한 또 한 분, 그 이름 짜하야!
역시 오후 3시까지는 시간이 많으니 광화문 주변을 설명해 주고 둘러보고 오시라고 하였더니 부푼 마음으로 길을 나서더니 나중에 매우 감동한 표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3시로 예정한 환영의 자리에 하나 둘씩 국외 한국어 전문가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앉아 있는 모습들을 보니 긴 여정에다가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도 그렇고 강당에 앉아 아직 도착하지 않은 분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어리둥절해 보였지만 뭔가 기대에 찬 모습들이었습니다.
시간이 돼도 마지막까지 두 분이 오지 않았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그 분들은 재외 한국 공관에 계신 분들이라 알아서 잘 찾아오시라 믿고) 모두 대형버스에 몸을 싣고 연수장이 있는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호텔로 갔습니다.
막 버스가 떠난 뒤였습니다. 뒤늦게 두 분이 나타났습니다. 한글학회 유운상 국장님과 직원의 인솔로 모두 버스에 탔고, 저는 2주 동안의 이런저런 짐을 챙겨 다른 직원과 제 승용차로 떠나려던 순간이었죠. 제 차에는 짐과 두 사람을 모두 태울 수 없어 짐만 제 차에 싣고나서 급히 연락하여 가던 버스를 멈추게 한 뒤 두 사람을 태워 호텔에서 만났습니다. 짐을 풀고 호텔 식당에 모여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연수는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숙소에서 세 사람이 함께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당황스러워하는 눈치였지만 예산에 따라 집행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기에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숙소에 대한 불편함은 수료식 때가 되면 서로 정이 들어 오히려 장점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2주 가까운 시간의 연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늘 그랬듯이 처음에는 시차 적응 때문에, 그리고 빡빡한 강의 일정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더러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었을테지만, 산 밑에 자리한 연수장이기에 공기 좋고 경치 좋은 한국의 가을날을 보내고 있는 행복감도 느꼈을 줄 압니다. 이런저런 불편한 점도 있었을텐데 잘 참고 견디다 보니 2주는 흘러 영광의 수료증을 받았고 나름대로 뜻깊은 나날속에서 보람 가득 안고 돌아 가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는 한국의 문화 유적지와 산업 시찰을 떠났습니다.
23일 오전에는 대통령이 계시는 청와대 앞을 지나 경복궁을 둘러 보았고, 광화문을 나와 광화문 광장에서 새로 세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사진도 찍고 동상 밑에 꾸려 놓은 '세종 이야기'라는 전시 공간도 둘러 보았습니다. 그리고 청계천을 잠깐 둘러 보고 한글학회 근처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여는 여러 전시회(한글학회에서도 전시에 참여하였기에 꼭 둘러 보았음)도 둘러 보고 맛있는 국수 전골로 배를 채우고 버스에 몸을 싣고 경주로 떠났습니다.
경주에서는 '경주교육문화회관'에 숙소를 잡고 한국의 온돌 체험의 기회를 주었고, 경주 신라 문화 유적지(천마총, 첨성대, 안압지, 국립경주박물관, 불국사, 석굴암, 문무대왕릉 등)를 답사하였습니다.
특히, 이번에 경주에서의 온돌 체험을 매우 흡족해 하는 분들도 계셨고, 무엇보다도 평생 바다를 직접 구경해 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바닷가에도 갔습니다. 유일하게 바다 속에 돌무덤으로 되어 있는 문무대왕릉을 견학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경험은 없었을 겁니다.
24일, 경주 유적지를 둘러보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 고생도 하셨지요. 물론 아침 일찍 일어나 비옷을 사서 모두 나누어 드렸지만 화창한 날씨에 구경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컸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5일 아침 식사를 마치고 모두 짐을 챙겨서 울산으로 떠났습니다. 오전 10시로 예정되어 있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견학이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전시용 차량에 앉아 보기도 하고 넓은 공장을 둘러 보고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을 담당 직원의 설명과 함께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25일 울산을 떠나 서울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였습니다. 이 날은 호텔 밖에서 삼겹살과 갈비를 먹을 수 있도록 저녁식사를 따로 준비하였습니다. 술도 한 잔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노래방에도 갔었지요.
2박 3일의 여행과 이때야말로 이번 참가자 26명 모두가 하나가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0월 29일(금), 어느 덧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2주가 길다고 느꼈던 생각이 이제는 아쉬움과 그리움이 쌓이는 시간이었죠.
비행기 시간 때문에 수료식에 참석할 수 없는 네 분의 수료증을 하루 전에 전달해 주었던 그 순간부터 헤어짐에 대한 서글픔이 물밀듯이 찾아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진행 차례에 따라 수료식 막바지에 한 사람, 한 사람씩 수료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야말로 눈물로써 서로의 정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가 만남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저마다의 생각들을 쏟아내며 눈물로써 다짐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그 그리움의 마음을 깊이 간직하고 또 만나야지요.
누리편지로도 만나고 무엇보다도 이곳 [국외교원 한마당]에서 자주 만나야 하는 이유는 서로를 잊지 않기 위함입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이곳이 있기 때문이지요.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줄 압니다.
빨리 정리하고 이곳에 와서 인사부터 나누길 바랍니다.
이번 연수 때에 찍은 사진들도 정리해서 올려 놓을게요. 사진들을 보며 연수 동안의 만남을 되새기며 더 끈끈한 정을 쌓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번 참가자 각자의 사진을 한데 모아 액자에 넣어 주셨기에 저는 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 동안 관심 가져 주시고 마음 써 주신 여러 선배 선생님들, 그리고 힘들었겠지만 잘 견뎌 준 국외 한국어 전문가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 올립니다.

