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음력 9월 29일(양력 10월 31일), 483돌 한글날에 조선어사전편찬회 발기회를 열고, “인류의 행복은 문화의 향상을 통하여 증진되고, 문화 향상은 언어의 합리적 정리와 통일로 촉진된다. 그러므로 낙오된 조선 민족을 다시 살리려면 무엇보다도 언어를 정리하고 통일해야 하는데, 그것을 실현할 최선의 방책은 조선어사전의 편찬이다.”라는 내용의 취지서를 발표하고 그 뒤 위원 등 조직을 갖추고 ‘일반어, 전문어, 특수어(고어, 방언, 은어 등)’로 나누어 수집한 어휘와 1920년에 조선총독부 중추원에서 펴낸 「조선어사전」(일본어 대역으로 편성한 어휘집)과, 1897년에 영국인 선교사 게일이 만든 「한영 자전」(영어 대역으로 편성한 어휘집)에 수록되어 있는 어휘들을 전부 수집하고, 각종 신문·잡지·소설·시집 및 고전 언해·역사·지리·관제, 기타 각 전문 방면의 문헌들에서 널리 캐고 뽑았으며, 방언은 주로 「한글」의 독자들과 방학 때 시골로 가는 학생들에게 의뢰하여 캐어 모았다. 그리고 편찬원들이 분담하여 풀이(주해)를 해 나갔다.
『큰사전』 편찬은 1942년에 조판 교정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해 10월 1일, 이른바 ‘조선어학회 수난’으로 학회의 모든 업무가 중단되었다. 광복을 맞아, 다시 사전 편찬을 시작하였으나 사전 원고가 없어 막연한 상황 속에서 9월 8일, 그렇게 찾던 원고가 경성역(서울역) 운송부 창고에서 나와 20년 동안 쌓고 쌓은 공이 헛되지 않았다. 그렇게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1947년 한글날을 맞아 『조선말 큰사전』이란 이름으로 제1권(1947. 10. 9.)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이어서 제2권(1949. 5. 5.), 제3권(1950. 6. 1. 이때부터는 『큰사전』으로 펴냄), 제4권(1957. 8. 30.), 제5권(1957. 6. 30.), 그리고 511돌 한글날에 제6권(1957. 10. 9.)까지 모두 출간하여 조선어사전편찬회의 발족으로부터 28년, 본격적인 편찬 실무 시작으로부터는 21년 만에 완성을 본 대장정이었다.