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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이하여

안녕하세요? 저는 방학을 맞이하여 지난 주말에 불가리아 소피아 대학 행사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불가리아 가는 길은 이랬습니다. 금요일은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금요일 아침 오전, 쾰른/본 공항에서 에어 프랑스 비행기가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파리 공항에 예정보다 20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갈아타기로 되어 있던 불가리아 비행기 체크 인 카운터가 닫혀 있어서 결국 비행기를 놓쳤습니다. 불어가 안 되는 상황인데 모두들 closed, finished 라는 말만 하고는 상대를 해 주지 않아서 많이 속이 상했답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왔다 갔다 하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어떤 착한 남자 직원이 절(불쌍히 보고) 에어 프랑스 사무실로 데려가 주었는데 (그 직원도 몰라서 몇 차례나 물어 물어서) 절 데려다 준 직원과 사무실 직원이 한참을 얘기하더니, 잘 생긴 항공사 사무실 직원이 웃으면서 (흑인이어서 웃으니까 하얀 이가 더 하얗게 보였음) 직원: 마담! 오늘 파리에서 불가리아 소피아로 가는 방법은 없습니다. (순간 기절하는 줄 알았지요) 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참 컴퓨터를 두드리더니 직원: 마담! 독일로 가서 불가리아 항공을 타십시오.(헉, 독일에서 왔는데!) 윤: 다른 방법은요? 직원: 내일 오후에 떠나는 불가리아 항공을 타면 됩니다.(이런 이런!!!) 윤: 오늘 중으로 불가리아에 도착하는 방법으로 부탁합니다. 직원: 오후에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에어 프랑스를 타고 가서, 프랑크푸르트에서 저녁에 출발하는 불가리아 비행기를 타십시오. 윤: 몇 시에 도착하나요? 직원: 저녁 10시쯤 도착합니다. 조금 피곤한 상태로 도착하겠지만 그래도... 윤: .... (이 순간 시크릿 가든에 나왔다는 말을 흉내내고 싶었는데....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영어가 짧은 관계로)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인가요? 직원: 위, 마담!!! 그렇게 해서 불가리아 소피아에 일찍 도착해서 시내를 구경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포기하고 점심도 굶은 채(식욕을 상실함- 내 생애 처음 있는 일!) 공항에 계속 죽치고 있다가 오후에 프랑크푸르트로 출발하는 에어 프랑스를 탔는데, 또 40분 연착하는 바람에 그 넓은 프랑크푸르트 제 2 터미널에서 제 1 터미널로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중3체력장때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뛰어서 겨우 불가리아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불가리아 비행기가 보딩을 시켜 놓고는... 기계 작동에 문제가 있다면서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이 때부터는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 예정보다 2시간 이상 늦은 밤 12시반에 소피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방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결국은 가방을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했더니 새벽 1시 30분이더군요.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한국에서 K대학교 A교수님(남자)과 같은 방으로 되어 있어서(2인 1실로 알고 있었지만!) 잠시 모두 당황을 했었고, 남자 교수님이 대한항공에서 갖고 내린 치약과 치솔을 받아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새로 정해 준 제 방으로 들어와 시계를 보니 2시가 다 되었었습니다. 엄청나게 긴 하루! 상상이 되지요? 다음 날 아침 식사때 만난 참석자 샘들한테 들으니 택시비를 두 배나 주고 탔다고... (불가리아는 경제가 어려워서 사기 택시가 많다고 하니 샘들도 혹시 동유럽으로 나오게 되면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나는 나대로 걱정할까봐 파리 공항에서 인터넷을 하는 젊은 여학생한테 부탁해서 짧은 영어로 늦게 도착한다는 메일을 보냈는데 소피아 대학 측은 밤 12시가 넘어서도 도착을 안해서 독일에서 그냥 집으로 돌아간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ㅎㅎㅎ 우여곡절끝에 참석한 행사에서 많이 배우고 또 좋은 샘들을 많이 만나서 결론으로 말하자면 끔찍했던 그 날, 금요일의 기억은 이제 이렇게 추억으로 그리고 무용담(!)으로 남게 되었답니다. 샘들, 읽으시면서 좀 웃으셨나요? 제 조교는 제 얘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큰 소리로 웃었는 지 모릅니다. 저는 고생한 것을 핑계로 오늘 오전에 땡땡이 치고 놀다가 저녁 늦게 학교에 나와서 이렇게 샘들한테 인사를 드립니다. 2011년 3월! 모두 모두 행복한 한 달이 되길 바랍니다. 본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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