끝으로, 출석 한번 불러봅니다.
독일의 데니스 선생님, 러시아의 이선자, 에카테리나, 이리나 선생님, 몽골의 노밍달래, 강치멕, 둘람수렌 선생님, 미국의 이남희 선생님, 베트남의 티투하, 귄마이, 응아, 천티번옌 선생님, 우즈베키스탄의 최알렉산드라 선생님, 인도의 꾸마르 선생님, 인도네시아의 니닝, 짜하야 선생님, 일본의 시모다, 가와카미 선생님, 중국의 범영흥, 문유, 왕검봉, 주정, 천은화 선생님, 키르기스스탄의 라핫 선생님, 태국의 카몬 선생님, 호주의 박은희 선생님 모두 잘 계시죠?

하시는 모든 일에 보람이 주렁주렁 열리길 빌며 이만 줄입니다.


광화문에서 김 한빛나리 드림.











천사 (2010-11-03 15:09:48)
한빛나리 샘,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두 번의 해외 연수를 맡아 고생하셨네요.
이렇게 현지인이 한국어 교사로 근무하며 연수 받는 모습을 보니 저희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많이 자랑스럽고 또 감동하여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짝짝짝.^*^
이제 유럽이나 북남미 아메리카 그리고 제가 사는 오세아니아 지역에도 많은 현지인 교사들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영어 배우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그죠?^^
우리 모두 그 날을 위해 힘차게 파이팅을 외쳐봐요. 아자아자 파이팅!!!







이남희 (2010-11-10 03:02:19)
집에 돌아온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강의집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며 좋은 것을 참 많이 배웠다는 느낌을 느낍니다.
김한빛나리 선생님을 비롯하여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더불어 함께한 연수생들에게도 좋은 인연 계속 맺어가자는 부탁 말씀드립니다.

LA에서 이남희 올림







천사 (2010-11-13 20:16:41)
천사의 도시에서 사시는 이남희 선생님. 반갑습니다.
아고...제가 그만 개교 15주년 기념 행사 준비로 답글이 늦었습니다.
이제 두 주 남았거든요. 그러니...눈에 불나게(?) 준비할 것이 많겠죠?^^
그나저나 샘은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시죠? 그러니까 현지인 대상 연수에 다녀오셨을거고요.
낯설은 이름 가운데 낯익은 이름이 보여 반갑고 또 이렇게 처음으로 인사를 나눠주시니 더 반갑습니다.
한마당은 주말 한글학교에서 근무하는 선배 샘들도 계시지만, 샘처럼 현지인을 가르치는 샘들도 많이 계시니 앞으로 자주 오셔서 좋은 교제 나누시기 바랍니다. 저도 천사의 도시에 사시는 분들을 많이 알고 있는데...다음에 또 나누도록 할게요.^^
다가오는 추위에 건강하시고요 늘 평안하시길 축복합니다.
남반구 뉴질랜드에서 12월의 한여름을 기대하며...







함박웃음 (2010-11-23 19:52:04)
안녕하세요? 함박웃음입니다. 천사님의 좋은 말씀들이 귀에 쟁쟁한데 그동안 목동의 가을과 저희집 일간신문하고 노느라 누리집을 자주 방문하지를 못했네요. 구차한 변명조차도 죄송스럽지만 아주 오랜만에 이곳을 둘러보다가 권재일 교수님께서 국립국어원 원장님이 되신걸 사진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죄송해라... 너무 지나치게 무심하여... 암튼 수고 많으신 김한빛나리 선생님께도 인사드리고 천사님께도 인사드리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천사 (2010-11-29 13:54:27)
함박웃음샘...무엇이 이리도 바쁜지...그죠...
인심이 흉흉한 요즈음...잘 계시죠? 요즘은 어디서 샘의 활약이 드러나고 있을까요? 갑자기 궁금해 지네요.^^
담에는 샘의 이야기를 들을게요. 한마당에 샘의 아이디로 글 한 줄 주실래요?
지난 여름 못 뵙고 와서 서운한 선배가 드립니다.^*^







이산지 (2010-12-09 12:47:16)
여전한 선생님들의 활동에 감명을 받습니다. 그런데 젊은 오빠의 머리스타일도 바뀐 것은 세월 탓인가요? 이곳에 오면 늘 만날 수 있는 천사님과 별찬님 며칠 남지 않았지만 올해도 건승하시길 기원하며 세계의 지붕에서 잠시 내려왔다 갑니다.







천사 (2010-12-12 12:59:53)
이산지 샘. 오랜만입니다. 수도에서 커피가 아직 나오나요?ㅎㅎ
시도 계속 쓰고 계시죠? 언제 함 글 올려주세요. 요즘 어떠신지 근황도 알려주시고요.
젊은 오빠도 이제 나이가 들었겠죠? 언제까지나 그 닉네임으로 영원하셨으면 좋겠지만...해마다 뵙는 젊은 오빠도 나름 변하더라고요. 별찬샘은 여전히 낭랑하고요.^^
또 소식 기다리며 산지샘이 내려다보는 남반구 뉴질랜드에서 한 여름에 인사를 올립니다. 새해엔 좋은 일이 더욱 많이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