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영어, 발음대로 쉽게 쓰자>
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복잡한 영어 철자를 실생활에서 발음하는 대로 쉽게 적자는 ‘철자 개혁 운동’이 미국과 영국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읽기 쓰기협회(ALC)]란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영어 철자를 정확히 기술하지 못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울 겪는 사람은 미국 전체 인구의 10%인 30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영어를 국어로 쓰는 미국이 이럴진대 영어권이 아닌 나라의 불편을 말 할 것도 없다.
영어의 철자개혁 운동은 이미 800년 전부터 산발적으로 진행돼 왔다고 한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영어 철자의 불합리한 점을 절감하고 지금부터라도 철자개혁을 한다면
영어권 나라는 물론 비영어권의 나라에도 유익할 것으로 생각되어 환영한다.
나는 인터넷 첫 화면을 [NAVER]로 설정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상단의 녹색화면이 마음에 들어 그렇게 했다.
나는 [NAVER]를 읽을 때 [나베르]라고 읽는다.
[네이버]라는 발음은 영어철자와는 너무 엉뚱하다.
[네이버]라고 발음할려면 [NEIVEO] 또는 [NEIBOE]로 적어야 한다.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사람, 즉 말과 행동이 각각 다른 사람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
[나베르]라고 발음되도록 적어놓고 [네이버]라고 읽어야 하는 불편은
비록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가족이 자주 이용하는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가끔 [고객감사 세일]이란 행사를 한다.
그 때는 백화점 벽에 커다랗게 [Sale]라고 써 붙인다. 읽으면 [사례]다.
고객감사세일이 그동안 백화점을 애용해 준 고객에게 사례(謝禮)하는 뜻이 담긴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사례(Sale)]라고 적어놓고 [세일]이라고 읽는 것은 참 엉뚱하다.
[세일]이라는 발음이 나려면 [Seil]로 적어야 한다.
갤러리아를 [Galleria]로 적고 있다. 읽으면 [갈레리아]다. 비슷하기는 하지만 좀 다르다.
이는 발음상의 문제점이라기 보다는 영어(로마자)의 창제의 자체 결함 때문이다.
잠시 이 문제를 집고 넘어가겠다.
나는 한글을 창제한 이의 지능지수(IQ)가 150이라면
영문자(로마자)를 창제한 이는 아무리 후한 점수를 줘도 50 이하 정도밖에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문자를 창제할 때는 사람들이 많이 발음하는 글자는 꼭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영문자를 보면, 일상 언어생활에서 아주 많이 쓰는 발음을 적을 글자가 없어서
어쩔 수없이 편법으로 2자를 조합하여 쓰고 있는 예가 꽤 많다.
발음기호는 있지만 적을 글자가 없다.
먼저 [ㅊ]을 적을 문자가 없어서 [CH]로 적고 있다.
특히 받침(종성)으로 쓰는 한글 [ㅇ]자를 적을 글자가 없어서 [ng]로 적도록 한것을 곰곰히 생각해 보면 웃음을 참기 어렵다.
[야] [여] [요] [유]도 적을 글자가 없어 [YA] [Yeo] [Yo] [Yu]로 적을 수 밖에 없다.
[ㅓ(어)] [ㅐ(애)] [ㅡ(으)]를 적을 글자가 없어, 그들은 이것 저것 끌어다 쓰고 있다.
이러다 보니 우리도 헛갈린다.
부득이 한글 로마자 표기법에서는 [ㅓ] [ㅐ] [ㅡ]를 각각 [eo] [ae] [eu]로 적고 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영어는 발음상 1개면 충분한 글자를 여러 개씩 만들어 놓은 낭비성도 있다.
한글 [ㄹ]에 해당하는 글자는 [L]과 [R] 두자다. 예를 들면 Latin(라틴)과 Roma(로마)가 있다,
[ㅋ]에 해당하는 글자는 [K] [C] 두 자다. [Korea(코리아)]와 [Cocacola(코카콜라)]다.
[ㅈ]에 해당하는 글자는 [J] [Z] [G] 세 글자나 된다. [John(존)] [Zoom(줌)] [Giant(자이언트)]다.
[ㅍ]에 해당하는 글자는 [P] [F] 두 글자다. [Point(포인트)], [Fashon(패션)]이다.
한글 첫소리(초성) [ㅇ]에 해당하는 글자도 [O] [A] [W] 세글자다. [Orion(오리온)] [Andante(안단테)] [World(월드)]등을 들 수가 있다. 이밖에도 몇 글자가 더 있다.
한글 끝소리(종성) [ㅣ]에 해당하는 글자도 [I]와 [Y] 두 글자다. Sity(시티)를 보면 알 수있다.
원어민 못지않게 영어 발음을 잘 하는 이들은, [L]과 [R]이나 [J]와 [Z]가 발음상 차이가 있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물론 그럴수 있다.
한글도 세종임금이 처음 창제할 당시에는 28 글자였다. 오늘날 쓰는 글자는 24자다.
쓰지 않고 폐기한 글자도 고유의 발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굳이 쓰지 않아도 별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R]과 [L]이나 [J]와 [Z] 등 1개 이상의 같은 발음이 나는 글자 중에서 중에서 남는 글자는 정작 꼭 필요한데 현재는 적을 수 없는 발음 즉 [ㅊ], [어], [애], [으]와 받침(종성) [ㅇ]으로 변경하여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가히 '로마자의 제2의 창제'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다시 영어 발음에 대한 불합리한 예를 더 들어보겠다.
우리집에는 업체에서 [Home Shopping]이란 책이 다달이 배달된다.
언뜻 눈으로 어림짐작하여 습관적으로 [홈 쇼핑]으로 읽기는 하지만, 사실 글자대로 읽으면 [호메 스홒핑]이다.
[홈 쇼핑]으로 발음되도록 제대로 적으려면 [Hom Syoping]으로 적어야 된다.
홈 쇼핑 책 첫 장을 넘겨보니 [Summer Festival]란 글자가 나온다.
역시 [섬머 훼스티벌]로 읽지만, 자세히 글자를 살펴보면 [숨메르 훼스티발]이다. [섬머]는 [Seomeo]로 적어야 한다.
운동용품 판매회사인 [나이키]는 [Nike]로 적고 있다. 그대로 읽으면 [니케]다. [나이키]는 [Naiki]로 적어야 한다.
[코오롱]은 [Kolon]으로 적고 있다. 읽으면 [코론]이다. [코오롱]은 [Korong]으로 적어야 한다.
골프 의류 상표인 [울시]는 [Wolsey]로 적고 있는데 읽으면 [월세이]다. [울시]로 발음되려면 [Ulsy)]로 적어야 한다.
[푸마(Puma)] [아디다스(Adidas)] [디아도라(Diadora)] [닥스(Daks)] 등은 제대로 적고 있다.
영어에서 [칼]을 뜻하는 [Knife]는 글자대로 읽으면 [크니훼]다.
글자 앞에 왜 [K]자가 들어가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 [나이프]라고 발음되는 글자는 [Naip]로 적으면 된다.
영어에서 한글 [ㅜ(우)]를 [U]로 적어야 함에도 [OO]로 적고, [ㅣ]를 [I]또는 [Y]로 적어야 함에도 [EE]로 적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ㅜ]는 당연히 [U]로 [ㅣ]는 당연히 [I또는 Y]로 적어야 한다. 이런 잘못된 서양의 영어 표기 관습을 일부에서는 아무런 생각없이 그대로 모방하여 쓰고 있다.
우리나라 성씨 중에 가장 많은 성씨가 김(金) 이(李) 박(朴)이라고 한다.
[이]씨는 현재 [Lee]로 적고 있다. 읽으면 분명 [레]다. [이]로 적으려면 그냥 [I]로, [리]로 적으려면 [Ri(또는 Li)]적어야 한다.
[김]씨도 [Kim]으로 적고 있다. [Gim]으로 적어야 한다. 혹시 '짐(朕)'으로 발음될까 걱정하는 것은 기우다.
골프선수 박세리와 야구선수 박찬호는 같은 [박]씨인데도 [Pak]과 [Park]으로 다르게 적고 있다. 하나는 [팍]이요 또 하나는 [파륵]이다. [박]은 [Bak]으로 적으면 된다. [백]은 [Baek]다.
옛날 야구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선동렬감독의 성씨 [선]도 [Sun]으로 적고 있다.
읽으면 [순]이다. 왜 [선]씨를 [순]씨로 적을까? 영어에는 [ㅓ(어)] 발음이 나는 글자가 없으니 [ㅜ(U)]를 빌려다 쓴거다. [선]씨는 [Seon]로 적어야 한다.
강원도 [정선]은 [Jeong seon]으로 적고, 경북 [선산]은 [Soen san]으로 적는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영어의 본고장인 영국과 미국에서도 '영어, 발음대로 쉽게 쓰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하믈며 우리 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어렵게 적을 이유는 아무리 찾아봐도 그 어디에도 없다.
2008. 6.
(*나는 영어를 정확하게 발음할 수있는 전문 지식이 없다. 따라서 일반 대중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영어의 한글표기를 기준으로 적었다. 그리고 인용한 영어 단어의 철자상 오류도 있을 수 있다)
조선일보 기사읽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6/02/20080602000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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